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1년도 안돼 1000억 유증…코스닥 상장 불신 키운 이뮨온시아
입력 2026.04.30 15:22

상장 9개월 만에 주주배정 유증 결의
공모액 3배 웃도는 조달에 주주 희석 부담
회사 "자금 소진 아닌 면역항암제 상용화 투자"

  • 이뮨온시아가 코스닥 상장 1년도 지나지 않아 1000억원대 유상증자에 나서며 코스닥 상장사, 나아가 공모 시장 신뢰 논란에 불을 지폈다. 회사는 주력 파이프라인인 면역항암제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한 선제적 투자라는 입장이지만, 상장한지 1년도 되지 않아 상장공모 규모의 3배에 달하는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게 불합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국내 증시로의 자금 유입을 유도하는 상황에서 상장 직후 대규모 유증 사례가 잇따르며, 국내 상장주에 대한 투자자 불신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뮨온시아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발행 예정 신주는 1683만200주로, 증자 전 발행주식 수의 22.6% 수준이다. 1차 발행가액은 주당 6260원, 모집총액은 약 1054억원이다. 당초 예정 발행가 기준으로는 1200억원 규모였지만 주가 하락으로 조달 규모가 낮아졌다.

    '왜 벌써 유상증자를 하느냐'가 논란의 시점이다. 이뮨온시아는 지난해 5월 코스닥에 상장했고, 당시 공모금액은 329억원이었다. 상장 9개월 만인 지난 2월 이사회에서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의했고, 금융감독원의 정정 요구를 거쳐 증권신고서 효력이 발생했다. 시장에서는 상장 당시 자금계획이 충분히 보수적으로 제시됐는지, 추가 조달 가능성을 투자자에게 충분히 설명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대형 상장사 유상증자를 둘러싼 투자자 반감도 부담이다. 한화솔루션의 2조원대 유상증자가 금감원 정정 요구와 여론 악화를 겪은 뒤, 시장에서는 대규모 주주배정 유증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졌다. 특히 성장주와 바이오 기업의 유증은 조달 목적이 연구개발이나 상용화 투자라 하더라도 주가 희석과 자금 소진 우려가 먼저 부각되는 분위기다.

    실제 이뮨온시아 주가도 이를 반영했다. 유증 발표 전인 지난 1월 말 1만823원이었던 주가는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며 현재 6000원대에 머물고 있다. 상장 후 최고가인 1만5499원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내려왔다.

  • (그래픽=이지연) 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이지연)

    회사 측은 이번 유증이 운영비 부족이나 조기 자금 소진 때문은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다. 

    상장 전 보유 현금과 공모자금으로 기존 파이프라인 연구개발 및 회사 운영비는 2028년 초까지 충당 가능하며, 이번 조달 자금은 전액 IMC-001 댄버스토투그의 상용화에 투입한다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IMC-001 상용화 계획은 IPO 당시 공모자금 사용계획에 포함되지 않았던 중장기 과제"라며 "희귀의약품 지정과 임상 데이터 확보로 상용화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이번 유증은 자금 소진이 아니라 출시 시점을 앞당기기 위한 선제적 조달"이라고 말했다. 라이선스아웃만이 아니라 완제의약품 매출까지 확보하는 하이브리드 사업모델로 중장기 주주가치를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투자자 입장에서 남는 문제는 희석 부담이다. 신주 발행 규모가 기존 발행주식 수의 20%를 넘는 만큼 구주주가 청약에 참여하지 않으면 지분율 희석을 피하기 어렵다.

    최대주주 유한양행의 참여 규모도 논란이다. 유한양행은 이뮨온시아 지분 65% 안팎을 보유하고 있어 지분율대로라면 1차 발행가 기준 약 690억원을 배정받지만, 실제 청약 예정 금액은 150억원 수준에 그친다. 당초 100억원에서 참여 규모를 늘렸지만 배정 물량 대비로는 제한적이다. 

    유한양행의 미참여 신주인수권은 해외 투자자와 국내 기관투자자에게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된 것으로 파악된다. 회사 측은 유한양행이 설립 이후 누적 1000억원 이상을 투자했고, 상장 과정에서도 무상증여와 3년 보호예수로 책임을 다했다는 입장이다.

    한국투자증권도 주관사로서 일정 수준의 리스크를 부담한다. 구주주 청약과 일반공모 이후 실권주가 발생하면 한국투자증권이 잔액인수 계약에 따라 이를 인수해야 한다. 실권주 인수 가능성에 대비해 8% 수준의 실권수수료가 설정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권 규모와 신주 상장 후 주가 흐름에 따라 부담은 달라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유증이 상용화 투자라는 회사 설명과 별개로, 상장 직후 대규모 주주배정 유증에 나선 만큼 향후 상용화 일정과 기술이전 성과로 조달 명분을 입증해야 한다는 시각이 나온다.

    증권사 한 IB 관계자는 "바이오 기업이 상용화 단계로 가기 위해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상장 직후 공모금액의 몇 배에 달하는 유상증자에 나서면 투자자들은 상장 당시 자금계획과 심사 과정이 충분했는지 되물을 수밖에 없다"며 "대규모 유증에 대한 시장 민감도가 높아진 만큼 발행사는 자금 사용계획, 추가 조달 가능성 등을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하고 결국 실적으로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