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스톤 '픽' 남양주 데이터센터, 파이낸싱부터 난항…백지화 가능성도
입력 2026.04.03 07:00

블랙스톤 총액인수에도 펀딩 단계서 '제동'
국내 최대 1.2GW 데이터센터 계획 표방에도
핵심 임차인 확보 실패로 금융조달 구조 흔들
AWS는 입주 거절…국내 투자 보수적 기조로
리스크 겹치며 약화된 KDV 사업 동력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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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글로벌 사모펀드(PEF) 블랙스톤이 초기 참여를 검토했던 남양주 초대형 데이터센터 클러스터 개발 사업이 파이낸싱 단계에서 난항을 겪으며 좌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핵심 임차인 확보에 실패한 가운데 시행사의 사업 추진력과 부지 정리 문제까지 겹치며 프로젝트 전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는 분위기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경기 남양주시 진접읍 일대에서 추진 중인 KDV(Korea Digital Valley) 프로젝트는 현재 금융 조달 단계에서 뚜렷한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해당 사업은 약 21만평 부지에 최대 1.2기가와트(GW) 규모의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계획으로, 완공 시 여의도 면적에 준하는 대형 단지로 개발될 예정이었다.

    초기에는 블랙스톤 등 글로벌 인프라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데이터센터를 준공 후 블랙스톤이 일괄 인수하는 구조가 협의되면서 '제2의 맥쿼리' 투자 사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도 나왔다. 다만 현재까지는 투자 검토 수준에 머물러 있을 뿐, 구체적인 자금 집행으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사업이 금융 조달 단계에서부터 발목이 잡히고 있다는 점이다. 시행사인 ㈜우리생명은 부지 조성과 인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지만, 금융권에서는 사업 구조와 리스크 요인에 대한 우려로 선뜻 참여하지 않는 분위기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 검증된 사업이 아니고, 토지 확보나 권리 관계 정리도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태"라며 "PF를 일으키기에는 투자자 입장에서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보다 큰 변수는 핵심 임차인 확보 실패다. 데이터센터 사업은 대규모 선임차(pre-lease) 계약이 확보돼야 금융 조달이 가능해지는 구조인데, 주요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남양주 입주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입지 역시 변수로 꼽힌다. 남양주는 수도권이긴 하지만 기존 데이터센터가 밀집한 남부권 대비 네트워크 및 수요 측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데이터센터는 단순한 부지가 아니라 연결성과 고객 접근성이 중요한데, 남양주는 주요 클라우드 사업자 입장에서 최우선 입지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 자문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는 결국 누가 쓰느냐가 핵심인데, 국내 최대 수요처인 아마존웹서비스(AWS)가 남양주 임차를 꺼려했다"며 "AWS는 사실상 용인 지역 중심으로 리전(Region)을 구성하는 방향을 잡은 상태"라고 말했다.

    최근 시장에서는 AWS의 국내 투자 기조 변화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복수 관계자들에 따르면 AWS는 한국 내 추가 데이터센터 투자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향후 SK그룹 등 국내 데이터센터 사업자들의 확장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