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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성장펀드 간접투자 부문 자(子)펀드 운용사 선정이 이달 시작된다. 출자 사업을 통해 운용사가 선정되면 간접투자 부문에서만 올해 7조원 이상의 자금이 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기대되며, 프로젝트펀드와 국민참여형펀드를 제외했을 때 절반가량인 4조원대의 자금이 산업현장에 수혈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펀드 운용사 모집 공고를 기다렸던 사모펀드 운용사들은 자금 배정 규모와 운용 방식을 뜯어보며 어떤 리그에 도전할지 눈치 게임에 들어선 모습이다. 국민성장펀드에 자금이 쏠릴 것이란 관측이 나왔던 데다 배정 자금 규모도 커서 운용사로 선정되기 위한 지원 전략 수립에 심혈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금융위원회가 14일 발표한 국민성장펀드 첨단산업생태계 지원 강화 방안에 따르면 올해 간접투자 부문에는 7조4500억원의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민간 부문에서 모집될 자금을 포함한 규모이며, 프로젝트펀드와 국민참여펀드를 제외하면 자금 운용 규모는 4조6800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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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투자 부문은 첨단일반펀드와 특정기능펀드, 초장기술펀드로 나뉜다. 이들 펀드에 국민성장펀드 재정과 산업은행 자금 등을 포함한 정책자금 2조3200억원이 투입된다. 자펀드 운용사는 첨단일반펀드, 특정기능펀드에 대해 리그를 구분해 모집한다. 두 펀드를 합해 20곳의 운용사가 자금을 유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시장에선 운용사 선정을 앞두고 대형사 위주의 선발이 예상된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를 의식하듯 이번에 발표된 운영 계획에는 루키리그 성격의 도전리그가 포함돼 있고 스케일업, 인수합병(M&A), 인공지능(AI)·반도체 리그 외 코스닥, 지역전용 리그를 신설하는 등 새로운 형태의 운용사 모집 구조를 짰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운용사 한 관계자는 "리그가 세밀하게 구분된 점을 보면 금융위원회가 사업 초기부터 후기까지 기업 전반의 라이프사이클을 고려해 자금을 배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운용사로 선정된 후 받을 자금의 사이즈가 시장 기대만큼 막대하진 않지만 시장에서 제기된 우려를 상당히 검토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전했다.
대형사 중심으로 자금이 배정될 공산이 크다는 관측도 다소 빗나간 모습이다. 대형과 중형, 소형 리그에 정책자금으로만 8000억원 규모의 자금이 수혈될 예정이나 8곳의 운용사를 선정할 것임을 고려하면 자금 배정 수준도 기존의 출자사업과 비교해 규모가 상당히 크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홈플러스 사태 이후 대형사에 대한 막연한 선호도 사라졌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다른 운용사 관계자는 "대형 사모펀드나 벤처투자사(VC)들이 첨단전략산업에 투자해야 하는데, 산업 특성상 작은 규모의 기술 기업이 투자 대상이니 특별하게 배정 자금이 크지 않아도 된다"면서도 "배정 자금이 예상보다 작아지긴 했으니 아쉬울 순 있으나 펀드레이징을 하면 되니 향후 투자처를 선정, 자금을 집행하는 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성장펀드의 경우 첨단산업 투자를 장려하기 때문에 기존에 검토한 투자처가 이에 부합하는 운용사의 경우 출자 사업에 도전할 유인이 커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첨단산업 전문성을 지닌 운용사를 중심으로 출자 사업 진행시 가산점이 부여될 것이란 계획이라 실질적인 전문성 판단이 운용사 선정을 가를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은행도 사모펀드 운용사 등을 상대로 설명회를 열고 자펀드 운용사 선정과 관련한 구체적인 기준, 조건 등을 알린다는 구상이다. 이달 17일 주요 운용사를 대상으로 설명회가 예정돼 있으며, 운용사들 역시 이달 선정 공고의 구체적인 조건을 검토하며 어떤 리그에 지원할지 전략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관계자는 "운용사 내 가장 큰 관심사가 국민성장펀드였던 만큼 공고를 세부적으로 살펴 지원 리그를 결정할 것"이라며 "리그가 세분화돼 경쟁률을 예상하기 어렵지만 중형사의 지원이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이들의 쏠림에 따라 경쟁률은 달라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이어 "리그 구성에서부터 고심이 엿보인 만큼 선정 과정에서도 문제 삼을 요인이 없는 곳 위주로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