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단타 놀이터’ 된 스팩…상장일 3배 급등 후 하루만에 폭락
입력 2026.04.30 14:35

7000원 찍고 2000원 복귀…스팩 변동성 극대화
공모주 공백 속 스팩 쏠림…상장일 단타 패턴 고착
‘껍데기 회사’에 몰린 수급…당국 경고에도 과열 지속

  •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SPAC)이 상장 첫날 '단타 매매'의 주요 타깃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달 상장한 스팩들이 장중 공모가의 3배 안팎까지 급등한 뒤 빠르게 공모가 수준으로 되돌아오는 흐름을 반복하고 있다.

    이달 들어 증시에 입성한 스팩들은 상장 당일 200~300%에 달하는 극단적인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스팩 주가는 공모가인 2000원 수준에서 움직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스팩은 사업을 영위하지 않고 현금성 자산만을 보유한 '껍데기 회사'로, 내재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스팩은 단기 매매 수요의 타깃으로 지목돼 왔지만, 최근에는 상장 첫날 급등 후 종가가 공모가로 수렴하는 현상이 더욱 심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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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이지연)

    30일 상장한 신한제18호스팩은 이날 2시30분 기준 공모가 대비 140% 오른 4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한때 6930원까지 오르며 공모가 대비 244.5% 급등하기도 했다.

    이달 상장한 다른 스팩들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1일 상장한 신한제17호스팩은 장중 6450원까지 치솟았다가 종가 2045원으로 공모가에 근접해 마감했다. 2일 상장한 교보20호스팩 역시 장중 7280원까지 오른 뒤 2020원에 거래를 마쳤다. 23일 상장한 키움히어로제2호스팩도 장중 7530원까지 상승했지만 종가는 2735원에 그쳤다.

    이 같은 흐름은 상장 당일 가격제한폭 확대와 낮은 유통물량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공모 물량이 적어 수급이 쉽게 쏠리는 데다, 상장 당일 가격제한폭이 최대 400%까지 열려 있어 단기 자금이 집중되며 주가가 급등하는 구조다.

    일반 공모주 신규 상장이 뜸해진 사이 투자자들의 관심이 스팩으로 이동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공모주 시장이 활황일수록 스팩은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낮은 편으로, 최근에는 상장 종목이 줄어들면서 상장일 변동성을 활용한 단기 매매가 확산됐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스팩의 '급등 후 급락' 흐름이 하나의 거래 패턴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금융감독원이 스팩 시장 건전성 제고를 위해 제도 개선에 착수하고 공시서류 심사 강화 방침을 밝혔지만, 단기 변동성은 오히려 확대되는 모습이다.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22일 내놓은 '스팩 시장 투자 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상장 스팩 25개 종목의 상장 첫날 장중 고가 평균은 4067원 수준이었다. 반면 이달 상장 스팩의 장중 고가는 7000원 안팎까지 치솟으며 변동성이 한층 커졌다.

    시장에서는 스팩이 사실상 단기 매매 수요를 노린 '놀이터'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껍데기뿐인 스팩 주가가 급등하는 데는 아무런 근거가 없다"며 "결국 단기 수급에 의해 움직이는 하루짜리 거래에 가깝다. 최근 공모주는 줄었는데 시장에 유동성은 넘치니 스팩으로 몰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