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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이지연)
해외 개인투자자들의 국내 직접투자 통로가 열렸다. 미국 온라인 1위 증권사 인터랙티브브로커스(IBKR)가 삼성증권을 통해 외국인 통합계좌 기반 한국 개별주 중개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다.
금융당국이 국내 주식시장 접근성 개선 및 환율 안정을 위해 올 초 외국인 통합계좌 관련 규제를 개선한 후 첫 사례다. 코스피가 연초 이후 글로벌 증시 중 상승률 1위를 기록하며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파란 눈의 동학개미'들이 국내 증시에 어떤 영향을 줄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는 평가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IBKR 플랫폼에서 한국거래소 상장 개별주 거래 권한이 미국 및 홍콩 등지에 거주하는 개인투자자들에게 노출되기 시작했다. IBKR의 아시아·태평양 주식 수수료 안내 페이지에도 'South Korea' 항목이 반영돼 있으며, 한국 주식 거래 수수료 체계와 최소 주문 수수료 등이 표시되고 있다. 시장데이터 안내 페이지에도 한국거래소 주식 시세 항목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된다.
해외 투자자 커뮤니티에서도 관련 반응이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레딧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IBKR이 한국거래소 직접 거래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이제 IBKR 계좌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살 수 있다'는 취지의 글이 올라왔다. 일부 이용자들은 IBKR 설정 화면에서 한국 시장 거래 권한을 활성화하는 방법을 공유하기도 했다.
그간 미국 등 해외 개인투자자들에겐 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방법이 제한적이었다. 이 때문에 해외 개인투자자들은 '아이셰어즈MSCI코리아'(티커; EWY) 등 해외에 상장된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간접투자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랬던 개인투자자들이 이제 미국 대형 브로커리지 전문 증권사의 기존 계좌를 통해 'SK하이닉스(티커; 000660.KS)를 직접 살 수 있게 됐다'며 환호한 것이다.
이번 서비스의 핵심 인프라는 외국인 통합계좌다. 외국인 통합계좌는 해외 증권사가 국내 증권사에 자기 명의의 통합계좌를 개설하고, 해외 현지 고객들의 국내 주식 주문을 모아 국내 시장에 연결하는 구조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존에 거래하던 해외 브로커 계좌를 통해 한국 주식을 주문하고, 국내에서는 연계 증권사가 한국거래소로 주문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해외 투자자가 IBKR 앱에서 삼성전자 주문을 내면, IBKR의 한국 주식 거래 인프라와 삼성증권의 외국인 통합계좌를 거쳐 한국거래소에서 주문이 체결되는 구조다. 해외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국내 증권사 계좌 개설, 상임대리인 선임, 각종 서류 제출 등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한국 개별주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
외국인 통합계좌는 2017년 도입됐지만 실제 활용은 제한적이었다. 통합계좌 개설 주체가 국내 금융투자업자의 대주주나 계열회사 등으로 제한돼 있었고, 거래내역 보고, 최종투자자 확인, 내부통제 등 실무 부담도 컸다.
금융당국은 MSCI 선진국지수 편입 추진 과정에서 외국인 투자자 접근성 개선 필요성이 커지고 원달러 환율 등 외환시장이 불안해지자 외국인 통합계좌 활성화에 속도를 냈다.
지난해 4월 해외 중소형 증권사도 국내 증권사에 외국인 통합계좌를 개설할 수 있도록 규제특례를 부여하는 혁신금융서비스가 도입됐고, 이를 통해 지난해 8월 하나증권과 홍콩 엠퍼러증권이 국내 최초 외국인 통합계좌를 개설했다. 이어 11월에는 금융위원회가 '외국인 통합계좌 이용 가이드라인'이 마련됐고, 올해 1월에는 외국인 통합계좌 개설 주체 제한을 폐지하는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이 완료됐다.
이에 따라 해외 증권사들은 별도 규제특례 없이도 국내 증권사에 외국인 통합계좌를 개설할 수 있게 됐다. 국내 개인투자자가 국내 증권사를 통해 해외 주식을 사는 방식과 유사하게, 외국인 개인투자자도 현지 증권사를 통해 국내 주식을 거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서비스를 단순한 브로커리지 상품 확대 이상으로 보고 있다. IBKR은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개인·전문투자자가 폭넓게 이용하는 대표적 온라인 브로커다. IBKR 플랫폼에 한국 개별주가 편입되면 한국 증시는 해외 개인투자자의 글로벌 주식 포트폴리오 안으로 직접 들어가게 된다.
국내 증권사 입장에서도 외국인 통합계좌는 새로운 브로커리지 수익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기존 외국인 주식 영업이 글로벌 기관투자자, 패시브 자금, 헤지펀드 등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외국인 통합계좌는 해외 개인·전문 투자자의 주문을 국내 시장으로 연결하는 창구가 된다. 위탁매매 수수료뿐 아니라 환전, 결제, 리서치, 대차, 프라임브로커리지 등 부가 비즈니스로 확장될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 삼성증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아직 서비스는 개시 전"이라며 "조만간 공식 서비스를 론칭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