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어음 인가, 신한은 되고 메리츠는 안 된 이유는 '형 확정'
입력 2026.04.13 13:33

불확실성 해소 여부가 가른 증선위 문턱
내부통제 부실 의혹에 발목 잡힌 메리츠
제재 확정 전까지 인가 무기한 지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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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발행어음 신청사 중 메리츠증권의 인가가 유독 늦어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삼성증권보다 먼저 현장 실사를 마쳤지만, 관련 심의에서 안건 상정이 불발됐다. 

    업계 안팎에선 비슷한 상황이었던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지난해 담당 직원의 형사 처벌이 확정되며 발행어음 인가를 받을 수 있었던 데 주목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문제가 된 사안들의 검찰 조사가 한창이라, 심사가 생각보다 더 장기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최근 삼성증권에 대한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인가를 심의했다. 이르면 오는 15일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의결되면 발행어음 사업자 인가를 받게 될 전망이다.

    이날 메리츠증권의 발행어음 인가 역시 함께 논의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았다. 업계 안팎에선 메리츠증권에 대한 심사가 더욱 장기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각종 의혹과 금융사고 등에도 불구하고 발행어음 인가를 따낸 다른 증권사들과 대조적이다.

    가장 큰 걸림돌로 거론되는 건 이화전기 신주인수권부사채(BW) 관련 의혹으로 인한 사법 리스크다. 2023년 이화전기 거래정지 직전 미공개 정보를 활용해 BW 권리를 행사하고, 보유 주식을 처분했다는 의혹이다. 관련 검찰 수사가 이어지고 있어 리스크 해소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다.

    메리츠화재와의 합병 과정에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임직원의 선행매매 의혹도 제기됐다. 금융위의 고발에 따라 수사가 진행 중이며 지난 1월에는 검찰이 메리츠증권 본사를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금융투자업 인가 시 기관이나 대주주를 대상으로 한 형사소송이나 당국의 조사·검사가 진행 중인 경우 해당 절차가 끝날 때까지 심사가 중단된다. 업계에선 이에 따라 메리츠증권의 발행어음 인가 심의 또한 무기한 연기될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레 제기된다.

    앞서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ETF LP 손실 사고와 관련해 인가가 지연될 기류가 포착되기도 했다. 다만 담당 직원에 대한 징역형이 선고되면서 금융당국 또한 법인에 대한 징계를 확정했다. 당시 '기관경고'로 중징계를 받았지만, 결격 사유에는 해당하지 않아 무사히 인가를 받을 수 있었다.

    삼성증권 역시 거점점포 검사에 따른 제재 리스크가 떠오르기도 했지만, 최근 경징계 수준으로 결론이 나면서 증선위 심의까지 진행할 수 있었다는 관측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금융당국 제재 등의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증선위에 상정되기는 어렵다고 본다"며 "결격 사유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통상 리스크 해소까지 3년가량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심사 기간은 더욱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당국의 신중론이 NH투자증권 사례와 비교해 이례적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NH투자증권의 경우 공개매수 담당 임원의 선행매매 혐의가 제기됐고, 금융당국이 고발한 상태다. 그럼에도 지난달 종합금융투자계좌(IMA) 사업자 인가를 획득했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작년 중순만 해도 신한투자증권이 빠르게 인가를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거의 없었지만, 예상을 깨고 삼성, 메리츠보다 먼저 인가를 받았다"며 "메리츠의 경우 기존 혐의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당국 검사에 따른 추가 결격 사유가 발견되면서 인가가 지연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증선위 상정 및 심사 일정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