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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정부가 중복상장 '원칙 금지, 예외 허용' 기조를 공식화한 가운데, HD현대로보틱스가 기업공개(IPO) 추진 의지를 유지하면서 상장 완주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HD현대로보틱스는 물적분할로 설립된 만큼 대표적인 중복상장 유형으로 꼽히지만, 로봇 산업이 향후 국가전략기술로 포함될 경우 예외 적용 가능성을 염두에 둔 행보로 풀이된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HD현대로보틱스 상장 주관사단은 회사에 상주하며 상장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HD현대로보틱스는 지난 1월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 UBS를 대표주관사로, 신한투자증권과 키움증권, 하나증권을 공동주관사로 선정한 바 있다. 회사 역시 IPO 추진 기조에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중복상장 관련 세부 가이드라인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18일 자본시장 체질 개선 방안을 통해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세부 기준은 업계 의견을 반영해 2분기 내 마련할 예정이다. 당초 1분기 중 발표가 예상됐지만 일정이 다소 늦춰졌다.
중복상장 범위는 ▲상장회사의 외부감사법상 종속회사 또는 ▲상장회사의 공정거래법상 계열회사로서 수직적 지배관계에 있는 회사(손자회사 등 포함)를 상장하는 경우로 구분했다.
현대로보틱스는 물적분할된 기업으로 가장 명확한 중복상장 유형으로 꼽힌다. 회사는 2020년 5월 HD현대(당시 현대중공업지주)로부터 물적분할돼 설립됐다. 당시 HD현대는 로봇 사업부문의 독립 경영을 명분으로 물적분할을 단행했고, 분할 이후 HD현대가 지분 90%를 보유한 자회사로 출범했다. 현재 HD현대의 보유 지분은 80%다.
회사는 모회사와의 사업 및 경영 독립성, 성장성 등을 근거로 상장을 추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HD현대로보틱스가 HD현대 연결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약 1% 수준에 그친다는 점도 논리로 제시된다.
특히 회사는 로봇 산업의 정책적 위상 변화 가능성에 주목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같은 날 코스닥 시장 경쟁력 제고 방안에서 국가전략기술 분야에 대한 기술특례상장 확대 방침을 밝히며 첨단 로봇을 적용 확대 검토 분야로 언급했다. 앞서 바이오와 인공지능(AI)·우주·에너지 분야가 맞춤형 특례상장에 포함됐다. 로봇산업이 국가전략기술 분야로 채택되면 '예외'기준으로 상장할 수 있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현대로보틱스가 어떤 방법으로 상장에 나선다 해도 중복상장 논란을 뛰어넘긴 어려울 것이라 보는 분위기다.
최근 상장을 철회한 LS에식스솔루션즈의 경우 해외 자회사 구조를 둘러싸고 중복상장 여부에 대한 해석 여지가 존재했다. 반면 현대로보틱스는 물적분할로 설립된 전형적인 모자회사 구조라는 점에서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현대로보틱스가 첨단 국가 산업이냐 아니냐 문제를 떠나 중복상장인 구조라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며 "정부가 중복상장 원칙금지 기조라 했는데, 상장을 강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HD현대그룹이 과거에도 물적분할 이후 재상장 과정에서 '쪼개기 상장' 논란을 겪어온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2019년 현대중공업은 물적분할을 통해 한국조선해양을 중간지주로 남기고 조선 사업을 분리한 뒤, 2021년 해당 자회사를 재상장했다. 2024년 HD현대마린솔루션 상장 당시에도 유사한 논란이 재점화된 바 있다.
HD현대 관계자는 "IPO와 관련 아직 확정된 바는 없으며, 모회사 주주가치 보호를 최우선해 시장과 적극 소통한다는 의지는 변함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