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계열사 줄줄이 사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채무상환 목적"
입력 2026.03.30 14:27

롯데지주·호텔롯데 등 4700억원 규모
"재무건전성 확보…채무상환에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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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일제히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하며 자본 확충에 나섰다. 최근 조달 환경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선제적으로 재무 안정성 방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지주, 롯데지알에스, 롯데글로벌로지스, 호텔롯데 등은 이날 사모 형태로 30년 만기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총발행 규모만 4700억원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롯데지주는 두 차례에 걸쳐 총 1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각각 1000억원과 500억원 규모로, 2027년 6월 30일, 2028년 9월 30일 콜옵션(조기상환권) 조건이 붙었다. 조달 금리는 5.0%, 5.35% 수준이다.

    계열사들도 동참했다. 호텔롯데는 2200억원 규모로 5.793%에서 자금을 조달했다. 오는 2028년 9월 30일에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롯데지알에스와 롯데글로벌로지스는 각각 500억원 규모를 발행했다. 두 기업이 신종자본증권을 찍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곳 모두 2028년 9월 30일 콜옵션을 행사가 가능하며, 발행금리는 각각 6.307%, 6.283%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재무건전성 확보를 목적으로 발행됐다"며 "채무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번 발행은 그룹 차원의 동시다발적 자본확충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신종자본증권은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돼 부채비율을 크게 높이지 않으면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롯데그룹은 최근 주요 계열사의 실적 부진과 투자 부담이 맞물리며 재무 여력이 약화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의 제동으로 롯데렌탈 매각이 불발되면서 자금 조달 전략에 차질이 생겼다는 평가다. 올해 유입될 것으로 기대한 자금이 사라진 만큼 당장의 조달 전략 검토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모 형태의 신종자본증권을 활용한 것은 시장 변동성을 고려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공모 시장 대비 발행 절차가 빠르고 투자자 맞춤형 구조 설계가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높은 금리 부담과 콜옵션 구조 등을 감안하면 발행사 입장에선 실질적인 조달 비용이 적지 않다"면서도 "투자자 입장에선 롯데그룹이라는 점에서 크레딧 안정성은 확보돼 있고 금리 수준도 현 시장 대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