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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한국산업은행(산업은행)의 첨단전략산업기금채권(첨단기금채)를 나란히 인수했다. 이들은 앞서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자 인가를 받았던 만큼 첨단기금채 인수에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첨단기금채는 모험자본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조달 자금의 일정 비율을 모험자본에 투자해야 하는 IMA 사업자들에 매력적인 투자처로 주목받은 바 있다.
금융투자(IB)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등 IMA 사업자들은 산업은행이 지난달 25일 발행한 3000억원 규모의 첨단기금채 일부를 인수했다. 한국투자증권은 500억원, 미래에셋증권은 200억원을 각각 인수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에 가장 많은 채권을 인수한 곳은 500억원을 배정받았고, 최소 배정 물량은 100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채권의 발행 조건은 만기 1년, 금리 3.04%다. 3000억원이라는 발행 규모와 기간 등을 고려하면 조달 자금은 국민성장펀드 내 직접투자, 저리대출 부문에서 소화될 공산이 크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 투자 유치와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의 황화리튬 공장 구축 등 기존에 승인된 투자 건을 중심으로 자금이 집행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 채권 금리가 계속해서 오른 만큼 조심스럽게 흥행 우려도 나왔지만 발행사의 예상보다 더 많은 수요가 몰린 것으로 파악된다. IMA 사업자 외에도 발행어음 사업자 및 다른 증권사, 은행권에서도 모두 높은 수요를 보였고, 오버부킹으로 인해 몇몇은 물량을 배정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같은 하우스 내 부서별로도 물량 배정에서 희비가 갈렸단 후문이다.
전반적으로 첨단기금채 수요가 높았는데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발행 이전부터 적극적으로 채권 인수를 희망했다는 전언이다. 그동안 김성환 대표가 국민성장펀드 전략위원회에 참여하며 정책자금 투자 수요에 긴밀하게 대응해 온 데다, 회사 역시 IMA 자금을 조 단위로 조성하며 경쟁사와 비교해 발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 왔다.
산업은행이 첨단기금채를 추가로 발행한다면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한 IMA 사업자의 역할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채권은 1년물로 발행됐으나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장기 인프라 사업에 많은 자금이 투입될 것임을 고려하면 앞으로 발행될 채권은 3년물, 5년물 등으로 다양해질 공산이 크다. 조달 규모를 키운 증권사들의 참여 역시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
산업은행 역시 발행 한도인 15조원 이내에서 자금 지원 상황, 채권 시장 영향을 고려해 첨단기금채 발행을 매월 검토한다는 구상이다. 발행 조건은 국고채 금리 변동성 확대 등 시장 흐름을 고려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채권도 발행 당시 1년물, 3년물 금리가 50bp 넘게 벌어진 상황에서 역마진을 최소화하기 위해 발행사로서 1년물을 우선해 검토한 것으로 파악된다.
발행 이후 채권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정부보증채 등 특수채가 계속해서 나오곤 있지만 산업은행의 연간 발행 한도만 80조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15조원 규모의 첨단기금채로 인해 왜곡이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는 설명이다.
채권 시장 관계자는 "삼성전자 저리 대출에만 2조원이 들어가니 첨단기금채는 계속 발행되겠지만 연간 발행 물량을 보면 크진 않은 편"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