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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이지연)
최근 우리금융그룹의 보통주자본(CET1)비율이 급격히 상승했지만 주가는 오히려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적 부진에 따른 '어닝쇼크'와 함께, 유형자산 재평가로 인한 자본비율 상승이 실질적인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되기 어렵다는 분석이 투자 심리를 제약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우리금융의 CET1비율은 전 분기 대비 71bp 상승한 13.6%를 기록했다. 이는 KB금융(13.63%) 다음으로 높은 수준으로 그간 13%를 밑돌며 자본비율 열위를 보였던 과거의 상태를 단번에 탈피한 기록이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기대와 달랐다. 실적발표 다음 영업일이었던 지난 27일 우리금융 주가는 5%가량 급락하며 은행주 중 가장 높은 하락세를 나타냈다. 자본비율 상승 효과가 주주환원 확대로 직결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감이 무색해진 상황이다.
주가 하락의 일차적 원인은 실적 부진이다. 지난 1분기 우리금융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한 6038억 원을 기록하며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역성장을 보였다. 충당금 적립 등 실적 지표가 뒷걸음질 치자 자본비율 급등 효과가 희석된 것이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이번 자본비율 상승분이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에 쓰일 수 없는 '회계적 숫자'에 불과하다는 점이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형자산 재평가는 자산을 실제 매각해 현금을 확보한 것이 아니라, 부동산 등의 장부상 가치를 현실화한 회계적 조정의 성격을 띤다. 따라서 원칙적으로는 이를 통해 확보한 자본은 실제 현금 흐름을 동반한 주주환원 재원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 우리금융도 당국과의 협의 과정에서 확보된 자본 여력을 생산적 금융 확대에 사용하겠다는 취지를 강조했고, 금융당국 역시 재평가로 인해 확보한 자본 여력은 실현되지 않은 이익이기 때문에 이를 배당으로 내보내는 것은 성격상 부적절하다는 원칙적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재평가로 늘어난 자본비율은 약 60bp가량으로, 이를 제외한 우리금융의 CET1비율은 13.0% 수준이다. 자본비율이 13%를 넘어서면서 기존에 약속했던 하반기 자사주 매입 및 총주주환원율 40% 초과 계획은 실행될 것으로 보이나, 이번 재평가 효과인 71bp 상승분만큼 주주환원이 강화될 것이라 기대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전망이다.
타 금융지주들도 일부 유사한 상황에 놓여 있다. 오는 2분기부터 당국의 자본규제 완화 조치를 통한 자본 비율 상승이 예상되는데, 당국이 생산적 금융 적용을 위한 조치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늘어난 자본여력을 주주환원에 온전히 활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어서다.
다만 우리금융의 경우 당국도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자본 흐름을 면밀히 지켜볼 것으로 예상된다. 유형자산 재평가가 당국의 승인 사안은 아니지만, 과거 금융위기나 IFRS 도입 당시를 제외하면 전례가 드문 이례적인 조치인 데다, 자본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IFRS 회계기준상 유형자산을 재평가할 수 있게 돼 있고, 이에 대해 당국이 승인하거나 반대할 권한은 없다"라며 "다만 확보한 자본 대부분을 배당에 사용하는 등 자본적정성 측면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에서는 의견을 내는 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금융지주와의 형평성 소지 또한 잠재 불씨 중 하나다. 지금은 고환율 등에도 금융지주들의 CET1비율이 13%를 넘어서면서 관련 필요성이 크지 않은 상황이지만, 대외 여건 악화로 다른 지주들이 동일한 조치를 적용하겠다고 할 경우 금융권 전반의 변동성이 커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금융지주 한 관계자는 "자본비율은 과거 경영 성과가 누적된 결과물인데, 출발선이 뒤에 있다고 해서 이를 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진 않아 보인다"라며 "국내 시장이 제한돼 있기 때문에 생산적금융 경쟁이 무척 치열한데, 자본비율이 올라간다고 해서 관련 결과물이 나온다고 확신할 수도 없다"라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은 이번 유형자산 재평가 이익은 주주환원 재원 사용이 불가능하지만, 자본여력 제고를 통한 이익 창출력 강화를 기반으로 적극적인 주주환원 확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우리금융 한 관계자는 "유형자산 재평가 이익은 회계상 배당가능이익에 포함되지 않아 직접적인 주주환원 재원으로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며 "자본력을 바탕으로 생산적 금융 공급 여력을 대폭 확대했고, 이를 통해 창출된 이익은 '배당가능이익'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발표한 바와 같이 현재 2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며 "현재의 실적과 자본비율을 고려할 때 하반기에도 시장 기대에 부응하는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