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에도 '계륵'된 ELS 판매...'가입에 1시간, 서로 진 빠진다'
입력 2026.04.24 15:31

과징금 부담에 ELS '판매 중단' 기류 확산
유일한 판매처 우리은행도 동력 약화
현장 부담 가중…"가입 한 건에 1시간"
증권사 이동·ETF 대체 등 '퇴장'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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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이지연)

    금융당국의 고강도 제재 기조 속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주가연계증권(ELS) 판매를 이어오던 우리은행마저 취급을 사실상 중단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판매 절차가 강화되며 판매자도, 가입자도 불만족스러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은 현재 금융위원회의 ELS 관련 과징금 제재 결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당초 금융감독원이 부과한 4조원대 과징금이 제재심에서 2조1000억 원 수준으로 일부 조정됐지만, 은행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과도한 금액'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현재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ELS를 취급 중인 우리은행 분위기도 시들하다. 우리은행은 앞서 발생한 DLF 사태 이후 일찍이 판매를 축소하며 관리 체계를 재정비해왔고, 최근에는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판매 개선 방안에 맞춰 전용 상담실까지 마련하며 판매를 이어왔다.

    그러나 현장의 목소리는 다르다. 강화된 ELS 판매 절차가 사실상 판매를 가로막는 '장벽'이 되고 있다는 토로가 나온다. 상품 가입을 위해서는 전 과정을 녹취해야 하고, 지정된 별도 공간으로 이동해 상담을 진행해야 하는 등 절차가 지나치게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이러자 일선 직원들도 해당 상품 권유를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가입 한 건당 짧게는 40분, 길게는 1시간 이상 소요된다"며 "고객도 지치고 응대하는 직원들도 진이 빠져 서로 적극적으로 상품을 권유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고객들은 은행 창구보다 모바일 앱으로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는 증권사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일선 직원들 역시 최근 증시 활황 등을 고려해 ELS 대신 ETF나 펀드 등 대체 상품을 안내하는 비중을 늘리는 추세다.

    이처럼 유일한 판매처인 우리은행조차 ELS 판매에서 이렇다할 실익을 거두지 못하자, 다른 시중은행들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졌다. 당초 거점 점포 요건을 갖춰 판매를 재개하려던 은행들은 최근 금융당국의 제재안을 지켜보며 사실상 계획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특히 이찬진 원장 취임 이후 금융감독원이 소비자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며 '무관용 제재'를 강조하고 나선 점도 결정적이다. 유사 사고 발생 시 은행이 감당해야 할 리스크가 과거보다 훨씬 커진 상황에서, 굳이 고위험 상품을 판매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들은 ELS 직접 판매 대신 은행과 증권사의 '복합점포'를 통한 우회 판매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우리은행은 복합점포 수가 충분치 않아 이같은 전략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른 은행들 역시 당분간 판매 재개는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처럼 판매 인프라를 갖추고도 판매 유인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 되자, 은행권의 ELS 판매 의지 또한 약해질 것이란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의 엄격한 기조와 은행들의 기피 현상이 맞물리며, 향후 은행에서 ELS 상품을 만나보기는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은행 방문 고객들은 원금보장형 상품을 선호하는 성향이 강해 ELS에 대한 수요는 꾸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재 전담 판매 창구 지정 등 필요한 인프라는 모두 갖춘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 우리은행의 리테일 기반 확대와 같은 전략적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ELS 판매의 구체적인 방향성을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