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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거래(딜) 기근과 세컨더리 시장 부담이 겹치면서 최근 국내 사모펀드(PEF) 시장에서 컨티뉴에이션 펀드가 대안으로 다시 부상하고 있다. 다만 국내 투자시장에서는 사실상 만기 연장 수단에 불과하다는 시각도 상존하다보니 출구 전략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다.
14일 금융투자(IB)업계에 따르면 국내 한 PEF 운용사는 컨티뉴에이션 펀드 결성을 위해 자문사 등과 논의를 진행하며 관련 작업을 준비 중이다.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자산을 장기간 보유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해당 운용사는 기존 출자자(LP) 가운데 일부는 회수(엑시트)하고, 일부는 잔류시키는 방식의 구조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최근 투자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최종 의사결정은 다소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컨티뉴에이션 펀드는 GP가 자산을 장기간 보유하기 위해 기존 LP 대신 새로운 LP를 모집, 기존 펀드의 포트폴리오를 이전해 운용하는 구조의 펀드다. 그간 주로 해외 사모펀드 시장에서 활용돼 왔다. 2022년 7월 한앤컴퍼니가 안정적인 기업에 장기 투자하겠다는 목표로 국내외 LP를 대상으로 약 15억달러 규모의 쌍용C&E 컨티뉴에이션 펀드를 결성하며 첫 사례를 만들었다. 해당 거래는 국내 컨티뉴에이션 펀드의 사실상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최근 들어 국내 다수의 PEF가 자사 펀드를 컨티뉴에이션 펀드로 이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신규 딜이 마땅치 않은 데다, 한동안 활발했던 세컨더리 거래마저 점차 소화 부담이 커지면서 위탁운용사(GP)들이 출구 전략 다변화를 모색하는 흐름으로 풀이된다.
특히 투자대상이 우량 기업임에도 불구, 갑작스런 업황저하나 환경변화로 일시적인 성장 정체를 겪고 있을 경우에 컨티뉴에이션 펀드가 마련되는 경우가 많다. 출자자 입장에서는 펀드 만기로 인해 기존 자산을 당장 매각하고, 다시 새로운 투자대상을 찾도록 하느니 펀드 교체를 통한 재투자로 더 높은 성과를 낼만하다고 판단할 때 참여하기도 한다.
다만 국내 LP들 사이에서는 컨티뉴에이션 펀드를 바라보는 시각이 우호적이지만은 않다는 점이 고민거리다. 일부 LP들은 "사실상 펀드 만기 연장을 위한 수단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많기 때문.
아울러 컨티뉴에이션 펀드 조성 과정에서 '기존 펀드'와 '신규 펀드' 사이에 매입단가 차이, 혹은 신규 출자자와 형평성 문제 등이 고려되어야 하는 점도 난관으로 꼽힌다.
이 같은 인식 탓에 과거에도 관련 시도가 이어져 왔지만 실제 성사 사례는 많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미 컨티뉴에이션 펀드를 조성한 사례에 대해서도 “결국 명확한 엑시트 시점은 언제냐”는 의구심이 남아 있다는 평가다.
국내 LP 구조 역시 제약 요인으로 꼽힌다. 연기금과 공제회 비중이 높은 특성상, 기존 투자자를 단순히 새로운 투자자로 대체하는 구조에 대한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컨티뉴에이션 펀드에 대해 ‘굳이 필요하냐’는 인식이 형성되기 쉽다는 지적도 나온다.
개념에 익숙한 해외 LP들 역시 전반적으로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분위기다.
해외 LP들도 국내에 사무소를 두거나 소수의 현지 인력을 통해 시장 상황을 상시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국내 시장 내 평판과 운용사별 분위기, 언론 보도, LP 동향, 정책 움직임 등 다양한 정보를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있어 해당 자산이 실제로 안정성과 성장성을 갖춘 우량 자산인지, 혹은 엑시트가 지연되며 선택된 전략인지를 일정 부분 가려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PEF 관계자는 “컨티뉴에이션 펀드는 국내 도입 이후 간헐적으로 논의돼 왔지만 실제 성사 사례는 많지 않다”며 “국내 LP들의 시선이 우호적이지 않은 점이 가장 큰 제약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외 LP들 역시 결국 엑시트를 통해 수익을 실현할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라며 “컨티뉴에이션 펀드 여부를 떠나 투자금 회수가 가능하다는 확신을 주는 것이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PEF 관계자는 “자산의 성장성이 충분히 확신되는 경우라면 컨티뉴에이션 펀드도 유효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면서도 “그렇지 않은 경우 LP 입장에서는 ‘엑시트가 어려워지자 선택한 대안’으로 보는 시각이 여전히 강해, 현실적으로 추진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