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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SK하이닉스 내부에 본격적으로 현금이 쌓이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사업의 이익 창출력 자체가 달라진 덕에 연내 목표한 재무건전성 기준을 달성하면서도 주주환원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23일 SK하이닉스는 실적 발표회를 열고 1분기 매출액이 52조5762억원, 영업이익이 37조6102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전분기 대비 각각 60.2%, 96.2% 증가한 수치다. 사상 최초로 분기 매출이 50조원을 돌파했고, 영업이익은 4개 분기 연속으로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2배, 영업이익은 4배 이상 급증했다. 영업이익률은 72%를 기록했다.
통상 1분기는 메모리 시장에서 계절적 비수기로 분류된다. 그러나 전방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가 지속되는 덕에 HBM, 서버용 D램, 기업용 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중심으로 실적 개선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D램과 낸드 제품의 전체 빗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출하량 증가율)가 각각 전 분기 수준을 유지하거나 소폭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평균판매가격(ASP)는 각각 60%, 7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하량이 뚜렷하게 늘어나지 않았음에도 이익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덜 팔고 더 버는 구조가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당기순이익은 40조3459억원, 순이익률은 77%를 달성했다. 투자자산 평가이익 9조9400억원과 외환관련 이익 1조5700억원을 포함해 12조4400억원 규모 영업외수익이 반영된 덕이다. 실질적인 현금 창출력을 보여주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는 41조3400억원으로 집계됐다.
회사는 이 같은 흐름이 단기 수급 불균형으로 인한 일시적 초과이익보다 메모리 산업의 구조적 변화 덕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고객사들의 메모리 확보 경쟁은 계속되는데 단기간 내 업계 전체의 공급능력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년 장기공급계약(LTA)에 대한 요청도 지속되지만 현재 공급 여력으로는 이를 모두 수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초과이익 구조는 재무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1분기 말 보유 순현금은 35조원을 돌파했다. 작년 하반기 처음으로 순현금 구조에 들어선 지 불과 6개월 만에 35조원의 현금을 더 쌓게 됐다는 뜻이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실적 발표회를 통해 1차적으로 글로벌 최상위 수준 재무체력을 확보하는 게 필수적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현재 100조원 이상의 순현금 확보를 중장기 재무건전성 목표로 세운 상태다. 그러나 현재 메모리 사업의 이익 창출력을 고려하면 연내 재무건전성 목표를 달성하면서도 주주환원 확대까지 병행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사업의 높은 투자수익률을 감안하면 창출되는 현금을 사업에 재투자할 때 자본효율이 극대화한다. 장기적으로 필요한 투자를 집중하면서 재무건전성 확보해 장기 성장성을 확보할 것"이라며 "그러나 이익 창출력을 고려하면 순현금 100조원을 달성하면서도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소각 등 주주환원 확대도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연내 추가적인 배당이나 자사주 관련 정책을 마련하고 실행 방안을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관심이 집중되는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은 아직 현지 당국의 심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SK하이닉스는 지난 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ADR 관련 신청서를 제출했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공모 방식이나 규모,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추후 구체적인 사항이 확정되면 시장과 소통할 것이라 예고했다.
올해 설비투자(CAEPX)를 작년보다 대폭 늘릴 것이지만 과거와 같은 공급 과잉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선을 그었다. 중동 지정학 분쟁 등으로 인한 에너지 및 핵심 원자재 수급 역시 이미 대응 체계를 구축해 단기적으로 생산 차질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최근 업계에서 불거지는 차세대 HBM 경쟁력에 대해서는 원론적 입장만을 재확인했다. 이날 발표회에선 SK하이닉스의 차세대 HBM 기술 경쟁력 우위 요소나 경쟁사 대비 차별화 요소 등에 대한 질문이 몇 차례 이어졌다.
SK하이닉스는 "HBM은 고객 관점에서 속도나 전력효율 등 단순 성능 뿐 아니라 품질이나 수율, 공급 안정성 등 통합 경쟁력이 더 중요한 평가 요인"이라며 "당사 HBM4는 주요 고객사와 초기 단계부터 긴밀히 협력해 선제적으로 개발, 공급 체계를 구축해왔고 적기 공급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