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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라이프가 천상영 대표 취임 이후 재무 조직의 권한을 대폭 강화했다. 외형 성장에 치우쳤던 조직 구조에서 벗어나 재무 부서가 영업 효율과 리스크를 직접 통제하는 구조다. 지주가 자기자본이익률(ROE) 중심의 수익성 중심 경영 방침을 제시한 상황에서 신한라이프의 새 재무 중심 관리 구조가 어떤 성과를 낼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신한라이프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7.6% 급감한 103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체력을 나타내는 CSM(보험계약마진) 규모는 견조했으나, 예실차(예상보험금과 실제보험금의 차이) 악화가 문제였다. 회계제도상 계리적 가정이 보수적으로 변경되자, 과거 GA(법인보험대리점) 채널 중심의 공격적인 보장성 보험 영업이 오히려 실제 지급해야 할 보험금 규모를 확대하며 보험영업 손실 규모를 키웠다.
이에 더해 금리 변동성에 따른 채권 평가손실 등 투자손익 부진까지 겹치며, 보험영업의 손실분을 투자 수익으로 상쇄하는 구조마저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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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이지연)
그룹의 재무통으로 꼽히는 천상영 대표는 부임 후 두 차례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지난해 12월 취임 확정 직후 단행한 첫 인사·조직 개편에서는 기존 상품그룹 산하에 있던 '효율관리팀'을 재무그룹으로 편제했다. 계약 유지율 등 영업 효율 관리 기능을 재무 건전성 개선 차원에서 관리하겠다는 포석을 둔 셈이다.
이어 지난 10일에는 추가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효율관리팀 소속이었던 손해율 관리 조직을 따로 떼어 '손해율관리팀'으로 격상해 신설한 것이 핵심이다. 이 팀은 전사 손해율 컨트롤 타워 역할을 담당한다. 이를 통해 보험금 지급 및 인수 심사 단계에 앞서 재무 부서에서 손해율 관리를 선행하는 구조가 완성됐다.
천 대표의 재무 중심 경영 전략은 1분기 실적 지표에도 반영된 모습이다. 신한라이프의 1분기 보장성 보험 APE(연납화보험료)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0% 감소했다. 이는 단순히 영업 위축의 결과라기보다, 중장기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손실 부담이 큰 일부 계약을 솎아 내는 '수익성 방어' 전략을 실행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와 같은 전략의 연장선상에서 신한라이프는 기존 상품그룹 내 언더라이팅(인수심사) 조직을 보험금 지급 심사와 사기 전담 조직(SIU)이 포진한 고객혁신그룹으로 배치하며 영업 현장에 구애받지 않는 독립적인 보험금 지급 체계를 강화했다.
손해율 악화의 주요 원인이 된 GA와 BA(방카슈랑스) 채널 상품에 대해서는 무분별한 영업 확대를 막기 위한 관리 체계가 구축됐다. 기존 혁신상품팀을 상품기획2팀으로 명칭과 역할을 변경해 GA·BA 상품 기획과 함께 별도의 위험률 관리 역할을 부여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재무적 관점의 영업 통제가 보험사의 중장기 성장 동력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IFRS17(회계제도) 체제에서 보장성 보험 판매 축소는 신계약 CSM 유입을 감소시킨다. 이에 따라 신규 유입액이 CSM 상각 규모를 밑돌면 전체 CSM 잔액은 줄어들어 미래 이익의 원천 자체가 고갈되는 '수익 역성장'의 늪에 빠질 수 있는 구조다.
그럼에도 신한라이프가 CSM의 양적 팽창보다 질적 관리를 택한 배경에는 자산 규모의 외형 성장보다 자본 효율성(ROE)과 부채 관리 능력이 생존을 결정짓는 '옥석 가리기' 구간에 진입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보험사들은 당국 규제 강화와 비우호적인 금리 환경을 고려해 단순히 자산 규모를 키우기보다 효율적인 종합자산부채관리(ALM)을 통해 수익 구조를 정교화하는 작업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결국 관건은 상품 마진율 관리와 상품 손실을 상쇄할 수 있는 자산운용 역량으로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이번 조직 개편은 거버넌스 체계를 새롭게 정비하고 균형 성장 가속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단기적 성과가 아닌 건전성과 미래수익성이 높은 회사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