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주목받는 한화그룹 컴플라이언스위원회
입력 2026.04.21 07:00

유상증자 논란·방산 M&A 제동·계열분리까지 리스크 집중
율촌 출신 김건 변호사 합류…지배구조·자금조달 대응 강화
계열사 준법라인 재정비 움직임…핵심 보직 인력 충원 흐름
"준법 넘어 리스크 컨트롤타워"…한화 컴플위 존재감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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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한화그룹이 최근 유상증자 논란과 풍산 방산부문 인수합병(M&A) 제동, 계열분리 작업 등 굵직한 현안을 동시에 맞으면서 그룹 차원의 법무·거버넌스 컨트롤타워로 평가받는 컴플라이언스위원회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시장과 금융당국의 시선이 집중되는 상황에서, 그룹 내부적으로도 준법·법무 조직을 보강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최근 법무법인 율촌의 김건 변호사가 한화 컴플라이언스위원회에 합류하기로 했다. 김 변호사는 율촌에서 기업법무 및 금융그룹 소속으로 인수합병(M&A), 자금조달, 지배구조, 컴플라이언스 자문을 폭넓게 수행해온 인물이다. 사모펀드 제도개편 태스크포스(TF), 의무공개매수 제도 TF 등에 참여한 이력도 있어 최근 강화되는 주주권 및 지배구조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전문가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김 변호사가 기존 컴플라이언스위원회 실무를 이끌어온 이재인 전무의 역할 상당 부분을 이어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무는 한화투자증권 법무팀장과 준법감시인을 역임한 인물로, 그룹 내 핵심 법무라인으로 꼽혀왔다. 한화솔루션 유상증자 논란 때는 직접 IR에 참석해 법무 설명을 지원하기도 했다. 이번 인사는 기존 실무 라인을 보강하는 성격이 짙다는 해석이 나온다.

    계열사 차원의 준법·법무 인력 보강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최병선 준법지원실장의 후임을 찾기 위해 로펌 등을 통해 후보군을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심강섭 전략부문 준법지원 팀장이 실무를 맡고 있는 상황이다.

    한화 컴플라이언스위원회는 그룹 전반의 준법경영을 총괄하는 조직이다. 판사 출신인 조현일 사장이 관련 인력들을 아우르는 실무 총괄을 맡고 있다.

    조 사장은 2013년 한화그룹에 합류한 이후 그룹 법무팀장과 경영기획실 등을 거치며 주요 인수합병 과정에서 법적 리스크 대응을 총괄해온 인물이다. 현재는 그룹 차원의 컴플라이언스 정책 수립과 계열사 점검을 총괄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국내외 주요 대형 로펌과의 소통 창구 역할도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무적으로는 각 계열사에 준법·법무 책임자가 배치돼 있다. 한화솔루션의 경우 법무법인 광장 출신의 서동범 컴플라이언스 실장이 준법경영을 맡고 있으며, 한화오션에는 서울중앙지검 출신 이광석 전무가 컴플라이언스 실무를 담당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준법지원실을 중심으로 법무 대응 체계를 운영 중이다.

    그룹 안팎에서는 한화 컴플라이언스위원회를 단순한 준법지원 조직으로 보지 않는다. 각 계열사 법무 조직이 별도로 존재하지만, 일정 규모 이상의 주요 사안은 그룹 차원에서 다시 검토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한화 컴플라이언스위원회를 사실상 그룹 전체 법무 이슈를 총괄하는 조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인수합병(M&A), 대형 소송, 규제 대응, 내부거래 및 지배구조 이슈 등 핵심 사안의 경우 위원회 소속 변호사들이 직접 검토와 조율을 맡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특히 위원회 내부는 방산, 지배구조 등 분야별로 나뉜 '변호사 조직' 형태로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주요 로펌들 역시 개별 계열사가 아니라 컴플라이언스위원회를 중심으로 소통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한화는 전통적으로 법무 조직의 영향력이 강한 그룹으로, 주요 딜이나 의사결정 과정에서 변호사들이 깊이 관여하는 구조"라며 "컴플라이언스위원회는 그 정점에 있는 조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한화의 상황을 고려하면 이러한 역할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약 2조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금융감독원의 정정 요구를 받았고, 주주 반발도 확산된 바 있다. 실제로 회사는 유상증자 규모를 일부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동시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추진하던 풍산 방산부문 인수 검토가 중단되면서 그룹의 방산 포트폴리오 확대 전략에도 제동이 걸렸다. 여기에 오는 7월 예정된 ㈜한화 인적분할을 통한 계열분리 작업까지 더해지면서, 자금조달과 지배구조 개편, 대형 투자 판단이 동시에 진행되는 복합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공시와 주주 대응, 규제 리스크가 얽힌 상황에서 개별 계열사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룹 차원에서 법무·거버넌스 리스크를 통합 관리하는 조직의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한화 컴플라이언스위원회는 '준법'이라는 이름과 달리, 그룹 전반의 전략적 의사결정을 뒷받침하는 핵심 조직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다. 현재 국면에서 이 조직이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향후 한화의 리스크 대응 방향도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한화그룹은 "한화컴플라이언스위원회는 그룹 차원의 컴플라이언스 정책을 수립하고 각 사의 이행 여부 및 관련 업무를 자문, 지원함으로써 계열사의 준법경영을 도모하는 그룹 협의체의 역할을 하며, 각 사는 각 사의 준법지원인을 선임해 독자적인 컴플라이언스 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