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익스프레스 매각, 유통업계 그림자만 도드라졌다
입력 2026.04.03 16:50

취재노트
익스프레스 매각 예비입찰에 2곳 참여
회생법원, 이달 21일까지 입찰 열어둬
분리 매각에도 인수 부담은 커진 상황
대형유통산업 침체만 드러났단 자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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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홈플러스의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홈플러스익스프레스(익스프레스)가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홈플러스가 지난해 3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이후 1년 만이다. 홈플러스는 그동안 점포 정리와 구조조정 등 여러 자구안을 실행해 왔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긴급운영자금(DIP)을 지원하기도 했고, 지난달 말에는 익스프레스 매각 예비입찰에 두 곳이 최종적으로 참여하며 추가적인 자금 유입 기대감도 커졌다.

    서울회생법원(법원)도 이달 입찰에 참여한 기업을 상대로 자금 조달 능력, 사업 계획 등을 점검할 계획이다. 인수 의향을 밝힌 기업이 실제 익스프레스를 인수할 수 있을지, 사업 운영은 가능한지를 두고 벌써부터 여러 우려가 나오곤 있지만, 홈플러스가 앞서 제출한 회생계획안을 살펴봤을 때 익스프레스 매각으로 확보할 자금의 역할이 만만찮기 때문에 변수만 없다면 원활한 성사를 점치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하지만 법원이 이달 21일까지 추가 입찰을 열어둔 점에선 매각과 관련한 고민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 통매각 당시에도 "제대로 된'' 인수인을 기대했던 점을 고려하면 마트 사업 경험이 없는 이종산업 원매자를 마냥 환영하긴 아쉬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재 익스프레스 인수 의향을 밝힌 기업은 저가커피업체 '메가MGC커피'를 운영하는 MGC글로벌로 알려졌고, 다른 후보도 대형 유통사는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그동안 잠재 후보로 꼽힌 기업들은 여전히 입찰 결정이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지난해 진행된 홈플러스 통매각은 물론 익스프레스 예비입찰로도 시장 전반의 주목도가 높았던 터라 기업명이 언급되는 것 자체로 피로감을 호소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입찰에 참여하냐 마냐를 떠나 홈플러스 M&A가 정치권, 노동계의 이슈로도 번지며 익스프레스 기업 가치 외 입찰 결정에 고려할 변수가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입찰 참여 기대감이 컸던 대형 유통사들은 인수보다는 자기 앞가림이 급한 상황이다. GS리테일을 비롯한 SSM 사업자들은 점포의 양적 확대보다 운영 효율 제고와 부실 정리가 새로운 숙제가 됐다.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는 수년 전부터 매출액 감소세가 뚜렷하고, 영업이익의 감소 폭은 더 가파르다. 그나마 확장 추세 도드라졌던 편의점은 시장 포화로 인해 국내 출점 경쟁 외 다른 성장 전략을 찾는 데 부산한 모습이다.

    대형마트 영업 규제도 이런 기업들의 입찰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익스프레스 예비입찰에서도 복수의 잠재 후보들이 인수 이후 점포를 운영하는 데 유통산업발전법의 영향을 받을지에 대한 자문을 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행법상 SSM은 의무휴업일 지정, 영업시간 제한 등의 규제 대상이다. 하지만 인수자가 대형 유통사가 아닌 경우 익스프레스도 대형 사업자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영업시간 제한 적용 대상을 피할 수 있다.

    이번 인수전에서 대형 유통사가 사라진 점을 두고 오프라인 유통 사업의 침체를 고스란히 보여준 방증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원매자들이 감수할 부담은 여전하지만, 마트 사업 경험이 있는 유통사는 여력이 없고 자금력이 있는 비(非)유통사는 침몰하는 산업에 구태여 뛰어들 이유가 없다. 홈플러스만 해도 10년 전까지 많은 운용사들의 눈길을 끌었지만 현재로선 인수 이후 불확실성을 떠안아야 하는 골치 아픈 기업이 됐다.

    결국 시장의 관심은 어떤 기업이 익스프레스를 가져가느냐를 떠나 전통적인 유통사업자들이 산업 전반에 걸친 위기를 어떻게 돌파할 것인지로 쏠린다. 실제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신청 이후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은 핵심사업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전략을 나란히 내 건 바 있다. 다만 홈플러스 사태로 인해 대형마트 사업의 침몰은 가시화되고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