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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SK에코플랜트 재무적 투자자(FI) 지분 정리를 위한 1조원 규모 딜을 두고 증권사 간 구조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SK그룹은 해당 지분 인수 방안을 두고 증권사들로부터 다양한 구조와 조건을 담은 제안서를 받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최근 FI들과 지분 매수 가격에 대해 상당 부분 이견을 좁혔다. 당초 위약벌을 요구하며 내부수익률(IRR) 12%를 주장했던 FI 측과 5% 선을 제시했던 회사 측은 최근 7% 중반대에서 접점을 찾은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유치한 8000억원 규모 투자금 정리를 위한 막바지 단계에 들어간 셈이다.
이번 거래는 주주간 계약에 따라 SK㈜가 상환 주체를 지정하는 구조다. 이에 따라 그룹 차원에서 다양한 자금 조달 방안을 놓고 검토가 이뤄지고 있으며, 증권사들도 이에 맞춰 구조화된 금융 제안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메리츠증권은 해당 지분을 우선 인수한 뒤, SK㈜가 1년 후 되사가는 구조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초기 자금 부담을 낮추면서도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사실상 ‘브릿지 성격’의 구조화 금융이다.
이 외에도 메자닌, 대출 기반 구조 등 다양한 방식이 함께 검토되고 있다. SK 측은 특정 구조를 정해두기보다는 각 증권사로부터 조달 규모, 투자 구조, 금리 조건 등을 담은 제안서를 받아 비교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회사 측에서 특정 구조를 정해놓기보다는 가능한 옵션과 적정 금리 수준을 먼저 제시해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구조와 가격 조건에 따라 딜 성사 여부가 갈릴 것”이라고 전했다.
결국 이번 딜은 1조 원 규모의 상환 부담을 그룹 신용도로 어떻게 연착륙시키느냐를 두고 증권사 간의 '구조 설계 능력'을 겨루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이 어떤 증권사의 손을 잡고 FI들과의 관계를 정리하느냐에 따라 향후 그룹의 후속 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라고 전했다.
SK에코플랜트와 메리츠증권은 과거부터 주요 딜을 함께해온 만큼 긴밀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2022년 SK에코플랜트의 싱가포르 전자폐기물 리사이클링 업체 TES 인수 당시 메자닌 투자자로 참여해 현재까지 투자를 유지 중이다. 이어 2023년에는 SK에코플랜트가 폐기물 처리 자회사 7곳을 합병해 중간 지주사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발행한 4000억원 규모 교환사채(EB)를 전량 인수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