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시트 방해다"…한투리얼에셋과 갈등빚는 영동프라자 투자자들
입력 2026.04.27 07:00

영동프라자 NPL 투자자 사이 갈등
"상이한 투자 목적이 갈등 주원인"
신속한 자금 회수 vs 개발 이익 극대화
한투리얼에 이해상충 소지있다는 지적
한투리얼 "대주단과 공동 대응 중"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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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이지연)

    영동프라자 부지 부실채권(NPL)을 떠안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대주들은 같은 우선수익자인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이 의도적으로 투자금 회수(엑시트)를 지연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자금 회수로 차익실현을 목표로 하는 통상적인 NPL 투자자와 달리, 한투리얼에셋은 저가 인수 후 개발을 통한 이익 극대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투리얼에셋은 대주단과 의견을 합치해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서울 서초구 영동프라자 쇼핑몰 부지(서초동 1310-5)에는 대규모 쇼핑몰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시행사 삼양엘앤디는 이 부지에 있던 영동프라자 쇼핑몰을 재건축해 면적을 확대하는 사업을 구상했다. 2021년 건축 허가를 받은 후 2022년 건물을 철거했다. 그러나 브릿지론의 본PF 전환이 실패하면서 사업이 중단됐고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했다.

    브릿지론 대출금은 트랜치A 1720억원, 트랜치B 300억원으로 총 2020억원이다. 브릿지론 대주에 새마을금고중앙회를 포함한 각 지점, 저축은행과 캐피탈사 등 약 50곳의 기관이 참여했다.

    2023년 9월 8차례의 공매 입찰을 진행했지만 모두 유찰됐다. 최저입찰가는 1차 5300억원에서 8차 2535억원으로 52% 떨어졌다.

    공매를 주관하는 우리자산신탁은 1순위 대주단의 요청을 받아 재공매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2차 공매는 최저입찰가를 2535억원에서 시작해 3차 2053억원으로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시행사 삼양엘앤디가 제기한 부동산 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인용하며 2차 공매가 멈췄다.

    이후 다섯여곳의 기관이 각각 NPL 펀드를 통해 기존 선순위 대주단의 채권을 할인 인수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손자회사 MCI대부,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 케이클라비스자산운용이 주축으로 약 3분의 1씩 나눠 보유한 것으로 파악된다.

    작년 9월 재차 공매 절차에 돌입했지만 8회의 유찰을 거쳐 수의계약이 가능한 상태로 들어섰다. 8차 공매의 최저 입찰가격은 2331억원이었다. 

    문제는 유찰 이후에 발생했다. 유찰 이후 매수의향자 A가 나타났는데, 한투리얼에셋 또한 매수 의향을 표명하며 A와의 거래를 반대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주 한 관계자는 "최종 매수자 선정 시 대주단 전체의 동의가 필요한데, 한투리얼에셋이 A의 자금조달 역량과 진정성 등을 이유로 매수자 선정을 방해했다"며 "8차 유찰 이후 별다른 움직임이 없던 한투리얼에셋은 매수의향자 A가 나타나자 매수 의향을 밝혔다"고 전했다.

    한투리얼에셋은 "한투리얼에셋 또한 매수 의향이 있었으며, 매각을 방해하기 위해 비협조적으로 나선 게 아니다"고 반박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나머지 대주단은 결국 한투리얼에셋과의 매매 계약을 체결에 동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한투리얼에셋이 사실상 유일한 엑시트 방안이 됐기 때문이다. 

    이들은 한투리얼에셋에 매수의향서 제출을 요구했다. 한투리얼에셋은 매수의향자 A가 제시한 금액보다 수백만원 높은 금액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매매 계약은 체결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된다. 신탁관리인 겸 수탁자인 우리자산신탁이 매수의향자 선정을 자체적으로 선정하기로 결정했다. 시행사가 제기한 소송이 정리되지 않아 절차 진행에 부담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투리얼에셋은 현재 대주단과 함께 매각 작업을 추진하며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한투리얼에셋 한 관계자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대주끼리 이견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지금은 의견을 합치했다"며 "매각에 차질이 생기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매각을 서두르기 위해) 주기적으로 대주와 만나 협의하는 등 우선수익자 입장에서 공동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대주는 애초에 한투리얼에셋이 이해상충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대주와 투자자라는 이중적 지위 사이에서 이해관계가 모호하게 얽혀 있다는 설명이다.

    다른 대주 관계자는 "여타 NPL 투자자와 마찬가지로 나머지 대주는 회수를 통한 차익실현이 목적이지만, 한투리얼에셋은 NPL 블라인드 펀드를 활용했음에도 불구 저가 인수 후 개발을 통한 차익 극대화가 목적"이라며 "엑시트 전략이 다르다 보니 한투리얼에셋과 다른 대주 사이에 갈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주가 직접 개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인 경우 이해상충 소지를 해소하기 위해 해당 대주의 의결권은 배제하고 나머지 대주들의 의사결정에 따르는 게 일반적"이라며 "영동프라자 부지 이외에도 이해상충 이슈로 한투리얼에셋과 갈등을 빚는 사업장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