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 무산된 LS 5000억 재조달전…증권사들 ‘수주 경쟁’ 불붙었다
입력 2026.04.15 07:00

IPO 철회 후 5000억 대체 조달 ‘물밑 경쟁’
PRS 등 구조화금융 거론되지만 차입성 한계
에식스솔루션즈는 에쿼티성 조달이 필요해
LS 후속 딜 기대에 증권사 구애 이어질 듯

  • LS그룹 계열사 LS에식스솔루션즈를 둘러싸고 증권가의 일감 수주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공모를 통한 자금 조달이 무산된 이후, 대안을 제시해 일감을 선점하려는 증권사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분위기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LS에식스솔루션즈는 당초 기업공개(IPO)를 통해 약 5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었으나, 중복상장 규제 기조가 강화되면서 제동이 걸렸다. 회사는 지난 1월 비판 여론 등을 고려해 자진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

    IPO가 무산되면서 시장에서는 이를 대체할 다양한 자금조달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 역시 선제적으로 제안서를 들고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공모를 통해 확보하려 했던 5000억원 규모의 자금 수요가 여전히 유효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모 대형사는 주가수익스와프(PRS)를 포함한 구조화금융 방안을 검토해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에식스솔루션즈가 대규모 자금 조달을 검토했던 배경에는 사업 구조 특성이 자리하고 있다. 특수 권선을 생산하는 이 회사는 구리·알루미늄 등 원재료 비중이 높은 탓에 원가율이 85~95%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수익성은 제한적이다. 2024년 기준 영업이익률은 1%대 중반, 지난해 EBITDA 마진은 약 2%대 후반 수준에 머문 것으로 파악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력 슈퍼사이클 대응을 위한 미국 내 설비 투자까지 추진되면서, 차입보다는 에쿼티성 자금 조달 필요성이 제기됐다는 분석이다. 차입으로 자금을 마련할 경우 이자 비용이 이익을 상당 부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다만 최근 증권가에서 제안하고 있는 구조는 상당수가 차입 성격에 가깝다는 평가다. 예컨대 PRS의 경우, ㈜LS가 자회사 지분을 기초로 자금을 조달한 뒤 이를 LS에식스솔루션즈에 빌려주는 구조라면 실질적으로는 차입이다. 차입으로 보지 않기 위해서는 에식스솔루션즈가 보유한 자회사 지분을 기초자산으로 직접 PRS 계약을 체결해야 하지만, 활용 가능한 자산이 많지 않다는 점이 제약으로 꼽힌다. 여기에 PRS의 회계상 성격을 둘러싼 해석 여지도 존재하는 만큼, 회사 입장에서는 선택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활용 가능한 에쿼티성 조달 수단이 제한적인 점을 감안할 때 단기간 내 거래 성사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시각도 나온다. 당장 현금 창출력에 큰 문제가 없다는게 회사 측 입장으로, 조달 시점과 방식에 대해 비교적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차입이 불가피하다면 모회사 보증을 통한 대출이 오히려 간편한 선택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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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그럼에도 증권사들의 접근이 이어지는 배경에는 ‘후속 딜’ 기대감이 자리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LS그룹은 LS이링크, LS EV코리아, LS엠트론 등 계열사들의 순차적 상장을 통해 자금 조달에 나설 계획을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중복상장 이슈로 일정이 지연될 경우, 이들 역시 대안적 조달 방안을 모색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번 딜을 계기로 관계를 확보하면 향후 거래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셈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재무 부담이 확대될 경우 회사가 외부 자금 조달에 나설 가능성도 열어두는 분위기다. 특히 에식스솔루션즈가 지난해 프리IPO 투자를 유치하며 향후 재무적 투자자(FI)에게 상환해야 할 부담을 안고 있다는 점도 이런 전망에 힘을 싣는다.

    에식스솔루션즈는 지난해 미래에셋자산운용과 KCGI 컨소시엄으로부터 약 2억달러(약 295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당시 약 1조45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으며, 계약에는 2030년 8월까지 상장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연복리 5.95%의 수익률과 매수가 기준 연 1% 수준의 배당을 보장하는 조건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 계산으로도 투자금 기준 연간 약 170억~200억원 수준의 비용 부담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로, 상장이 지연될수록 에식스솔루션즈측의 재무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당장 딜이 가시화됐다고 보긴 어렵지만, 증권사 입장에서는 선제적으로 접점을 확보하려는 성격이 강하다”며 “향후 조달이 이뤄질 경우 기존에 관계를 구축한 하우스들이 우선적으로 검토될 수 있다는 기대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