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테마 타고 드론 스타트업 IPO 러시…민간서 군용으로 선회
입력 2026.04.17 07:00

풍력·드론쇼 하던 스타트업들, 방산 피벗하며 IPO 러시
스워머 1000% 급등에 불붙은 드론 IPO 열기
드론 방산 스토리에 쏠린 눈…실적 검증은 과제

  • 드론이 현대전 핵심 전력으로 부상하면서 국내 드론 스타트업들이 잇따라 기업공개(IPO)에 나서고 있다. 

    풍력발전 점검, 드론쇼, 산업용 자율비행 등 민간 시장을 공략하던 업체들이 군집 자폭·요격 드론 등 방산 사업을 전면에 내세우며 증시 입성을 추진하는 모습이다. 방산 프리미엄이 부각되자 자본시장이 이들의 '방산 피벗'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드론 운용 솔루션 전문기업 니어스랩은 최근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이익 미실현 기술특례 상장이 목표다. 지난해 말 기술성 평가 A·A를 받은 데 이어 상환전환우선주(RCPS) 보통주 전환, 액면분할 등 상장 사전 작업을 마쳤다. 업계에서는 니어스랩이 2000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IPO를 추진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2015년 설립된 니어스랩은 자율비행 산업용 드론 기술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지멘스, GE 등 글로벌 풍력발전 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해 풍력발전기 점검용 드론이 주력이었다. 최근에는 군집 자율비행 공격 드론 'XAiDEN', 고속 요격 AI 드론 'KAiDEN'을 공개하며 방산 분야로 사업을 확대했다.

  • 드론 군집비행 솔루션 전문기업 파블로항공도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수백 대 규모 드론 아트쇼로 이름을 알린 이 회사는 최근 군집 자폭 드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방산 정밀가공 업체 볼크를 합병해 양산 체계를 확보했고, 현재 기술성 평가를 신청한 상태다.

    프리뉴는 군 납품 이력과 함께 태평양 어선 참치 탐지 등 산업용 드론 사업도 병행해온 업체다. 2024년 한국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으며 올해 상장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후발주자도 늘고 있다. 드론 라이트쇼 및 군집비행 기술을 보유한 다온아이앤씨는 최근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고 IPO 준비에 착수했다. 한 차례 상장 도전에 실패했던 무인기 제조업체 숨비 역시 올해 상장 재도전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드론 기업들의 IPO 러시는 달라진 전쟁 양상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과거 자주포·전차·미사일 등 전통 무기체계 중심이던 방산 시장에서 드론이 핵심 전력으로 떠오르며, 관련 기업들의 밸류에이션도 재평가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세계 군용 드론 시장은 2024년 144억달러에서 2030년 356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산업용 드론과 군용 드론 간 기술적 접점이 많다는 점이 방산용으로의 가속화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자율비행, 장애물 회피, 실시간 영상분석, GPS 음영지역 항법 등 산업용 드론 핵심 기술 상당수가 군용 드론에도 그대로 활용될 수 있어서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방산 드론 기업에 대한 투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17일 나스닥에 상장한 AI 드론 소프트웨어업체 스워머(Swarmer)는 공모가 5달러에서 첫날 종가 31달러로 520% 급등했다. 다음날에도 77% 추가 상승했다. 현재 주가는 40달러 안팎에서 등락하고 있다. 한 달 만에 8배가 넘게 오른 셈이다. 스워머는 2025년 매출 약 31만달러에 순손실 850만달러를 기록한 초기 단계 기업이다.

    국내에서도 상장 전 단계에서 '군용' 드론임을 강조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한 벤처캐피탈(VC) 심사역은 "최근 전쟁 때문에 드론 기업들이 '군용'임을 강조하고 있는 사례가 많다. 드론 기업들의 상장 전 구주를 구하는 곳들도 있다"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국내 드론 스타트업들의 방산 스토리가 실제 실적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검증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있다. 대부분 업체가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데다, 군 납품까지는 긴 인증·실증 과정이 따른다. 2024년 코스닥에 상장한 교육용 드론 기업 에이럭스도 상장 이후 주가가 뚜렷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중국과의 경쟁도 부담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의 세계 드론 수출 시장 점유율은 0.48%로, 수출 순위 20위에 그쳤다. 같은 해 중국의 점유율은 37.8%다. 부품 의존도 문제도 있다. 국토교통부 드론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3년 국내 드론 부품 수입액 중 중국산 비중은 81.1%에 달한다.

    IB 업계 관계자는 "드론이 방산 핵심 산업으로 부상한 것은 분명하지만 현재 상장 추진 기업 상당수는 아직 실적보다 성장 스토리에 대한 기대가 더 큰 단계"라며 "특히 드론 시장은 중국이 압도적이어서 국내 기업들이 중국 드론을 뛰어넘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