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C, 11번째 LOC 연장…마지막 고비는 '공사비 협의'
입력 2026.03.30 07:00

여신위 기준 11번째 연장…금융주선 사실상 마무리 단계
공사비 갈등에 발목 잡힌 착공…4월 중재 결과가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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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노선이 민간 금융주선을 사실상 마무리한 가운데, 금융주선단이 최근 투자확약서(LOC)를 다시 연장했다. 2024년 착공식 이후 공사가 본격화되지 못한 상황에서, 이번 연장은 사업 재개를 앞둔 마지막 절차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GTX-C 금융주선단은 지난주 여신위원회를 열고 LOC를 재연장했다. LOC는 최종 금융약정 이전 단계에서 금융기관의 투자 확약을 전제로 한 내부 승인 문서로, 약정 체결 전까지 일정 주기로 효력을 갱신한다. 

    GTX-C는 이를 6개월 단위로 연장해왔으며, 이번이 금융주선사 내부 여신위원회 기준 11번째 연장으로 전해진다. 공사 지연으로 금융약정 체결이 미뤄지면서 기존 승인·확약을 유지하기 위한 연장 절차가 반복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연장은 단순한 절차적 연장이라기보다는 사업 지연이 장기화된 상황을 반영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금융권 내부에서는 "더 이상의 연장은 쉽지 않다"는 인식도 함께 나온다.

    현재 GTX-C의 민간 금융주선은 최근 사실상 마무리된 상태로 전해진다. 보험사 등 주요 기관투자가들이 참여를 확정했으며, 일부 인프라 투자자들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주선사 중 하나인 KB국민은행과 같은 KB금융그룹 계열인 KB자산운용의 발해인프라도 투자자로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 구조 측면에서는 더 이상 큰 변수는 없는 상황이다. 대주단 구성과 자금 집행 준비도 상당 부분 완료된 것으로 전해진다.

    GTX-C는 당초 펀딩 과정에서 난항을 겪었던 대표적인 인프라 딜이다. 2024년 금융주선 당시 에쿼티와 후순위 대출을 중심으로 약 9% 수준의 수익률이 제시됐지만, 수요 불확실성 등으로 기관투자가들의 참여가 쉽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았다.

    특히 GTX-C는 최소수익보장(MRG)이 없는 순수 BTO(수익형 민자사업) 구조로, 수요 리스크를 민간이 전적으로 부담해야 한다는 점이 투자 판단의 핵심 변수로 작용했다. 실제로 먼저 개통된 GTX-A 노선의 초기 수요가 예상치를 크게 밑돌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되기도 했다.

    이처럼 초기 펀딩이 쉽지 않았던 사업이지만, 최근 들어 금융구조가 안정되면서 조달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사업 재개를 가로막고 있는 핵심 변수는 여전히 공사비다. GTX-C는 2024년 1월 착공식을 열었지만, 이후 2년 가까이 실제 공사에 들어가지 못한 상태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증가 등을 반영해 공사비 증액을 요구해 왔다. 실제 건설 공사비는 최근 몇 년간 30% 이상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정부는 총사업비 관리 규정 등을 이유로 증액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면서 양측 간 이견이 이어졌다. 결국 지난해 말 대한상사중재원에 중재가 신청됐으며, 현재 결과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중재 결과가 나오는 4월이 사실상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재 판정은 법원 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 만큼, 결론이 도출되면 공사비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상당 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최근에는 건설사들이 현장 인력 채용에 나서는 등 착공 준비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공사비 협의가 마무리돼야 실제 착공이 가능하다"는 신중론이 여전히 우세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은 사실상 준비가 끝난 상태로, 이제는 공사비 문제만 남았다"라며 "4월 중 결론이 나오면 사업은 빠르게 정상 궤도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GTX-C 노선은 경기 양주 덕정에서 수원·상록수역을 잇는 총 86.5㎞ 규모의 대형 민자사업으로, 총 사업비는 약 4조원 수준이다. 수도권 남북을 연결하는 핵심 광역교통망으로 꼽히지만, 공사비 갈등으로 착공이 장기간 지연되면서 사업 정상화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