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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종합투자계좌(IMA) 1호 상품의 첫 성적표가 공개된 가운데 대형 증권사 간 극명한 온도 차이가 확인됐다. 한국투자증권이 기업대출과 수익증권 등 IB 자산으로 공격적인 수익 확보에 나선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자산의 80%를 채권에 배치하면서 보수적으로 발을 뗐다.
27일 각 사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이 IMA 1호 상품을 통해 가장 많이 투자한 분야는 기업대출이다. 전체 자산 1조1200억원 중 53.2%(5982억원)를 할애했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1호 상품의 자산 대부분을 채권(79.4%)에 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3일, 미래에셋증권은 24일 기준이다.
구체적으로 한국투자증권은 ▲대출 53.2%(5982억원) ▲수익증권 40.4%(4540억원) ▲MMF·MMT 6%(672억원) 등으로 운용 중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채권 79.4%(799억원) ▲예금 8.6%(87억원) ▲대출 7%(71억원) ▲주식 4.9%(50억원) 등으로 자산 대부분을 집행하지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운용전략은 수익률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투자증권의 분기 수익률은 0.86%다. 연환산 수익률은 3.51%로 3개월만에 기준 수익률(4%)에 근접했다. 총 수익 96억원 중 대출 수익이 68%(66억원)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수익증권 또한 38억원(39%)의 수익을 냈다.
미래에셋증권의 분기 수익률은 0.71%로 연환산 수익률은 2.92%다. 기준 수익률은 한국투자증권과 같은 연 4%다. 분기 총수익은 7억원으로 채권(6억원), 대출(1억원) 등에서 이자수익이 발생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기업대출 및 모험자본으로 인정받는 일부 자산들이 채권으로 분류된 것"이라며 "4월 중 자산구성을 완료할 예정이며 이에 따라 수익률도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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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적극적인 영업으로 IMA 사업의 주도권을 가져가고 있다고 평가한다.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작년 말 함께 IMA 인가를 받았지만, 이후 행보는 전혀 달랐다. 한국투자증권은 총 4차례 모집을 통해 약 2조4000억원을 모집한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2회 모집을 통해 2000억원을 조달하는 데 그쳤다.
두 회사의 사례는 다른 증권사들에게 '시범사업'이나 다름없다. IMA는 증권사가 원금을 보장해야 하고, 기준 수익률을 초과하는 수익은 고객에게 귀속된다. 발행어음보다 만기가 길고 중도 인출이 불가능한 특징 덕에 장기자금을 확보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수익성 측면에선 크게 메리트가 없는 구조다.
특히 금융지주계 증권사들이 IMA 사업 진출을 두고 고심하는 모습이다. 투자자들에겐 IMA가 정기예금과 비슷한 상품으로 인식되는 탓에 자칫 은행권의 고객을 흡수하는 모습이 될 수 있다는 점이 고민이다.
NH투자증권이 최근 3번째로 IMA 인가를 받았고, 오는 31일 1호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KB증권은 지난달 7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IMA 인가 획득을 위해 자본을 확충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회사 측은 "시장지배력과 경쟁력 제고" 차원이라고만 밝혔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한투는 미리 딜을 마련해 놓고 그 규모에 따라 상품을 출시하는 반면, 미래는 일단 자금을 모은 뒤 딜을 고르는 모습"이라며 "IMA가 단순 조달을 넘어 증권사의 자산 운용 역량을 시험하는 잣대가 된 만큼, 두 회사가 후발 주자들의 진입 시점과 전략을 결정할 가이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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