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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 지분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를 검토하고 있다. 향후 주가 불확실성이나 그간의 보수적 기조를 감안하면 주가수익스와프(PRS) 등 다른 방안도 거론되지만 당장은 블록딜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시장에선 매각 규모와 시점, 자금 사용처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4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최근 들어 자회사 LG엔솔 지분 블록딜을 위해 외국계 투자은행(IB)들과 접촉하고 있다. 지난 두 달여 동안 LG엔솔 주가가 30% 이상 오르면서 지분 매각을 검토할 여건이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향후 5년간 LG엔솔 지분율을 약 70% 수준까지 낮추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구체적인 실행 계획에 관심이 쏠린다. LG엔솔 지분 유동화는 회사의 중장기 재무전략인 동시에 투자자들의 요구이기도 하다.
현재 LG화학의 LG엔솔 지분율(79.38%)을 감안하면 약 10%포인트를 추가로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 회사가 5년간 단계적으로 지분율을 낮춰 현금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만큼, 업계에서는 최소 2% 이상 지분을 여러 차례에 나눠 매각하는 방안을 유력하다고 봐왔다.
LG엔솔 주가 흐름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실제 매각 시점이나 속도는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일단 LG그룹 특유의 신중한 기조가 변수로 꼽힌다. 당장 블록딜을 검토하더라도 수개월 뒤 다른 방식을 택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회사는 작년 9월 LG엔솔 지분에 대한 주가수익스와프(PRS) 계약을 체결하기까지 안팎 검토, 조율에만 6개월 가까운 시간을 쏟기도 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작년에도 LG엔솔 실적이나 주가 추이를 봐가면서 블록딜과 PRS를 저울질하느라 시일이 소요됐다"라며 "그 이전 교환사채(EB) 발행 당시에도 막판까지 블록딜을 고민하다 선회한 적이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올해는 매각 시점을 앞당겨야 한다는 내부 기류도 감지된다. 하반기로 갈수록 업황 가시성이 떨어질 수 있는 만큼 주가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상반기 내에 현금화에 나서는 게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주가가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 프로젝트 수주 기대감으로 오르고는 있지만 주력인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공급과잉과 적자 문제는 해소 시점을 기약하기 어렵다는 평이 많다. 배터리 업계 내에서도 ESS향 실적이 가시화하기 전까지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부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전사 차원에서 진행 중인 ESS 사업에 대한 진단 작업이 마무리된 이후 블록딜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라며 "당장 배터리 산업의 최대 수요처가 전기차에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로 바뀌고 있어서 ESS를 전면에 내세우는 작업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이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두고도 여러 분석이 오르내린다.
LG화학 자체적으로 유동성이 크게 부족한 상황은 아니다. 회사는 ▲작년 6월 워터솔루션(수처리 필터) 사업부와 에스테틱 사업부를 매각해 약 1조6000억원을 마련했고, ▲하반기 LG엔솔 지분 575만주(약 2.5%포인트)에 대한 PRS를 체결해 2조원을 추가로 마련했다. 지난해 말 기준 개별 현금성자산은 약 4조원에 달한다.
뒤로 미뤄둔 신사업 투자나 석유화학 구조조정 작업에 필요한 자금 소요를 감안하더라도 이미 상당한 유동성을 쌓아뒀다는 분석이 많다. 이 때문에 이번 유동화 작업이 단순 포트폴리오 조정이나 투자 재원 확보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주력인 석화 산업이 구조조정과 중동 리스크에 휘말리기는 했지만 아직까진 실적에 큰 타격이 없는 상황이고, 올해 연간으로도 자금수지는 다 맞춰둔 상황으로 알고 있다"라며 "오히려 자회사 LG엔솔의 추가적인 자본 확충이 필요해 보이는 상황이라 이번 자금 용처에 더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