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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지난 1분기 금융권이 환율 급등과 자본 규제 강화라는 이중고에 직면한 가운데, 우리금융그룹이 홀로 자본 건전성 지표를 개선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그간 최대 약점으로 지적받았던 비은행 포트폴리오의 약세가 거꾸로 자본비율 하락을 지켜주는 방패가 된 모양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금융지주들은 오는 23일부터 1분기 실적 발표에 나설 전망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개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순이익 합계 전망치는 5조223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9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확대와 기업대출 중심의 성장이 견인한 결과다. 특히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증권 자회사를 중심으로 수수료이익 등의 기여도가 높아지면서 전체 순이익 증가에 힘을 실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금융지주 순이익에서 효자 노릇을 하던 비은행 부문은 보통주자본(CET1) 비율에서는 오히려 하락 요인이 될 전망이다. 바젤3 경과조치 적용으로 보험·증권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탄탄한 지주들의 자본비율 하락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지난 1분기 주요 금융지주의 CET1 비율이 전 분기 대비 25~30bp(1bp=0.01%p)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1분기 말 원·달러 환율이 전분기 대비 70원가량 급등한 데다 올초 바젤3 경과조치가 적용된 영향이다. 여기에 금리 상승으로 자본에 반영되는 기타포괄손익(FV-OCI) 자산 가치가 하락한 점도 자본비율을 갉아먹는 원인으로 꼽힌다.
반면 우리금융의 1분기 보통주자본(CET1)비율이 전 분기(12.9%) 대비 소폭 개선되며 13%를 넘어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바젤3 경과조치에 따라 지분투자 위험가중치가 매년 단계적으로 상향되면서 오는 1분기 대형 지주사들의 자본 비율이 크게 깎일 수 있다는 것과 대조적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2020년 바젤3 최종안을 조기 도입하면서 급격한 자본 부담을 줄이기 위해 특정 항목의 위험가중치 상향을 수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적용하도록 유예 장치를 도입했다.
우리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1조2024억원으로 KB증권(6조6927억원), 하나증권(6조1014억원), 신한투자증권(5조6824억원) 등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와 비교해 현격히 적다. 그룹 차원에서 생산적 금융을 추진하고는 있지만, 비은행 부문이 실질적인 역할을 하기에는 아직 자기자본 체력이 미흡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에 우리금융은 우리투자증권의 자본금을 3조원대까지 확충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단계적인 증자를 예고했다. 다른 금융지주들이 건전성 관리에 매진하는 사이, 규제 정상화 시차를 이용해 확보해 둔 자본 여력을 바탕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한편 우리금융의 CET1 비율이 13%를 초과할 경우 주주환원 정책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앞서 우리금융은 CET1비율 13% 초과 시 주주환원율을 50%로 확대하겠다는 내용의 주주환원 로드맵을 제시했다. 지난해 말 우리금융 주주환원율은 36.6%을 기록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금융은 상대적으로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가벼워 바젤3 경과규정에도 상반기 CET1비율 방어력이 높을 것"이라며 "올해 한시적 13% 돌파를 넘어 13.2% 수준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고 판단할 경우 새로운 주주환원책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