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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가 각각 보험 계열사의 수익 창출 부진에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금융지주 비은행 강화 전략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은 보험업권에 악재가 잇달으며 리딩금융 경쟁은 더욱 안갯속으로 빠져들게 된 모습이다.
신한라이프는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으로 103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6% 급감한 수준이다. 지난 2021년 출범 이후 견조한 성장세를 거듭하며 카드사를 대체할 '신한금융 비은행 강화'의 해법으로 주목받았지만, 보험업권 전반에 불어닥친 악재들에 고전을 면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보험 부문의 실적을 갉아먹은 주요 원인은 지속된 손해보험사 부문의 적자를 제외하면, 신한라이프의 예실차(예상보험금과 실제보험금의 차이) 악화다. 업계에서는 IFRS17(회계제도) 아래 계리적 가정 변경 여파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최소 올 한 해 동안 지속적인 흐름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더해 금리 상승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신한라이프를 포함한 보험업권이 전반적으로 장기 수익성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투자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리딩금융 자리를 지켜내고 있는 KB금융 역시 상황이 녹록지 않다. KB 보험 계열사들은 1분기 순익 감소세에도 신한금융 보험 계열사의 순익 기여도(5% 수준)의 2배가 넘는 수익성을 자랑하고 있지만, 손보업권에 대한 비우호적인 환경이 지속될 우려에 직면한 상황이다.
KB손보는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급감한 2007억원을 기록했다. 계절적 요인과 4년 연속 지속된 보험료 인하로 인해 악화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실적에 타격을 입힌 모습이다.
KB손보의 1분기 상품 손해율은 83.1%로, 전년 동기 대비 2.4%포인트 상승했다. 이중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5.9%까지 치솟았다. 업계에서는 통상적으로 '손해율 80%'를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KB손보는 1분기 보험손익으로 전년 동기(2631억원) 대비 30.5% 줄어든 1828억원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자동차 5부제' 관련 특약 분쟁 및 보상 체계 변화 등의 이슈까지 겹치며 손보업권의 수익성 타격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중동 전쟁 경제대응 특별위원회는 오는 27일 5부제 참여 차주에 대한 자동차보험료 할인 방안을 발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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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 지주 보험 계열사가 공통적으로 어려운 경영 환경에 처했지만, '위기 대응력'에 있어서는 편차가 있었다. 양 지주 생보 계열사의 수익 효율성에서 차이가 났다는 분석이다. 자산과 CSM(보험계약마진) 규모 등 외형적으로는 신한라이프가 앞서지만, 어려운 업황에 대응해 수익을 방어하는 역량에서는 KB라이프가 신한을 앞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KB라이프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7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 감소하며 신한라이프보다 순익 감소폭을 줄였다. 결과적으로 KB라이프는 신한라이프의 약 60% 수준의 자산 규모로도 순이익 격차를 200억원 안팎까지 좁힌 모습이다.
양사의 희비는 투자손익에서 갈렸다. KB라이프는 금융시장 변동성과 세법 개정의 영향으로 투자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며 손익이 줄어들었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성장세를 보였다. KB라이프의 1분기 투자영업수익은 전년 동기(4816억원)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9780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신한라이프 역시 투자수익은 2배 가까이 증가하며 견조한 경상 이익 확보 역량을 입증했지만,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유가증권처분이익(FVOCI)이 급격하게 줄어들며 투자손익이 128억원 적자 전환했다.
이는 금리 상승기에 기존 채권의 가치가 하락하면서 발생하는 구조적 손실이다. 문제는 FVOCI 평가손실이 장부상 자본 감소에 그치지 않고 투자손익 쇼크로 전이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업계 전문가들은 금리 의존도를 최소화할 수 있는 자산 운용 역량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작년과 재작년 금리 하락기에는 보험사가 특정 시점에 채권을 팔아 처분 이익으로 투자손익을 방어하는 흐름이 이어졌다"며 "올해 보험사는 자산과 부채의 듀레이션 차이를 정교하게 좁히는 ALM(종합자산부채관리) 관리를 강화해 자본 변동성을 선제적으로 통제해야 수익 침체기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불안정한 대외 경영 환경을 극복하고 중장기 성장 기반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내실 중심의 체질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며 "단기적 성과가 아닌 건전성과 미래 수익성이 높은 회사를 만들어, 고객과 신뢰를 지속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