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노사 갈등, 신규 수주 악영향 미칠 리스크로 커질까
입력 2026.04.24 07:00

노조 만나 협상 의지 보였던 존 림 대표
지난달 중순 마지막으로 노사 만남 종결
주가는 연초 고점 대비 20% 가까이 하락
노조 리스크 '상수'될까…수주 관리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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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노사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임직원 개인정보 유출사태를 거치며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은 파행을 맞았고 삼성전자,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 등이 속한 초기업노조를 중심으로 파업이 급물살을 타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 협의도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난항을 겪었다.

    지난달까지 노조와 물밑에서 접촉했던 존 림 대표는 이달 들어 노조와의 만남을 추진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협상 의지를 접은 모습이다. 배양 공정 인력을 중심으로 파업에 돌입할 시 생산, 납기 등에서 손실 회피가 어렵고 바이오 사업부 성장세가 꺾이면 그룹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우려는 어느 정도 현실화되고 있다. 존 림 대표는 올해 미국 수주 활동 중 몇몇 기업으로부터 이번 사태에 대한 문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중순 진행한 노조와의 만남에서도 "초호황기(슈퍼사이클)에 올라탄 삼성전자와 달리 바이오 CDMO는 파업 시 보수적인 고객사가 이탈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파업으로 예상되는 피해 규모를 근거로 들어 이달 초 법원에 노조의 파업을 금지하는 가처분을 신청했다. 핵심 공정에 필요한 인력이 파업에 동원되면 이로 인한 경영상의 피해는 물론 바이오의약품 CDMO 경쟁력의 근간인 고객사와의 신뢰가 훼손될 것이라는 점이 골자다.

    앞서 시행된 노란봉투법을 기점으로 노조의 쟁의행위 범위가 확대된 점을 고려한다면 노사 갈등이 경영상 상수가 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현재 노사 협의가 법적 다툼으로 이어진 만큼 향후 노조 반발이나 요구가 강해진다면 경영 판단에서도 상시로 고려해야 할 부담이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시장에서도 이번 사태가 어떤 국면으로 이어질지를 두고 다양한 시나리오를 내놓고 있다. 특히 기존에 계획한 공장 증설에 따라 신규 수주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빅파마 대상의 수주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건이다. 향후 성과를 봐야겠으나 올해 체결한 수주 계약은 2000억원 규모의 계약 1건만 공개돼 있다.

    증권가에서는 그동안 가팔랐던 성장 폭 자체는 다소 수그러든 데다 신규 공장 착공 소식도 늦어지고 있어 이번 리스크가 짐이 됐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당장 회사 주가는 여러 변수가 겹치면서 연초 기록한 고점 대비 20% 가까이 하락했다. 파업 이후 결정될 임금인상률로 인해 늘어날 비용도 살펴볼 만한 대목이다.

    그럼에도 실적 자체에 대해서는 성장을 예상하는 분석이 많다.

    NH투자증권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연간 매출 성장률을 20%로 추정했고, 최근 인수한 미국 락빌 공장이나 통상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이 회사가 수혜를 입었던 점을 고려했을 때 25~30%의 성장률도 가능하다고 봤다. 6공장도 지난달 말 건설 허가를 신청하는 등 관련 절차가 진행되는 모습이다.

    뚜렷한 성장 흐름 속 회사가 거세질 노조 요구에 어떻게 대응할지는 관전 포인트다. 그룹 전반적인 노무 관리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어 미래 사업을 자처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판단이 가볍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향후 체결할 수주 계약과 이로 인한 성과 등이 노사 갈등으로 인한 평판 회복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해와 비교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공시한 수주 건수가 줄었고 신규 공장 착공 소식도 늦어지며 불확실성을 키우는 모습"이라며 "통상 연초 수주가 적은 점을 고려하면 향후 수주 공백을 메워야 할 필요성이 있고, 파업 이슈는 협상 등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