미래에셋증권, 해외법인 '확장'에서 '기능 세분화'로 무게 이동
입력 2026.03.25 07:00

2024년 지역별 통합형 구조…2025년 기능별 법인 추가
트레이딩·파이낸스·테크 성격 조직 신설…해외 조직 세분화

  • (그래픽=윤수민 기자) 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미래에셋증권이 해외법인 전략에서 단순 거점 확대를 넘어 기능 단위로 조직을 세분화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기존에는 국가별로 종합 증권사 기능을 수행하는 법인을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확장해왔다면, 최근에는 트레이딩·투자·자금·기술 등 역할을 나눈 별도 법인을 추가하며 구조 변화가 감지된다.

    2024년 연말 기준 미래에셋증권의 해외법인은 홍콩·미국·베트남·인도 등에 위치한 'Mirae Asset Securities (○○)' 형태의 법인이 중심이었다. 이들 법인은 위탁매매, 고유재산매매, 인수 및 주선 등 증권업 주요 기능을 한 법인에서 포괄적으로 수행하는 구조였다. 지역별 법인 하나가 브로커리지와 트레이딩, 일부 IB 기능까지 함께 맡는 구조였던 셈이다.

    반면 2025년 연말 기준으론 기존 지역 거점이 유지된 상태에서 성격이 다른 신규 법인이 추가됐다. 미국에는 트레이딩 성격 법인이, 홍콩에는 금융·투자 기능을 분리한 법인이, 인도 기프트시티에는 자본시장 거점이, 중국 선전에는 기술 조직이 각각 신설돼 연결 대상에 포함됐다. 모두 당기 중 100% 출자 방식으로 설립된 법인들이다.

    이같은 변화는 단순히 해외법인 숫자가 늘었다는 데 있지 않다는 평가다. 더 중요한 것은 해외 조직의 설계 방식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2024년까지는 지역별로 증권사 기능을 통합 탑재한 '확장형 구조'였다면, 2025년에는 그 위에 기능별 법인을 덧붙이는 '분화형 구조'가 나타났다. 기존 플랫폼을 없애는 재편은 아니지만, 수익 기능을 별도로 떼어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

    이 같은 구조 변화의 배경에는 해외사업의 실적 비중 확대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래에셋증권은 2025년 연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해외법인 세전이익 역시 큰 폭으로 증가하며 수익 기여도가 빠르게 커졌다. 해외 거점이 단순 영업 채널을 넘어 실질적인 이익 창출 축으로 자리 잡으면서, '어디에 진출할 것인가'보다 '어떤 기능으로 벌 것인가'가 더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기존 구조에서는 한 법인이 브로커리지, 트레이딩, IB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만큼 자본 배분이나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트레이딩이나 투자 기능은 시장 변동성에 따라 리스크가 크게 달라지는 영역인 만큼, 이를 별도 법인으로 분리해 관리하려는 수요가 커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지역별 전략 변화도 함께 읽힌다. 인도에서는 쉐어칸 인수를 통해 리테일·WM 기반을 확보한 데 이어, 기프트시티(IFSC) 법인을 추가하며 자본시장 기능을 확장하는 모습이다. 홍콩 역시 기존 현지법인을 유지한 채 금융과 투자 기능을 나눈 법인을 추가했고, 미국에서는 기존 뉴욕법인 외에 트레이딩 성격 법인이 새로 등장했다. 지역 거점을 유지하면서 기능 라인을 덧대는 방식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변화는 '재편'보다는 '증축'에 가깝다. 기존 홍콩·미국·베트남·인도 법인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그대로 유지된 상태에서, 기능별 조직이 추가되며 구조가 입체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방향성은 분명하다. 지역 중심 구조에서 기능 중심 구조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미래에셋증권이 해외사업에서 '외형 확장' 단계에서 '수익 구조 설계'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신호로 보고 있다. 과거에는 해외 네트워크를 얼마나 넓혔는지가 경쟁력이었다면, 이제는 각 기능별로 수익을 어떻게 배치하고 극대화할지가 핵심이라는 것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해외 네트워크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각 기능별로 어떻게 수익을 극대화할지가 핵심"이라며 "트레이딩과 투자, 자금 기능을 나누는 구조는 글로벌 IB 모델에 가까워지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