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보험사 인수" 재차 강조한 한투…여전히 1순위는 카디프
입력 2026.04.03 07:00

생보·손보 중 방향성 구체화…사실상 ‘타깃’ 윤곽 드러나
롯데·예별·KDB는 증자·일정 부담…인수 매력도 ‘온도차’
자산은 작지만 재무건전성 앞세운 카디프…유력 ‘1순위’ 부상

  • (그래픽=윤수민 기자) 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한국투자금융지주(이하 한국금융지주)가 주주총회에서 보험사 인수 의지를 재차 공식화했다. 인수 후보군을 두고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이하 카디프생명)'이 유력한 1순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 관계자는 최근 주총에서 "연내 보험사 인수 마무리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중 시너지가 클 쪽으로 방향성을 정해둔 상태"라고 밝혔다. 김남구 회장이 지난해 정기 주총에서 보험사 인수 검토를 공식화한 이후 1년 만에 보다 구체적인 메시지가 나온 셈이다.

    이는 그간 생보·손보 여부조차 확정하지 않았던 것과 비교해 진전된 발언으로, 내부적으로 이미 염두에 둔 매물이 존재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후보군으로는 ▲BNP파리바그룹의 카디프생명 ▲MG손해보험의 가교보험사인 예별손해보험 ▲산업은행이 보유한 KDB생명 ▲JKL파트너스가 대주주인 롯데손해보험 등이 있다.

  • 업계에서는 한국금융지주가 손해보험보다 생명보험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업계에서는 한국금융지주가 처음부터 손보보다 생보를 선호해 온 것으로 보고 있다. 생보사는 손보사 대비 자산 규모가 커 인수 시 그룹의 운용자산(AUM)을 단숨에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계열 자산운용사를 통해 운용할 경우 다양한 상품 라인업 확보와 수수료 수익 확대 등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무엇보다 장기 운용이 필요한 보험 자산의 특성상, 그룹의 역량을 집중해 장기적인 운용 수익률을 제고할 여지가 크다는 점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롯데손보와 예별손보 등 손보 매물들은 인수 후 대규모 추가 증자가 불가피하다는 점이 발목을 잡는다.

    특히 롯데손보의 경우 상황이 상대적으로 부담 요인이 크다는 평가다. 지난해 금융위원회로부터 경영개선권고를 받은 데 이어, 지난 3월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이 불승인되면서 두 달 내 자본확충 방안을 다시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주주인 JKL파트너스가 원금 회수 수준인 1조5000억원 안팎에 매각을 추진하더라도, 인수자 입장에서는 당국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추가 자본 투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인수 이후 부담까지 감안할 경우 매력도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교보험사인 예별손보 역시 영업 기반이 제한적이라는 점이 한계로 지목된다. 부실 정리 과정에서 계약 유지·관리 중심으로 조직이 재편되면서, 대외 영업 기능은 사실상 부재한 상태다. 보험업에 신규 진입해 시장 점유율 확대를 추진해야 하는 한국금융지주 입장에서는 조직 재건에 따른 추가 비용과 시간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인수 매력도가 높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통적인 매물로 꼽히는 KDB생명은 ‘연내 인수 마무리’라는 한국금융지주의 일정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직 매각이 공식화되지 않은 데다, 실사와 가치 산정, 내부 의사결정 등 일련의 절차를 감안할 때 연내 거래 성사는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시장에서는 지급여력(K-ICS) 비율 정상화를 위해 약 1조원 규모의 증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지난해 산업은행이 5000억원 규모의 자본 확충에 나선 바 있다. 인수 대금 외 추가 자본 부담도 고려해야 한다는 평가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할 때, 업계에서는 현시점 한국금융지주의 최우선 인수 후보로 카디프생명을 지목하고 있다. 자산 규모는 작지만 재무건전성이 양호한 회사를 인수해 성장시키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실제 카디프생명은 주요 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경과조치 적용 전 기준에서도 지급여력비율이 규제 기준(130%)을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해당 비율은 약 250% 수준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한국금융지주 입장에서는 증권 부문이 높은 수익을 내고 있는 상황에서 투입 자금의 기회비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구조 개선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매물보다는, 바로 성장 전략을 펼칠 수 있는 회사를 선호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 내부적으로도 카디프생명을 유력 후보로 두고 검토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카디프생명이 과거 방카슈랑스를 통해 판매한 ELS 변액보험과 관련해 금융당국의 과징금 부과 여부가 아직 확정되지 않으면서, 인수 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제재 수위가 확정돼야 인수 적정 가치 산정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한국금융지주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카디프생명이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군으로 꼽힌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