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키운 교보생명, 예상 시총은 아직 4兆…'동맹' SBI는 만족할까
입력 2026.04.22 07:00

순익·자본 증가에도 예상 시총 3.8조원 그쳐
'자본건전성' 부담 지속…밸류에이션에 영향
SBI홀딩스 등 우호지분 확보에도 FI 갈등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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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교보생명의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평가받는 기업가치는 여전히 재무적 투자자(FI)들의 기대치를 밑돌 전망이다. 특히 과거 유입된 FI들의 인수단가와 현재 추정 기업가치 간의 간극이 커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16일 교보생명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교보생명의 당기순이익은 별도 기준 7632억원으로 전년(6987억원) 대비 9% 증가했다. 보험손익은 17% 감소한 3916억원이고, 투자손익은 6700억원으로 작년과 대동소이했다. 같은 기간 자기자본은 7조6548억원으로 4.7% 증가했다. 지급여력비율은 경과조치 후 225.95%로 안정적이다.

    순익만 놓고 보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기업가치가 확대됐다고 볼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IFRS17 등의 도입 이후 자본건전성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생보업계에 대한 밸류에이션이 높지 않은 상태다.

    금융사의 가치평가는 통상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적용한다. 현재 삼성생명·한화생명 등 상위 상장 생보사의 평균 PBR은 0.5배 수준이다. 작년 말 기준 자기자본에 평균 PBR을 단순 대입하면 교보생명의 예상 기업가치는 3조8000억원 수준이다. 

    삼성전자 지분 가치 급등 수혜를 받고 있는 삼성생명의 0.74배를 적용한다고 해도 5조6000억원에 머문다. 업계 2위 한화생명의 0.27배를 적용하면 급기야 2조원대로 떨어진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17, 보험부채 할인률 현실화 등으로 생보업계 전반적으로 자기자본이 감소하는 추세"라며 "보험사에 대한 평가를 PBR로 하는 게 맞는 지도 문제인데 삼성생명의 주가는 삼성전자 지분 등의 영향이 있어서 오롯이 기업 가치라고 보기엔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장기 상품을 다루고, 보험·투자수익으로 수익이 이원화된 생보사의 특징을 고려해 내재가치(EV)법을 활용할 수도 있다. 다만 주요 상장 생보사의 시가총액 대비 내재가치(P/EV)도 0.3~0.4배에 그친다. 이를 감안하면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 바라보는 상장 생보사 2곳의 밸류가 높지 않은 상황에서 교보만 좋은 평가를 받기는 쉽지 않다"며 "코스피 급등에도 보험주는 소외되는 모습이라 회사가 기대하는 기업가치와 시장 가격 사이의 간극을 메우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FI 중 한 곳이었던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는 작년 손실을 감내하고 주당 23만4000원에 지분을 넘겼다. 2012년 FI들의 교보생명 주식 주당 인수단가는 24만5000원이었다. 새로 합류한 교보생명의 '우군' SBI홀딩스가 해당 지분을 인수했다.

    이들이 인수한 지분의 '원가'를 따지면 교보생명의 시가총액이 24조원은 돼야 한다. 이전의 FI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다. 물론 SBI홀딩스는 시세차익을 추구하는 사모펀드가 아니며, SBI저축은행을 교보생명에 넘기는 등 동맹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현재 수준으로 교보생명이 상장한다면 SBI측도 매수가와 시장가격 사이에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을거란 지적이 나온다.

    기존 FI 중 IMM과 EQT도 아직 약 11%의 지분을 들고 있다. FI측 의결권이 교보생명의 경영 판단을 막을 수준은 아니지만, 마땅한 엑시트 방식이 없는 상황에서 IPO에 대한 압박은 커질 수밖에 없다.

    애초 교보생명은 올해까지 지주사 전환 및 IPO를 추진할 것으로 추정됐지만, 현재 구체적인 시점 등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교보생명은 최근 SBI저축은행의 지분 인수를 추진하며 "FI와의 풋옵션은 일단락됐고, 금융지주 전환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