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R 1.7배' 카카오뱅크의 숙제, 몽골에서 해답 찾을 수 있나
입력 2026.04.08 16:23

인니·태국 CEO '직접 등판'에 몽골 진출까지
이익 모멘텀 둔화 속 '글로벌 스토리' 강조
스테이블코인·외국인 금융 청사진도
플랫폼 프리미엄 유효기한, 숫자로 증명할 때

  • (그래픽=윤수민 기자) 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성장성이 둔화된 카카오뱅크가 대안으로 'AI'와 '글로벌 진출'을 제시하고 나섰다. 규제 장벽과 시장 포화, 경기 둔화로 인해 국내에서 '알파'(추가 수익성)를 찾지 못한 카카오뱅크가 타 시중은행과 비슷한 해법을 대안으로 뽑아들었다는 평가다.

    다만 소규모 지분투자 및 신용평가 모델(CSS) 수출을 본격적인 해외 진출이라 볼 수 있는지는 의문이 남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에 제시한 '청사진'이 카카오뱅크에 지워진 높은 밸류에이션의 무게를 해소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카카오뱅크는 8일 간담회를 열고 'AI 네이티브' 전환과 '글로벌 영토 확장'을 선언했다. 신규 진출 대상국가는 몽골로, 우선  현지 금융사에 신용평가 모델을 전수하는 협력 방식이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약 1.7배 수준이다. 밸류업 프로그램 가동 이후 주주환원책을 쏟아내며 PBR 1배를 향해 달리는 시중은행 금융지주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독보적으로 높다는 지적이다. '성장 프리미엄'이 반영된 밸류에이션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성장 동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점이다. 국내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본업인 여신 성장은 한계에 부딪혔고, 플랫폼 수익 역시 뚜렷한 반등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 풍부한 수신을 바탕으로 자금운용 수익을 극대화하겠다는 복안을 내놨지만, 이를 구조적인 성장 동력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카오뱅크는 이번 간담회에서 글로벌 행보를 강조했다. 금융권에서는 그 배경으로 이러한 시장의 압박감이 자리 잡고 있을 거란 평가다. 특히 태국과 인도네시아 파트너사 최고경영자(CEO)들을 직접 간담회 전면에 내세운 점은 카카오뱅크가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고 있다는 '글로벌 스토리'를 시장에 강렬히 심어주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앞서 진출한 인도네시아와 태국의 경우 방식이 구체적이었다. 인도네시아 '슈퍼뱅크'는 카카오뱅크가 전략적 지분 투자를 단행했고, 지난해 말 현지 상장에 성공해 오는 1분기 약 933억 원 규모의 평가이익 반영이 예정돼 있는 등 실질적인 성과를 안겨주기도 했다. 태국 가상은행 '뱅크X' 역시 합작법인을 통해 직접 경영에 참여하는 구조다. 즉, 현지 은행의 성장이 지분 가치 상승 등을 통해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는 구조다.

    반면 이번에 발표된 몽골 진출은 성격이 모호하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이날 간담회 내용에 따르면 카카오뱅크가 몽골 현지 금융기관에 신용평가모델(CSS) 노하우를 전수하는 형태로, 일종의 기술 수출이나 컨설팅에 가까운 형태다. 

    이날 함께 강조한 원화 스테이블코인 구상과 외국인 금융 서비스 확대 역시 같은 맥락으로 분석된다.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해외 송금 혁신과 외국인 시장 공략은 기존의 내국인 가계대출 위주 비즈니스 모델로는 더 이상 'PBR 1.7배'를 지탱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내놓은 전략적 승부수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다만 이들 사업은 수익화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은 상황이다. 스테이블코인은 외환거래법 및 가상자산 관련 당국의 엄격한 규제 가이드라인이 선행돼야 하고, 외국인 금융 역시 시장 규모의 한계가 명확하다. 불확실성을 무릅쓰고라도 해외와 신사업에서 새로운 이익 동력을 발굴해 수익원을 다각화해야만 하는 카카오뱅크의 상황이 투영됐다는 관전평이 나온다.

    CSS 전수가 포용금융의 가치를 알리는 데는 기여할 수 있겠지만 주주들이 원하는 '숫자'로 치환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평가도 나온다. 결국 실질적인 수익 모델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 금융 담당 연구원은 "일부 서비스를 수출하거나 소수 지분을 투자해 평가이익을 남기는 방식을 본격적인 해외 진출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해외 현지법인에 경영권 투자를 단행하는 방식은 리스크가 커 일종의 우회로를 찾은 것 같은데, 아직 실제 실적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구호에 가깝다고 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