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 사태에 웅크렸던 국민연금, PE 출자 재개 카드 만지작
입력 2026.04.21 07:00|수정 2026.04.21 11:45

벤처 출자 마무리 후 하반기 개시 관측
작년 MBK 홈플러스 이슈 대응에 출자사업 중단
국민연금 "아직 확정된 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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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이지연)

    국민연금공단(NPS)이 지난해 중단했던 국내 사모펀드(PEF) 출자사업을 곧 재개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간 국민연금은 정기적으로 PEF 출자사업을 진행해왔지만 지난해에는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사태 등에 대응하느라 사업을 개시하지 못했다. 현재 진행 중인 벤처 출자사업 위탁운용사(GP) 선정 작업이 마무리되면 본격적인 사업 계획 수립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PEF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일부 운용사들을 대상으로 PEF 출자 콘테스트 개시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직 구체적으로 사업 계획을 수립한 단계는 아니지만 내부적으로 재개 여부를 검토하는 흐름이다.

    본격적인 사업 논의는 현재 진행 중인 벤처 출자사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착수할 전망이다. 국민연금은 지난 3일 약 4000억원 규모 국내 벤처펀드 GP 선정 계획을 공고했다. 서류심사와 현장실사 등을 거쳐 6월 중 총 6곳의 GP를 선정할 계획이다.

    PEF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국민연금이 PEF 출자사업을 사실상 중단했기 때문에 올해는 재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준비하는 것 같다"며 "아직 사업 계획을 수립한 단계는 아니고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GP 선정 절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하반기 출자사업이 진행되는 것으로 안다"며 "지난해 이례적으로 출자사업이 없었던 만큼 올해는 재개를 전제로 준비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국민연금은 PEF 출자사업이 확정된 상황은 아니며 당분간은 벤처 출자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상반기는 벤처펀드 GP 선정에 전념할 예정”이라며 “PEF 출자사업과 관련해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그간 국내 PEF 시장의 핵심 출자자(LP)로서 정기적으로 GP 선정 작업을 진행해왔다. 통상 4곳 안팎의 운용사를 선정해 각각 수천억원 규모의 자금을 출자해왔으며, 국민연금 자금을 확보한 운용사는 이후 기관투자가 대상 펀드레이징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점해왔다. 이 때문에 매년 콘테스트에는 대형 PEF 운용사들이 대거 참여하며 각축전이 벌어졌다.

    다만 지난해에는 예외적인 상황이 이어지며 출자사업이 사실상 중단됐다. 홈플러스가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국민연금은 MBK의 홈플러스 인수 과정에서 상환전환우선주(RCPS) 방식으로 약 5800억원 규모를 투자했다. 이후 홈플러스의 법정관리로 국회 및 금융당국 대응에 내부 역량을 집중해야 했다. 특히 PEF 출자사업을 담당하는 조직이 관련 업무를 병행, 신규 출자 검토 여력이 제한됐다는 후문이다.

    여기에 기존 출자 펀드들의 미집행 자금(드라이파우더)이 누적된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미 약정된 자금이 상당한 상황에서 추가 출자에 나설 경우 자금 집행 효율성과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올해 하반기 실제 출자가 재개되더라도 과거와 같은 방식이 반복될지는 미지수다. 대형 운용사 중심의 자금 배분 구조가 일부 조정되거나, 투자 전략 및 운용사 선정 기준이 보다 보수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거론된다. 특히 현재 펀드레이징을 진행 중인 운용사 상당수가 중·소형 하우스인 점을 감안할 때 예년보다 적은 자금을 보다 많은 운용사에 분산하는 방식이 검토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직전 출자사업이었던 2024년에는 MBK, JKL파트너스, 프랙시스캐피탈, 프리미어파트너스 등 4곳의 GP를 선정해 총 1조원 규모의 자금을 출자했다. 최종 선정된 GP가 1000억~3500억원 수준에서 자율적으로 출자금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자금이 집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