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권 갇힌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공매도 늘고 수주는 줄었다
입력 2026.04.30 07:39

연초 대비 주가 20% 하락하는 동안
공매도 순보유잔고금액 20% 늘어나
수주정체·노조파업 등 악재도 쌓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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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가 박스권에 갇혔다. 삼성에피스홀딩스를 떼어낸 이후 꾸준하게 오르던 주가는 상승분을 반납했고 현재 150만원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최근 발표한 실적을 보면 외형 성장은 이뤘다. 하지만 수주 정체와 노조 리스크가 겹치며 내실 측면에서 조금씩 금이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올해 들어선 공매도 비중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이달에만 공매도 순보유잔고금액이 20%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성장성 기대감이 수그러든 가운데 수급도 힘이 되지 못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최근 150만원 초반대에 머무르다가 29일 종가 기준 직전 거래일 대비 1.73% 하락, 147만8000원에 장을 마쳤다. 올해 초 기록한 고점과 비교하면 주가 하락 폭은 20% 이상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의 분할 이후 정부의 주식 시장 활성화 정책이 겹치며 주가는 한동안 날개를 달았지만, 현재로서 상승 추세는 꺾인 모양새다.

    최근 실적도 이런 주가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 회사가 지난 23일 발표한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6%, 35% 늘어 예상치에 부합하지만 당일 2% 이상 주가가 빠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 부진에 대해 증권사는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우선 투자자들이 바이오 사업의 성장성을 보고 투자했던 만큼 기존에 발표한 투자 계획이 지연되며 기대감이 훼손되자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과거에는 공장 증설 계획과 이행, 생산능력 확장과 이로 인한 수주 확대가 삼박자를 이뤘지만, 최근 신규 공장 증설이 늦어지는 변수가 생기며 부침을 맞았다는 설명이다.

    올해 발표한 수주 소식이 단건에 그친 점이 여기에 불을 지폈다. 수주는 통상 연말로 갈수록 많아진다. 그럼에도 회사의 수주 활동이 정체 구간에 진입했다고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최근 인수한 미국 공장을 통해 새로운 트랙레코드가 기대되고, 신규 공장 증설 소식도 예정돼 있으나 우려를 불식하진 못하고 있다. 몇몇 증권사는 실적 발표 직후 목표주가를 일부 낮춰 잡기도 했다.

    주가 반전 물꼬가 부재한 가운데 공매도 잔고는 늘어나는 추세다. 시가총액과 비교해선 미미하지만 연초 1000억원대였던 순보유잔고금액은 지난 21일 기준 2배 수준 올랐다.

    공매도 비중의 상승 추이도 눈여겨볼 만하다. 지난해 3월 공매도 재개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매도 비중은 한 자릿수를 유지했다. 초반 20% 이상을 기록하기도 했으나 단건에 그쳤다.

    주가가 꾸준히 올랐던 지난해 하반기에도 이런 흐름이 이어졌다. 하지만 주가가 200만원대 가까이 솟은 올해 1월 중순을 기점으로 비중은 소폭 상승했고, 지난달에는 한때 30%를 기록하기도 했다.

    공매도 자금이 불어나면서 연초에는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매도 비중은 13%를 넘겼고, 같은 날 주가가 5% 이상 빠지면서 과열종목 지정 조건에 해당됐다.

    성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지만 공매도 비중 증가만을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보기 어렵단 의견도 나온다. 주식 시장 전반의 분위기가 살아나며 삼성바이오로직스 외 다른 기업들도 공매도 비중은 늘어난 추세다.

    제약·바이오 기업이 공매도에 취약한 종목이긴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조·생산 기반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연구·개발(R&D) 기업 대비 영향이 적다고도 평가받았다.

    하지만 수주 정체와 노조 리스크 등 여러 악재가 겹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공매도 자금이 꾸준히 늘어나면 주가 변동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해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공장 인수 이후 대형 수주가 나오지 않고 있는데 공장 착공 지연과 미국 관세 불확실성이 여럿 겹쳐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