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환원율 50% 달성한 금융지주, 주주들 시선은 이제 다시 'ROE'로
입력 2026.04.10 07:00

주주환원율 50% 달성, '그 다음' 묻는 시장
CET1 관리 넘어 ROE로…주주환원 중심축 이동
환원율 상단 도달…'이익 확대'가 새로운 과제로
KB는 자본 기준·신한 ROE 중심, 전략도 갈린다

  • KB금융과 신한금융 등 주요 금융지주들의 주주환원율이 50%를 넘어선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추가 확대 가능성'으로 옮겨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주주환원율을 더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단순한 자본 관리가 아닌 수익성, 즉 ROE(자기자본이익률) 제고가 필수적이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금융지주들은 이달 말부터 순차적으로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일부 지주들은 실적 발표와 함께 밸류업 이행 현황과 추가적인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함께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는 주요 금융지주들이 지난해 말 이미 '주주환원율 50%'라는 목표를 조기 달성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주주환원율은 ▲KB금융지주 52.4% ▲신한금융지주 50.2% ▲하나금융지주 46.8% ▲우리금융지주 36.6%로, KB와 신한금융은 주주환원율 50%를 조기 달성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은행주에 대한 주요 관심은 '주주환원율 50% 이후'로 이동하고 있다. IR 현장에서 투자자들의 주요 질의 역시 "금융지주들이 주주환원율을 추가로 더 높일 수 있느냐"에 집중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지주들의 고민도 마찬가지다. 보통주자본(CET1)비율이 13% 안팎까지 올라온 상황에서, 환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고민이 커졌단 분석이다.

    새로운 구간에 들어서면서 금융지주들의 기업가치 제고 방향성 또한 일부 변화할 전망이다. 그간은 위험가중자산(RWA) 관리 등을 통해 CET1 비율을 높이는 방식이 논의됐다면, 앞으로는 이익 자체를 늘리는 방향, 즉 ROE 개선이 핵심 과제로 부상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RWA가 일정 수준에서 관리되는 상황에서는 ROE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주주환원율을 추가로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며 "지금까지는 CET1비율 제고를 위해 성장률을 조정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면, 지금은 이익 자체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식으로 논의가 옮겨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주주환원율 60% 시대를 열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이익의 절대 규모 확대'를 꼽는다. 그간 금융지주들이 배당을 늘려 자본(분모) 성장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ROE를 유지해 왔다면, 앞으로는 실질적인 순이익(분자)을 키워 주주환원과 자산 성장을 동시에 달성해야 한다는 논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주환원율이 50~60%에 달한다는 것은 이익의 절반 이상이 외부로 유출된다는 의미"라며 "ROE가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환원율만 높이면 성장에 재투자할 자본이 부족해져 결국 장기적인 성장성이 훼손되는 역설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금융지주들은 지난 1분기 실적과 함께 발표할 기업가치 제고 방안에 이 같은 ROE 제고 전략을 핵심 축으로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해당 전략이 구체적인 '밸류업 공시' 형태로 담길지, 혹은 중장기 경영 로드맵 차원에서 제시될지는 막판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은 '주주환원율 50%'라는 특정 수치를 주목하기보다는 자체적으로 구축한 자본 비율 연동형 주주환원 시스템을 공고히 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KB금융은 환원율 목표를 정해주는 대신 연말 기준 CET1비율 13%를 초과하는 자본은 원칙적으로 주주에게 돌려주는 형태로 주주환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KB금융 고위 관계자는 "정해진 숫자를 맞추는 것보다 주주환원 체력이 뒷받침되는 지속 가능한 펀더멘털을 만드는 것이 본질적인 과제"라며 "정부 정책에 맞춰 개인투자자 저변을 확대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고, 주주환원 체력이 되는 지속 성장 가능한 펀더멘털을 만드는 것도 과제"라고 설명했다.

    반면 신한금융은 2027년까지 50%를 달성하겠다는 기존 목표를 이미 넘어선 만큼, ROE 제고를 목표로 한 이행 방안을 새롭게 업데이트할 것으로 보인다. PBR 1배 초과로 자사주 소각 방안의 효용이 극대화될 때까지 관련 계획을 지속하는 한편, 감액배당 재원 활용 등 자본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다만 ROE 제고와 맞닿아 있는 이익 확대 방안이 제시되더라도 실제 이행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이에 따라 향후 비용 절감 및 비은행 부문 수익성 강화 등을 통해 이익을 어떻게 끌어올릴지가 '지속가능한 주주환원'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ROE 분자가 되는 이익 규모 부분은 결국 비은행 그룹사 실적을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관리할 수밖에 없다"며 "주주환원율 상향에 구체적인 해법이 있다기보다는 RWA 관리와 비용 통제, 계열사별 수익성 점검을 통해 끌어올리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