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범 회장 9월 만기출소…한국앤컴퍼니 경영권 불씨는 여전
입력 2026.05.11 07:00

대법원, 횡령·배임 등 특가법 위반 2년형 확정
오는 9월 만기출소, 보석 출소 가능성도
오너 리스크 해소됐지만, 분쟁 불씨는 여전
이사 정원 못 줄이며, 조현식 고문 측 공세 빌미
'보수 셀프승인' 재판도 이사진에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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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이 8일 대법원에서 2년형을 확정받았다. 보석 출소 가능성이 남아있지만, 예정대로라면 조 회장은 오는 9월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다.

    이번 법원의 판결로 그룹에 상수처럼 자리잡았던 오너리스크가 표면적으론 일단락됐는데 보이지 않는 전운은 여전히 감돌고 있다.

    그룹의 가장 큰 현안은 올해 초 1심 판결이 난 '주주총회 결의 무효소송'에 대한 대응이다.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제3민사부는 지난 2025년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이 사내이사로 재직하면서 자신의 보수 한도를 정하는 안건에 찬성표를 던진 것을 두고 '셀프 승인'한 결의를 취소해야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2024년도 한국앤컴퍼니 임원진 보수 한도는 총 70억원으로, 약 60억원이 실제 보수로 지급됐다. 이 가운데 조 회장이 수령한 보수는 총 47억원(급여 16억원, 상여 31억원)이다. 전년(2023년)에도 마찬가지로 조 회장은 총 47억원의 보수를 받았는데, 2023년 3월9일부터 보석청구가 인용된 11월28일까지 구속수감 돼 있었다.

    그룹은 1심 판결에 즉각 항소했고 현재 수원고등법원(제7민사부)에 배정돼 재판이 진행중이다. 조 회장의 보수는 물론 전현직 이사들이 받은 보수까지 반환해야 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회사는 총력 대응을 하고 있다. 김앤장법률사무소를 대리인으로 선임했고, 국내 대형 로펌을 대상으로 자문을 구하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1심 판결이 비교적 명확하게 내려진만큼 이사진과 경영진들이 상당히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조 회장 보수에 대해 문제를 삼은 건 조양래 명예회장의 장남인 조현식 전 고문과 주주연대였다. 2023년 말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경영권 인수 시도가 실패로 돌아간 이후에도 조 전 고문 측은 끊임없이 거버넌스의 투명성과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며 조현범 회장을 압박해왔다.

    결국 1심 판결 이후 조 회장은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났고 조현식 전 고문의 공세는 더욱 거세졌다. 올해 주총에서 조 고문 측은 주주제안을 경영진 합류를 시도했으나 결국 실패했다. 그룹 내부적으론 올해 주총에선 3%룰이 적용돼 감사위원 자리를 외부에 내줄 수 있단 불안감이 있었지만 가까스로 자리를 사수하는데 성공했다.

    단 현재 최대 15명으로 구성할 수 있는 현재 이사회의 정원을 줄이는데 실패했다. 정관 변경이 불가피한 만큼 특별결의 요건(의결권 주식의 66.7% 동의)을 충족해야 했지만, 가결 요건에 2%포인트 남짓 미달했기 때문이다. 

    회사는 이사 정원수 축소와 관련해 "이사회 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글로벌 수준에 부합하는 이사회 구조를 갖추고자 한 목적"이라고 설명했지만, 재계에선 사실상 외부 인사의 이사회 진입을 차단하기 위한 시도로 평가했다.

    해당 안건이 주총에서 통과하지 못했단 점은 그룹의 상당한 부담으로 남아있다. 오는 9월부턴 일정 수준 이상 상장회사는 집중투표제를 도입해야 한다.

    현재 한국앤컴퍼니의 이사는 총 8명(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5명)이다. 감사위원회는 정원이 찼기 때문에 조현식 전 고문 측이 진입을 시도하긴 어렵다. 그러나 조 전 고문 측이 집중투표제 도입 시점에 맞춰 임시주총 개최를 요구한다면 이사회 자리는 충분히 노려볼 수 있단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조현식 전 고문은 올해 주총장에 모습을 드러내 추후에도 이사회 진입을 시도할 것을 시사한 바 있다. 

    현재 조현범 회장 및 우호지분은 약 47%, 조현식 전 고문 및 주주연대의 지분율은 약 30%이다. 현재로선 지분율 격차가 크지만, 주총결의 무효 소송과 보수반환을 요구하는 주주대표소송의 결과에 따라 주주연대를 향하는 주주들의 표심이 결집한다면 다시금 경영권 분쟁이 격화할 수 있단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