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환원율 50%는 기본, 수익성+비과세에 집중...금융지주 자본정책 대전환
입력 2026.04.29 10:38|수정 2026.04.29 10:40

'50%는 기본'…주주환원, 수치 경쟁서 구조 설계로
신한 '밸류업 2.0' 발표…ROE 연동 '상단 없는 환원'
증권 중심 비은행 경쟁력 강화 필요성 더욱 커져
CET1비율 올라도…'생산적 금융' 부담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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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이지연)

    금융지주들의 주주환원 정책이 대전환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그간 특정 시점에 맞춰 보통주자본비율(CET1)이나 자기자본이익률(ROE) 및 주주환원율 목표치를 제시하는 방식이었다면, 최근에는 수익성 제고와 세후 수익을 고려한 비과세 중심 구조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모습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는 최근 잇따라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향후 주주환원 정책 방향과 실행 계획을 제시했다. 주주환원율이 50% 수준에 근접하거나 이를 넘어선 상황에서, 각 지주들은 단순 수치 맞추기에서 벗어나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기존 2027년을 목표로 제시했던 주주환원율 50%를 조기 달성하면서, '신한 밸류업 2.0'을 내놨다. ROE와 성장률을 연계한 것이 핵심으로 기존처럼 일정 수준의 주주환원율을 목표로 설정하는 방식이 아니라, ROE 10% 이상을 기반으로 성장률과 연동해 환원율을 함께 확대하는 '상한 없는 주주환원 구조'를 도입했다.

    다른 금융지주들 또한 공통적으로 ROE 제고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며, 이를 위한 핵심 축으로 비은행 부문, 특히 증권사를 통한 수익성 개선을 강조하고 있다. 은행 중심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증권 등 비은행 계열사의 이익 기여도를 높여 그룹 전체 자본 효율성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신한금융은 신한투자증권의 자본 규모를 감안해 수익성을 더욱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비은행 부문이 부진 구간을 지나 회복 국면에 진입한 만큼, 증권사를 중심으로 한 수익성 개선을 통해 그룹 ROE를 제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KB금융 역시 비은행 부문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증권을 중심으로 한 금융투자 계열사가 그룹 ROE 제고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나상록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컨퍼런스콜에서 "증권과 자산운용, 캐피탈 등 금융투자 계열사의 수익성은 그룹 평균을 상회하는 수준"이라며 "수익성이 높은 사업에 자본을 더 배분하는 방향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은 비은행 부문 펀더멘탈 강화를 통해 그룹 수익성과 자본 효율성을 지속적으로 높이겠다는 방침을 밝히며, 증권사를 포함한 비은행 경쟁력 강화에 힘을 싣고 있다. 하나증권의 경우 1분기 ROE가 약 7% 수준을 기록했으나, 일회성 요인을 제외할 경우 경상 기준 10% 수준까지 회복된 것으로 보고 있다.

    주주들의 실질 수익을 높이기 위한 세제 전략도 본격화된다. 

    금융지주들은 내년 초 지급될 2026년 기말 배당부터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적용한다. 이를 위해 금융지주들은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하며 비과세 배당을 위한 재원 마련을 마친 상태다. DPS(주당배당금) 매년 10% 이상 확대 정책과 맞물려 주주들의 체감 수익 또한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CET1비율의 경우 13%가 더 이상 목표치가 아닌 '기본값'으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지난 1분기 바젤Ⅲ 경과규정 등의 영향으로 금융지주 CET1비율이 전분기 대비 일부 하락 압력을 받았지만 KB금융 13.63%, 신한금융 13.19%, 하나금융 13.09%, 우리금융 13.60%로 모두 13%를 상회했다. 금융당국의 자본규제 완화 영향 반영 시 2분기에는 자본비율이 추가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우리금융은 유형자산 재평가 영향으로 CET1비율이 지난해 말 12.9%에서 지난 1분기 13.60%로 큰 폭 상승하며 눈에 띄는 개선세를 보였다. 우리금융은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이와 관련해 2분기 실적발표 이후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소각 검토 및 경쟁사 수준의 주주환원율 달성 등의 청사진을 언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자본여력 확대가 곧바로 주주환원 확대로 이어지긴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은행 자본규제를 완화했지만, 해당 여력을 '생산적 금융'에 활용하라는 정책 기조가 강해 금융당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신한금융 컨퍼런스콜에서도 관련 질문이 제기되자, 고석헌 신한금융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자본규제 완화 취지는 생산적 금융 지원에 있다"며 "일률적으로 환원에 활용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주주환원율 50%를 넘긴 상황에서도 CET1 비율이 일정 수준을 초과한다고 해서 이를 모두 환원 재원으로 활용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주주와 당국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하는 금융지주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이미 생산적 금융 확대 과정에서 기업대출을 늘리며 위험가중자산(RWA)이 확대된 상황에서, 환율 등 대외 변수까지 더해질 경우 자본비율 관리 여력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자본규제 완화 대책이 나오긴 했지만 최근 기업대출 확대로 RWA 배치가 늘어나고 있다"라며 "원·달러 환율이 일정 수준 이하로 안정돼야 비로소 자본 활용 여력이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