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자시즌 앞둔 PEF들, 금감원發 '내부통제' 정성평가에 골머리
입력 2026.04.29 07:00

규제 강도 강화 전망에 펀딩시장 긴장
LP "당장 반영계획 없다"지만…GP들 "펀딩 변수" 인식
중소형 GP는 인력·시스템 부담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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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이지연)

    금융감독원의 사모펀드(PEF) 내부통제 기준 발표 이후 펀드레이징을 준비하는 운용사들 사이에서 긴장감이 이어지고 있다. 자율규제라는 형식이긴 하지만 금감원이 직접 나선만큼 해당 기준이 연기금·공제회의 출자사업 평가에도 영향을 미칠수 있어서다. 주요 기관 출자자(LP)들은 당장 평가 체계를 손질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내비치지만, 정성평가 과정에서 내부통제 관련 검증이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펀드레이징을 준비하는 하우스들은 금감원의 내부통제 기준이 LP들의 출자사업 평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시하고 있다. 주요 연기금·공제회들은 대부분 내부통제 관련 평가항목을 이미 두고 있지만, 감독당국이 직접 목소리를 낸 만큼 해당 항목의 중요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다. 현재 LP들의 평가는 제안서 단계에서 컴플라이언스 조직과 체계, 권한 등을 기재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달 9일 '기관전용 사모펀드(PEF) GP 표준 내부통제 기준'을 발표했는데 여기엔 크게 ▲내부통제 조직 구축 ▲기준 준수 여부 자율점검 ▲업무수행 시 준수사항 마련 등이 언급됐다. 대표이사와 준법감시담당자 등 내부통제 조직의 권한·책임을 명확히 하고, 정보교류차단, 이해상충 방지, 불공정거래 예방 등 임직원 준수사항을 구체화한 것이 핵심이다. 

    LP 대다수는 당장 금감원 발표를 평가항목에 반영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기존에도 컴플라이언스와 리스크 관리 항목이 평가 체계 내에 포함돼 있었던 만큼 별도의 항목을 신설하기보다는 기존 틀 안에서 참고하는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A 공제회 관계자는 "내부 평가 기준을 구체적으로 밝히긴 어렵지만, 컴플라이언스 영역은 기존에도 평가하는 부분이 있었다"며 "금감원 발표가 제도화된다면 세부 평가 항목을 더 나누는 식의 변화 가능성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B 공제회 관계자는 "GP를 평가할 때 보는 항목과 최근 금감원 발표 내용이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며 "새로운 평가 기준을 만들거나 별도 항목을 추가하는 방향은 아직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감원이 발표한 내용이 기존 컴플라이언스·리스크 관리 항목의 중요도를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크다고 보고 있다.

    C 연기금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내부통제 관련 평가 항목이 있기는 하지만 금감원 발표와 비교해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부분이 있다면 보완하는 방향으로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 평가 항목을 강화하는 방안도 열어두고 있다"고 전했다.

    PEF 운용사 사이에서는 공식 평가항목 변화 여부보다 정성평가 단계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평가표는 유지되더라도 실사와 정성평가 과정에서 내부통제 대응 수준을 보다 면밀히 검증하는 방식으로 영향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외부 평가위원이 참여하는 구조상 관련 이슈가 질문으로 부각될 경우 실제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D 운용사 관계자는 "금감원 발표가 리스크나 컴플라이언스 부분을 더 세세하게 보는 계기는 될 수밖에 없다"며 "LP들이 공식적으로 기준을 바꿨다고 하진 않지만, 미팅이나 실사 과정에서 내부통제 관련 질문이 들어올 것을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성평가 단계에서 컴플라이언스나 운용조직 구성 관련 질문은 꾸준히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E 운용사 관계자는 "자율규제 단계라고는 하지만 펀딩을 진행하는 입장에서는 대응을 안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내부통제 체계를 얼마나 갖추고 있는지가 평가 과정에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중소형 운용사들의 부담이 한층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내부통제 기준이 단기적으로는 자율규제에 머물러 있지만, 시장 전반의 요구 수준이 높아질 경우 인력과 시스템 투자가 사실상 필수로 자리잡아야 할 수 있다. 특히 정성평가 과정에서 관련 검증이 강화될 경우 대응 여력이 부족한 운용사일수록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F 운용사 관계자는 "대형 하우스들은 이미 내부통제 인력과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대응이 가능하지만, 중소형 운용사들은 추가 인력이나 시스템 구축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LP들이 기준을 공식 반영하지 않더라도 투자위원회나 외부 평가위원이 문제를 제기하면 실질적인 리스크가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