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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이지연)
내년 NH투자증권의 '이름값' 부담이 급증할 전망이다. 증시 호황으로 매출이 대폭 뛴 데다 최근 농협법 개정으로 '농업지원사업비(농지비)' 요율 상한까지 높아졌다. 올해 부담해야 할 비용이 작년보다 2배 가까이 증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농협 계열사들이 부담하는 농업지원사업비 요율 상한이 기존 2.5%에서 3%로 상향된다. 지난 2월 국회에서 농협법 개정이 의결됨에 따라 올해 8월부터 시행이 예정됐다.
농지비는 사실상 농협 브랜드 사용료다. 농협법에 따라 농협중앙회는 농협의 명칭을 사용하는 영리법인에 사업비를 부과할 수 있다. NH농협은행, NH투자증권, NH농협생명 등이 포함된다. 이전 3개년 영업수익 평균에 회사별 부과율을 곱한 값을 부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에 상한인 2.5%가 부과되며, 다른 계열사는 1% 이하인 것으로 알려졌다. NH투자증권의 경우 현재 매출의 0.5%를 지급한다. 이에 따라 최근 부담금은 2024년 588억원, 2025년 564억원 등이었다. 작년 농협중앙회가 계열사로부터 수령한 농지비는 총 7097억원에 달한다.
부과율 상한이 상향됨에 따라 각 계열사의 부과율 역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상한 증가율을 단순 반영하면 NH투자증권의 부과율은 기존 0.5%에서 0.6%로 오를 수 있다.
더욱이 NH투자증권은 증시 호황 등으로 매출이 급상승한 상황이다. 회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영업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했다. 이 추세가 연말까지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내년 농지비는 매출 증가분만으로도 900억원에 육박하게 된다.
여기에 실질 요율이 0.1%포인트(p)만 올라도 올해 농지비는 1000억원을 훌쩍 넘길 전망이다. 작년 부담분(564억원) 대비 약 2배가 상승하는 셈이다.
NH투자증권의 비용 부담은 경쟁사들과 비교하면 더 두드러진다. 자산 규모가 비슷한 KB증권의 경우 작년 브랜드 사용료로 199억원을 그룹에 지급했다. NH투자증권의 3분의 1 수준이다. 미래에셋증권 또한 브랜드 사용료로 연간 130억~140억원을 부담하고 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농지비 부과율 상단이 올라감에 따라 전반적으로 요율 변경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농지비는 올 하반기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농협중앙회가 농지비 상한을 높여가며 계열사 압박에 나선 배경에는 중앙회의 급박한 재무 상황이 자리 잡고 있다. 지역농협의 건전성이 역대 최악 수준으로 치닫으면서 중앙회가 짊어져야 할 비용이 급증했다. 가장 확실한 현금 창출원인 금융 계열사로부터 거둬들이는 농지비를 늘릴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설명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역농협 연체율이 급증하고, 농민 소득은 정체된 상황이니 중앙회로선 금융 계열사에 손을 벌릴 수밖에 없다"며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계열사들의 현금 유출 문제와 건전성 악화 등의 부작용이 따를 수 있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새로운 규정 시행일은 오는 8월12일로 현재 기준 부과율에 대해 확정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