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춘투' 올해는 다를까?…삼전닉스·아틀라스가 최대 변수
입력 2026.04.28 07:00

순이익 30% 성과급 요구한 노조
로봇 도입 대비해 완전 월급제도
예년과 비슷한 조건, 올라간 협상 난도
현대차, 투자·관세·전쟁 부담인데
노조의 성과급 요구 조율도 고민

  • '춘투(春鬪)'를 앞두고 현대자동차 노조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대규모 투자 계획을 세운 현대차그룹은 미국 관세와 미국-이란 전쟁이란 대외변수에 직원들의 성과급 요구까지 더해지며 고민이 늘었다.

    매년 대척점에 섰지만 늘 합의점을 찾아왔던 노사의 협상 양상은 올해는 다소 다를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로봇 도입으로 일자리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노조 측의 요구는 더욱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최근 SK하이닉스 등 눈높이가 비슷한 그룹사들의 높은 성과급 수준 역시 영향을 미칠 수 있단 분석이다.

    현대차 노조는 최근 대규모 성과급 요구안을 정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지부는 최근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작년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차의 작년 순이익은 10조3648억원으로 요구안에 따른 성과급은 약 3조1094억원이다. 이를 전체 직원 7만2598명 기준으로 환산하면 1인당 약 4300만원 수준이다. 정규직뿐 아니라 협력업체 직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또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지부는 완전 월급제 시행도 요구하기로 했다. 피지컬 AI 도입에 대비해 현재 시급 기준으로 산정하는 생산직 임금 체계를 고정급 중심으로 전환해 근무시간과 관계없이 매달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올해 현대차 노조의 요구는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지난 2024년 5월에도 전년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금요일 4시간 근무제 도입 등을 요구한 바 있다. 당시 역대 최대 수준의 임금 인상에 합의하며 6년 연속 파업 없이 단체교섭을 타결했다. 작년은 노조의 파업은 있었지만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타결하며 합의안을 도출했다.

    다만 올해는 단체교섭 분위기가 이전과 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SK하이닉스 및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기업 이익을 구성원과 공유하는 흐름이 확산하면서 현대차 역시 이를 피해가기 어려울 거란 분석이다.

    SK하이닉스 임직원들이 내년 받을 1인당 평균 성과급이 7조원이 넘어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SK하이닉스는 작년 노사 협상을 통해 성과급 상한선을 폐지하고 영업이익 10%를 초과이익분배금(PS) 재원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도 하이닉스처럼 기존 성과급 상한선을 없애고 영업익의 10~15%를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두고 노사 대립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물론 반도체 업종은 작년부터 실적이 급격히 개선된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자동차 산업이 처한 상황과는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현대차는 2020년 이후 연간 매출이 증가하고 있으나 영업이익은 2023년 15조1269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하락 추세다. 글로벌 수요 둔화와 관세 등 대외 환경의 영향이다. 그럼에도 기업 이익 공유의 선례가 나온 만큼 현대차 역시 이를 간과하기 어려울 거란 분석이다.

    아울러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도입도 협상의 변수로 꼽힌다. 로봇이 생산직을 대체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노조의 파격적 요구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현대차 노조는 사전 합의 없는 아틀라스의 생산라인 배치는 거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현대차는 AI 로보틱스를 그룹 미래 먹거리로 내세우고 있다. 2028년부터 아틀라스를 양산해 자동차 생산라인에 투입할 계획이며, 2030년에는 더 복잡한 공정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현대차의 노사 협상은 노조가 높은 수준의 요구안을 먼저 제시한 뒤 임금 인상과 인센티브를 둘러싼 접점을 찾아가던 방식이었다"며 "노조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점차 거센 요구를 제시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 전망했다.

    순이익의 30% 성과급 등 노조의 요구를 수용할 경우 현대차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국내에 총 125조2000억원의 사상 최대 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연평균 25조원이다. 한 번 확대한 복지는 되돌리기 어려운 특성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 금액의 10%를 매년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구조가 이어지는 셈이다. 

    이번 투자는 직전 5년 동안 국내에 투자했던 89조1000억원 대비 40% 큰 규모다.국내 AI 및 로봇 산업 육성과 그린 에너지 생태계 발전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점도 이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차는 작년 자동차 부문에서 약 7조2000억원의 관세비용을 인식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미국 수출 자동차 관세율이 2025년 11월부로 25%에서 15%로 인하됐으나, 2025년 4월 이후 미국의 품목별 관세가 부과된 점을 고려 시 2026년 연간 관세비용은 2025년과 유사한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보여 단기간 내 연간 관세부담의 완화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2026년 3월 미국이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제조업 분야의 구조적 과잉 생산'에 대한 조사를 개시한 점을 감안하면 향후 조사 결과에 따라 미국 수출 자동차 관세부담이 확대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