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자 수정안 낸 한화솔루션, 커지는 주관사단 책임론...금감원 반응에 '촉각'
입력 2026.04.23 07:00

NH투자증권 총괄·대신증권 실사·한국투자증권 IR…주관사단 역할 분담
KB증권, 증자 수정안 작성 전담…가이드라인 없이 구조 재설계
금감원 심사 변수 속 1.8조 축소안 제출…주관사단 전반 ‘촉각’

  • 한화솔루션이 유상증자 규모를 축소한 가운데, 증자를 설계하고 구조를 제안한 주관사단의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다. 금융감독원과의 소통이 제한돼 이른바 '가이드라인'이 없었던 상황에서 증자 신고서 수정안에 주관사단의 의견이 상당부분 반영된 까닭이다. 

    수정안이 금감원의 심사를 통과할 수 있을지 여부를 둘러싸고 주관사단 전반에 긴장감이 감도는 분위기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17일 최근 유상증자 규모를 당초 2조4000억원에서 1조8000억원으로 축소하는 정정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기존에 증자 대금으로 상환하려 했던 6000억원 규모의 채무는 자본성 조달과 자산 매각을 통해 별도로 해결하겠다는 시나리오다.

    이번 수정안은 당국과의 사전 교감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마련된 것으로 전해진다. 통상 금감원이 증권신고서 정정 과정에서 창구 지도의 일환으로 일정 수준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번 건은 별도의 방향 제시 없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발행사와 주관사단이 유상증자 구조 수정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고심이 깊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 (그래픽=이지연) 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이지연)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당국과의 소통이 제한된 상황에서 이번 수정안이 마련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통상적으로는 일정한 가이드라인이나 뉘앙스가 전달되기도 하지만, 이번에는 시장의 관심이 큰 만큼 금감원도 방향을 제시하는 데 신중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금감원과 주주들의 시각을 모두 고려해야 하는 만큼 구조를 짜는 과정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유상증자에서는 공동 대표주관사 간 역할 분담이 이뤄진 가운데 NH투자증권이 총괄을 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실사는 대신증권, IR은 한국투자증권이 담당하는 구조다. 수정안 작성은 KB증권이 전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거래의 수수료 배분은 NH투자증권 28%, KB증권 24%, 한국투자증권 24%, 대신증권 24% 수준으로 파악된다.

    이미 한 차례 금감원으로부터 정정 요구를 받은 만큼 주관사단의 부담도 커졌다는 평가다. 

    이번 증자로 발생하는 총 발행 비용은 약 98억원 규모로, 이 중 인수수수료만 7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대규모 수수료가 걸린 딜인 만큼 금감원 심사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주관사로서의 실적과 평판에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구도다. 총괄 주관사를 맡은 한화솔루션 역시 이번 증자를 필수적인 자금조달 수단으로 보고 있어 금감원 심사 통과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화 측은 당국의 엄격한 심사 분위기를 고려해 ‘납작 엎드린’ 자세로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현재로서는 증자 규모를 줄여서라도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한화솔루션은 증자 대금의 상당 부분이 채무상환에 쓰인다는 비판을 의식해 상환 대상 채무 일부를 조정했다. 약 4400억원 규모의 한도대출은 채무상환 대상에서 제외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소위 ‘마이너스 통장’ 성격의 한도대출은 이번 채무상환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행사와 주관사의 조정이 증자를 시장에 관철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 수정안이 주주들의 비판 여론을 누그러뜨리고 금감원의 지적 사항을 해소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앞서 주주들은 2조4000억원 규모 증자 가운데 약 1조5000억원이 사채 상환에 쓰인다는 점을 문제 삼으며, 경영 부진 부담을 일반 주주에게 전가한다는 비판을 제기했다.

    논란이 커지자 금감원은 지난 9일 중요사항 기재가 불분명하다며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했다. 금감원은 “투자자의 합리적 판단을 저해하거나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경우”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사전 교감 여부를 두고도 논란이 불거졌다. 한화솔루션은 당국과 소통해왔다고 밝혔지만, 금감원은 이를 부인했고 이후 관련 발언을 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대기발령 조치됐다.

    금감원이 이번 정정 증권신고서에 다시 제동을 걸 경우, 3000억원 규모의 추가 자본성 조달 등 후속 작업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유상증자 구조 전반을 다시 손봐야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금감원은 원칙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효력 발생 예정일 전날인 5월 4일까지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정정 요구 사항이 충실히 반영됐는지를 중심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흡하다고 판단될 경우 추가 정정 요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