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옵션 미행사 확약 건 스틱인베, 채비 공모가 기준 연수익률 2%대 그쳐
입력 2026.04.21 07:00

공모가 밴드 하단 1만2300원 확정…Q-IPO 조건인 IRR 8% 하회
시리즈 B·C 투자자인 스틱인베 IRR 2.3~4.3%, KB운용 2.3%
증권신고서 심사 시 풋옵션 미행사 확약…연복리 15% 권리 포기
락업 해제 후 블록딜 전망…적자 지속에 풋옵션 행사 부담 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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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채비가 밴드 하단으로 공모가를 확정하면서, 공모가 기준 스틱인베스트먼트의 예상 수익률이 연 2% 수준에 그칠 것으로 추산된다. 또 다른 투자자인 KB자산운용 역시 수익률은 2%대 수준이다. 

    두 투자자는 앞서 증권신고서 심사 과정에서 공모가가 적격상장요건인 내부수익률(IRR) 8%를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풋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확약을 제출했다.

    채비는 지난 17일 기업공개(IPO) 확정 공모가를 밴드 하단인 1만2300원으로 확정했다고 공시했다.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기관들은 상단인 1만5300원에 35%, 하단인 1만2300원에 57% 주문을 냈다. 참여한 751개 기관 중 735개 기관은 의무보유 확약(락업)을 걸지 않았다.

    하단인 1만2300원에 공모가를 확정하면서, 스틱인베스트먼트의 보유 지분 26.5%의 공모가 기준 가치는 1225억여원으로 확정됐다. 2021년과 2023년 채비에 투자한 스틱인베스트먼트는 5년간 약 120억여원, 11%의 차익이 난 셈이다. 단순 연평균으로 환산하면 2.3%대에 그친다.

    2023년 처음 투자에 참여한 KB자산운용도 3년간 약 6%, 단순 연환산으로 2% 안팎의 수익이 예상된다. KB자산운용은 지분 13.8%를 보유해 스틱인베스트먼트에 이은 3대 주주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2021년 7월 시리즈B에서 투자단가 1만381원에, 2023년 5월 시리즈C에서 1만1761원에 투자했다. KB자산운용은 2023년 6월 시리즈C에서 투자단가 1만1761원에 투자했다. IRR 8% 기준 주당 가격은 1만4697원~1만5035원 수준으로, 밴드 상단에서 공모가가 형성돼야 적격상장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구조였다. 

    희망 공모가 밴드가 적격상장 기준가와 맞닿으면서, 채비는 증권신고서 심사 과정에서 주요 FI로부터 '적격상장 가격 기준에 미달하는 공모가에도 풋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별도 확약서를 제출받았다. 기존 계약에 따르면 최종 공모가가 FI IRR 8%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FI는 대주주를 상대로 연복리 15% 기준의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증권신고서에 적격상장 요건과 풋옵션 미행사 확약이 함께 명시된 사례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시장에서는 금융감독원이 공모가와 연동된 FI 계약이 상장 절차에 미치는 영향까지 면밀히 들여다보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됐다.

    공모가가 IRR 2% 수준에서 결정되면서 스틱인베스트먼트와 KB자산운용은 락업 기간인 6개월 동안 주가 흐름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락업 해제 이후에는 블록딜을 통해 지분을 매각할 계획이다. 

    FI가 적격상장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풋옵션 미행사 확약을 유지한 것은 상장을 통한 투자금 회수가 현실적으로 가장 가능성 높은 선택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풋옵션 행사 자체가 쉽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채비가 지속적인 적자를 이어가고 있어 대주주의 지분 매입 여력이 제한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채비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약 85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20%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오히려 확대됐다. 영업손실은 2022년 139억원에서 2023년 263억원으로 불어났고, 지난해에도 약 276억원을 기록했다. 누적 결손금은 1554억원에 달한다.

    스틱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전기차 충전 서비스는 향후 성장성이 높은 산업인 만큼 당장의 공모가 수준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단기적인 수익률보다는 회사의 펀더멘털과 시장 내 지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며 "업계 1위 포지션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갖추고 있고, 향후 성장 여력도 충분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