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세계그룹이 서울 대학로 오라카이 호텔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조선호텔앤리조트와 신세계프라퍼티투자운용을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했으며, 숏리스트에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명동·판교·제주 등 신세계의 호텔 자산 확보가 이어지는 가운데, 도심 핵심 입지로 투자 범위를 넓히는 흐름이다.
오라카이 대학로 딜은 조선호텔이 운영을 맡고 신세계프라퍼티투자운용이 자산 취득에 참여하는 역할 분담형 구조다. 과거 마스터리스 중심 운영 모델에서 벗어나 운영과 투자 기능을 병행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명동과 판교 호텔 거래가 대표적이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포포인츠바이쉐라톤 조선 명동과 그래비티 서울 판교 호텔 인수에 참여했다. 해당 자산은 외부 운용사 펀드가 보유하던 호텔로, 조선호텔이 마스터리스 형태로 운영해오다 퍼시픽자산운용이 조성한 펀드에 메리츠증권과 함께 출자자로 참여하는 구조로 거래가 이뤄졌다. 조선호텔이 단순 운영을 넘어 출자자로 참여했다는 점에서, 운영 중심에서 자산 확보 단계로 역할이 확장됐다는 평가다.
제주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그랜드조선 제주는 올해 신세계프라퍼티투자운용(AMC)을 통해 리츠 형태로 편입됐다. 총 인수금액은 약 3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그룹은 장기적으로 호텔 자산을 상장 리츠로 운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직 호텔 섹터를 기초로 한 리츠를 전면화한 단계는 아니지만, 자산을 축적한 이후 포트폴리오 단위로 재구조화하는 구상까지 염두에 둔 행보다.
신세계프라퍼티 측도 "장기적으로 조선호텔 자산을 리츠 등 비히클에 편입해 운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
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이지연)
개발사업에서도 호텔은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프리마호텔 부지 개발은 호텔과 레지던스, 판매시설을 결합한 복합개발 프로젝트로, 총 사업비 약 1조5000억원 규모다. 신세계프라퍼티는 해당 PF에서 약 7000억원 규모의 자금보충 및 조건부 채무인수 의무를 부담하고 있다. 이는 자기자본 대비 약 34% 수준이다. 단순 지분 투자 수준을 넘어 신용을 활용해 프로젝트를 뒷받침하는 구조다.
인천 청라 스타필드 조단위 개발사업 역시 호텔이 결합된 복합 프로젝트다. 스타디움과 쇼핑몰, 호텔, 인피니티풀 등이 결합된 레저형 시설로 계획돼 있다.
호텔 자산의 운영 축인 조선호텔앤리조트의 확장 계획도 같은 흐름이다. 조선호텔은 2030년까지 신규 호텔 5곳을 추가해 총 14개로 확대하는 계획을 제시했다. 위탁운영 중심에서 벗어나 투자 및 개발과 결합된 구조로 전환되는 흐름이다.
최근엔 재무 측면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지난해 투자부동산 취득 등에 약 3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는 등 부동산 자산 확보에 현금을 지속 투입하고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핵심 계열사인 이마트의 본업 성장성이 둔화되는 상황에서, 부동산과 호텔을 결합한 자산 기반 수익 모델로의 이동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 일각에서는 호텔 사업 확대 흐름을 차세대 경영 구상과 연결해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정용진 회장의 장남 정해찬 씨가 미국 코넬대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한 점이 다시 언급되는 배경이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호텔을 축으로 한 신세계 부동산의 차세대 먹거리 포트폴리오 재편이 진행 중"이라며 "PF 보증과 레버리지 활용이 병행되고 있는 만큼 투자 속도 대비 재무 부담 관리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