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치지 말라"던 신한證, 이제는 수익 압박…그룹 'ROE' 기조 전환
입력 2026.04.29 10:39|수정 2026.04.29 10:39

ROE 10% 목표 내건 신한금융, 증권에 거는 기대
신한투증 순익 167% 증가…비이자이익 확대 핵심
카드·보험 부진 지속…증권 의존도 높아진 수익 구조
리딩뱅크 경쟁도 치열…하나銀과 격차 확대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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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이지연)

    신한금융그룹이 내부통제 중심 경영 기조에서 벗어나 수익성 확대에 방점을 찍고 계열사 전반에 실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자본시장 부문을 통한 비이자이익 확대를 올해 핵심 과제로 내세우면서 신한투자증권에 대한 부담이 빠르게 커지는 모습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최근 신한투자증권을 중심으로 시장 지위와 수익성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2년 전 ETF 유동성공급자(LP) 사고 이후 유지돼 온 ‘리스크 관리 중심’ 기조에서 벗어나 점유율 확대와 실적 개선을 요구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는 평가다.

    신한투자증권 내부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IB부서를 중심으로 리그테이블과 수익 목표치(KPI)가 동시에 상향 조정된 것으로 전해진다. 주식자본시장(ECM)과 채권발행시장(DCM) 모두 경쟁사 추격을 주문하며 점유율 확대 압박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1분기 기준 신한투자증권은 ECM 5위, DCM 리그테이블 4위로 집계됐다. 

    앞서 신한투자증권은 2024년 ETF LP 사고로 약 1300억원의 손실을 냈다. 이후 내부통제 부실 여부를 둘러싼 조사와 제재가 이어졌고, 지난해 4월에는 관련 임직원 2명이 불구속 기소됐다. 금융감독원도 성과보수체계와 연계된 실적 중심 영업 관행이 사고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하며 내부통제 강화를 주문한 바 있다.

    "사고치지 말라"던 분위기는 올해 들어 빠르게 바뀌었다. 신한금융은 1분기 실적발표에서 자기자본이익률(ROE) 중심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자본시장 부문을 중심으로 수익력을 끌어올려 2027년까지 ROE 10% 수준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주주환원 정책도 ROE와 연동하는 구조로 재편됐다. 신한금융은 최근 1분기 실적발표에서 금융지주 중 처음으로 자본 혹은 위험가중자산(RWA)와 목표 ROE를 기반으로 한 주주환원율 목표치를 제시했다. 

    자본 또는 RWA 성장률 5%, 목표 ROE 10% 기준 50%의 주주환원율을 기본으로, 목표 ROE가 오르거나 RWA 성장률이 떨어지면 주주환원율이 올라가는 그림이다. 성장에 무게를 싣고 성장률이 떨어지면 주주환원율을 올려 주주가치를 보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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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이지연)

    이 과정에서 증권사의 역할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은행은 기업대출 증가에 힘입어 실적을 방어하고 있지만, 자본시장으로의 머니무브가 이어질 경우 조달비용 상승 등으로 수익성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카드와 보험 부문은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카드업은 업황 자체가 하락 국면에 접어들며 수익성이 둔화되고 있고, 보험은 금리와 예실차 영향으로 실적 변동성이 커졌다. 신한카드는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4.9% 줄었고, 신한라이프도 37.6% 감소하며 부진했다.

    반면 신한투자증권의 실적 개선은 두드러졌다. 1분기 순이익은 2884억원으로 전년 대비 167% 늘었다.

    은행 부문에서도 자본시장 부문을 중심으로 실적 확대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리딩뱅크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신한은행은 1분기 당기순이익 1조1571억원으로 시중은행 1위에 올랐고, 하나은행이 1조1042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격차가 크지 않은 만큼 내부적으로는 추가 격차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한은행은 앞서 위례복정역세권 복합개발사업에 1조3000억원 규모 대출을 단독으로 집행하며 공격적인 영업 기조를 보였다. 경쟁사와의 공동 참여 대신 물량을 직접 떠안은 점은 리딩뱅크 경쟁 속 점유율 확대 의지를 반영한 행보로 해석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금융은 작년 말과 올해 초까지만 해도 내부통제를 강조하는 분위기가 강했는데, 올해 들어서는 신한투자증권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강화하라는 기조가 뚜렷해졌다”며 “증권에 대한 실적 압박이 가장 크지만, 은행 역시 경쟁사와의 격차를 벌리라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