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KR ‘역대 최대’ 펀드 클로징…글로벌 ‘초대형 GP 쏠림’ 심화
입력 2026.04.16 07:00

KKR, 북미 최대급 바이아웃 펀드 결성
LP, 자금력 입증된 검증된 운용사에 집중
국내도 상위 GP 출자금 몰리는 구조 뚜렷

  • 글로벌 사모펀드(PE) 시장에서 자금조달 규모는 줄어든 반면, 자금은 오히려 소수 대형 운용사로 집중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최근 KKR의 30조원 규모 펀드 결성은 이 같은 ‘초대형 쏠림’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국내 투자시장에도 유사한 구조 변화가 확산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는 이달 약 230억달러(약 30조원) 규모의 북미 바이아웃 펀드(North America Fund XIV)를 최종 결성했다. 이는 KKR 역사상 최대 규모다. 

    당초 목표액(약 200억달러)을 웃도는 자금을 끌어모은 것으로, 글로벌 연기금과 국부펀드, 보험사 등 주요 기관투자가들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글로벌 PE 시장 전반의 자금 쏠림 흐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최근 엑시트 지연과 유동성 경색으로 PE 업계 전반의 펀딩 환경이 위축된 가운데서도, 초대형 운용사로 자금이 쏠리는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글로벌 PE 자금조달 규모는 2021년 약 1조2000억달러에서 최근 5000억~6000억달러 수준으로 감소했지만, KKR과 블랙스톤 등 대형 운용사는 수십조원 규모 펀드를 잇따라 결성하며 자금을 흡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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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이 같은 흐름은 리스크 회피 성향 강화와 맞물려 있다.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관투자가(LP)들이 신규 운용사(GP)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기존 운용사에 대한 재투자(리업)와 코인베스트, 세컨더리 투자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IPO 부진과 M&A 감소로 엑시트 환경이 악화되며 자금 회수가 지연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LP들의 유동성 부담이 커지면서 신규 투자 여력이 제한된 점도 자금 쏠림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시장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LP들은 검증된 운용사에 자금을 몰아주는 경향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자금력이 풍부한 운용사에 대한 선호가 더욱 강화될 수밖에 없다”며 “한국 주식시장이 연초부터 글로벌 대비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상법 개정 등 제도 변화가 맞물리면서 대형 운용사 본사에서도 이제야 관심을 보이는 분위기인데, 이들이 대형 자금력을 바탕으로 국내에서도 다양한 투자 기회를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쏠림 현상은 국내 시장에서도 예외는 아니라는 평가다. 주요 연기금과 공제회를 중심으로 출자 규모가 축소되는 가운데, 자금은 소수 대형 운용사나 기존 출자 경험이 있는 하우스 위주로 집중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글로벌 기준 상위 10개 PE 운용사가 전체 자금의 약 30~40%를 흡수하는 구조가 형성된 가운데, 국내에서도 기관투자가 출자금의 상당 부분이 대형 운용사에 몰리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2023년 자본시장연구원 등 연구기관 집계 기준으로도 국내 기관투자가가 새로 출자한 자금의 42%를 소수 대형 운용사가 흡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앤컴퍼니, 스틱인베스트먼트, MBK파트너스, IMM PE 등이 대표적이다. 

    한 중소형 PEF 관계자는 “국내에서 그동안 적극적으로 출자에 나서던 기관들이 잇따라 출자를 줄이거나 중단하면서, 중소형 운용사들은 블라인드 펀드와 프로젝트 투자 모두에서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금융사나 기업 등 주요 출자자를 확보한 경우는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지만, 독립계 운용사들은 펀드 결성 초기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펀드든 금융사든 딜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자본력 경쟁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며 “투자 기회는 제한적인 만큼, 결국 얼마나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느냐가 딜 소싱의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