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이지연)
시중은행들이 국민성장펀드를 활용한 리벨리온 투자 안건을 놓고 셈법에 분주한 모습이다. 당국이 생산적 금융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자본규제 합리화 방안을 내놓았지만, 위험가중치(RW) 산정의 '해석'을 두고 막판 검증을 이어가는 분위기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최근 리벨리온 투자 참여를 앞두고 내부 논의를 진행 중이다. 당초 은행들은 이 투자가 당국의 '정책목적 펀드 특례' 요건을 충족해 RW 100%를 적용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내부 보고를 마쳤다. 다만 최근 최근 특례 적용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요건을 재검토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만약 이번 투자가 정책 특례로 인정받지 못할 경우, 일반 비상장주식 투자로 분류돼 최대 400%에 달하는 위험가중치가 적용될 수 있다. 최근 환율 상승 등으로 은행권 위험가중자산(RWA)이 급증하며 보통주자본(CET1)비율 관리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투자 건당 자본 부담이 수배로 늘어나는 상황을 경계하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정책목적 펀드 투자 시 RW 100% 특례 요건으로 ▲특정 경제 분야 지원 ▲정부·정책금융기관의 일정 수준 이상 보조·투자 ▲금융당국의 감독 및 정책적 제한사항 포함 등을 제시했다. 특히 정부나 정책금융기관이 펀드 전체의 20% 이상을 동순위로 투자하거나, 7.4% 이상을 후순위로 부담하는 등의 '손실 분담' 구조가 핵심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혼선이 여전하다. 금융감독원 해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회색지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기존 펀드가 당국이 요구하는 정책적 안전장치를 담고 있는지와 함께 기존 펀드나 시리즈 펀드, 혹은 해외 펀드의 경우 RW 100% 소급 적용이 가능할지 여부 등 확인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특히 은행들은 당국이 제시한 '후순위 7.4% 또는 동순위 20% 투자'라는 공식적인 손실 분담 구조를 모든 펀드가 100% 충족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에서, 이같은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RW 100% 적용이 가능한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질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이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특정 투자 건에 실질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면, 비록 형식적인 펀드 매칭 요건을 완벽히 갖추지 못했더라도 RW 100%를 적용하겠다는 해석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진다.
즉, 은행이 참여하는 펀드에 정책금융기관이 직접 LP로 참여하지 않은 구조라도, 산업은행 등이 동일한 투자 라운드에 자금을 집행하고 있다면 이를 '정책성 있는 투자'로 인정해 100% 특례를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100% 적용을 전제로 보고한 곳들이 있는 반면, 보수적으로 400%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접근한 곳들도 있다"며 "아직 펀드 투자에 100% 특례를 적용받은 선례가 많지 않아 고민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은행권의 이번 리벨리온 투자가 최종적으로 무리 없이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가적 전략산업으로서의 상징성을 떠나 리벨리온의 성장 잠재력 자체가 은행들의 투자 참여 유인으로 충분하다는 분위기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애매한 부분은 있지만, AI 반도체 산업에 대한 국가적 육성 의지가 강한 만큼 은행들도 적극적으로 참여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국민성장펀드 참여 목적의 경우 요건만 충족하면 RW 100% 적용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 목적 펀드에 은행이 출자하는 경우, 요건을 충족하면 100% 위험가중치를 적용받을 수 있다"며 "국민성장펀드 역시 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