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경쟁력은 ‘리더가 먼저 뛰는’ 시스템…IMA 우량자산 소싱이 관건“
입력 2026.05.11 07:00

[김형진 NH투자증권 IB사업부 총괄대표 인터뷰]
전통 IB 위축 국면…해외 인수금융·구조화 금융 강화
대기업 IPO 줄어도 모험자본 투자 등 프리IPO 활성화
복잡해진 조달 니즈…證, 빠른 해결 방법 제시가 관건

  • <편집자주> 기업금융(IB) 부문은 최근 증권사의 가장 핵심적인 상품 공급자로 떠올랐다. 발행어음, 종합투자계좌(IMA), 생산적금융을 통해 증권사에 모인 수십조원의 자금이 IB의 거래 수주만을 기다리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IB부문의 영업 환경은 거시경제 환경 악화, 일부 제조업을 제외한 주요 산업의 업황 악화, 경쟁 격화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들의 올해 활동성과는 각 증권사의 실적에도 직결될 전망이다. 인베스트조선은 주요 증권사 IB 영업의 최일선을 담당하고 있는 커버리지 부문의 책임자들을 직접 만나 각 사의 전략과 해법, 전망을 들어봤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올해 3월 종합투자계좌(IMA) 인가를 획득하며 WM과 IB를 동시에 강화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10여 년 만에 단독대표 체제를 접고 각자대표 체제로의 전환도 앞두고 있다. 기업금융(IB)과 자산관리(WM) 각 부문별 대표를 선임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NH투자증권에서 IB사업부 대표는 정영채 전 대표와 윤병운 현 대표를 배출한 핵심 요직으로 꼽힌다. 김형진 IB사업부 총괄대표(상무)가 이 같은 상황에서 중책을 맡게 됐다.

    김 상무는 “NH투자증권 IB의 DNA를 계속 물려주고 싶다”며 “현재 IB부문 본부장들과 부서장들도 10년 넘게 같이 일해왔다. 시니어들이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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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NH투자증권)

    IMA 사업 시작으로 IB 부문에는 우량 딜을 지속적으로 공급해야 하는 과제도 주어졌다. 또한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 아래 금융지주와의 시너지는 물론, 모험자본 공급 역할도 함께 요구되는 상황이다.

    생산적 금융은 은행 중심의 대출·투융자뿐 아니라 증권, 캐피탈, 보험 등 금융지주 전 계열사가 함께 수행해야 하는 영역이라는 설명이다. 증권은 IMA 사업자로서 에쿼티와 모험자본 공급 역할을 맡고 있고, 일정 비율 이상의 모험자본 공급 의무도 부담하고 있다.

    농협금융은 향후 5년간 108조원 규모의 생산적 금융 목표를 제시한 상태다. NH투자증권 역시 자기자본 규모와 IMA 규제를 고려하면 연간 약 1조원 수준의 모험자본 공급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민성장펀드 또한 증권사 단독 출자가 아니라 은행 등 금융지주 계열사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구조인 만큼, 생산적 금융은 지주 차원의 유기적 협업 아래 추진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상무는 “과거에도 계열사 간 협업은 있었지만 최근에는 실적 목표와 연계해 실질적인 논의가 많아졌는데, 이런 부분은 금융지주 체제만이 가질 수 있는 협업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생산적 금융 차원에서 진행된 리벨리온·딥엑스 투자 역시 계열사 공동 출자 방식이 경쟁력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현재 IB 사업 환경에서는 자본 효율성 측면에서 어느 영역에 힘을 실을지가 중요하다고 봤다. 인수금융을 가장 효율적인 자본 투하 영역으로 꼽았고, 다음으로 구조화금융을 제시했다. 구조화금융은 전통 상품을 구조화해 자본을 투자하고 수익을 극대화하는 데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해외 인수금융의 경우 국내 대비 수익성이 높은 만큼 리스크를 감안하더라도 확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국내 인수금융 시장은 한계에 다다르고 있기 때문에 해외 인수금융 쪽을 봐야 한다고 본다. 해외 자산은 분석에 한계가 있으니 선별적으로 가야 하고, 홍콩 법인과의 유기적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모 회사채와 IPO 시장 부진에도 DCM·ECM은 여전히 IB의 근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ECM에서는 프리IPO를 대안으로 보고 있다. 생산적 금융과 모험자본 확대 흐름 속에서 VC 투자 역시 이어지고 있는 만큼 결국 IPO 시장도 회복될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다. ECM 부문이 소싱한 딜은 신기술금융투자부와 함께 투자 검토를 진행하는 구조다.

    김 상무는 “ECM에서 최근 인력 유출이 있었지만 여러 분야 인력으로 충원했고, 꾸준히 충원해 나갈 예정”이라며 “중복상장 이슈로 대형주들은 막혀 있다고 보지만, 개별 딜들은 대표주관 계약을 꾸준히 하고 있다. 스팩 상장도 추가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경영환경이 악화하고 자금조달 수요가 복잡해지면서 단순 딜보다 구조화 딜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 증권사가 자기자본을 투입해 직접 리스크를 감내할 수 있는지가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다. 동시에 투자자 대상 셀다운 역량 역시 중요한 경쟁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증권사들도 수익을 내야 하는 만큼 리스크 심사 과정에서 투자 계획과 손실 방어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할 수밖에 없다. 기업 규모가 커지면서 단순히 빠른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을 넘어, 투자자 모집이 어려울 경우 증권사가 직접 리스크를 부담할 수 있는지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과정에서 특정 산업이나 그룹의 업황 둔화가 일시적인지, 그룹 차원의 지원 여력이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은행계 IB와 비은행계 IB 간 차이도 생긴다. 은행계 IB는 금융지주 차원의 위험가중자산(RWA) 규제를 함께 고려해야 하는 만큼, 한국투자증권이나 미래에셋증권 등 비은행계 증권사 대비 의사결정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제약이 생길 수 있다.

    김 상무는 “자금조달은 결국 고객이 원하는 것을 해결해줄 수 있느냐의 문제”라며 “기업 입장에서는 여러 조건을 뒤로하고 증권사가 자본을 투입해줬으면 좋겠고, 그러려면 의사결정을 빨리 하는 곳이 솔루션을 제공하게 된다”고 말했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 

    -NH투자증권 커버리지 조직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위가 뛰는 조직’이다. IB 커버리지는 단기 비즈니스가 아니기 때문에 대표, 본부장, 부서장이 먼저 뛰어야 한다. 이런 문화가 NH투자증권 IB의 전통이고 그동안 이어져 온 경쟁력의 원천이다. 인더스트리본부 중심으로 커버리지를 확대해 왔는데, 정영채·윤병윤 사장 등 경영진이 일관된 가치관을 유지해 확대 기조를 이어왔다"

    -현재 가장 주목하는 산업군이나 딜 유형은?

    "정부에서 육성하는 산업들이 더 주목을 받고, 관심도가 높아지니까 상대적으로 자금 조달 기회가 늘어나는 측면은 있다. 요즘 시장에서 많이 보는 분야는 AI. 반도체도 여전히 핫하고, 헬스케어 쪽도 일부 여전히 있다. 다만 해당 산업군이 아닌 기업들이라고 기회가 없진 않고, 생산적 금융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나누지 않고 모든 산업군을 주목한다."

    -시장에서는 딜 가뭄이라는 평가도 있다. 실제 분위기와 기업 자금 조달 변화는?

    "공모채 시장 위축과 기업 자금조달 시장 전체 위축은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공모채 발행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시장 전체 위축으로 보긴 어렵다. 기업들이 단순히 순상환하는 것이 아니라 사모채, 신종자본증권, PRS 등 다른 조달 수단으로 이동하고 있다. 여기에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로 은행 대출 여건도 개선되면서 회사채와 대체 관계도 형성되고 있다. 공모채 수익이 감소한 것은 맞지만, 기업의 다양한 자금조달 니즈에 맞춰 적절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핵심 역할이다."

    -IB 환경이 쉽지 않은데, 그룹이나 회사에서 IB에 더 힘을 쏟아야 한다면 이유는?

    "자본 운용은 결국 투하자본 대비 수익성과 효율성의 문제다. 자연스럽게 고수익 자산에 우선순위를 둘 수밖에 없지만, 그만큼 리스크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 기준에서 중위험·중수익 자산이 가장 큰 비중을 가져야 하며, 인수금융이 이에 가장 부합해 핵심 투자 영역으로 보고 있다. 동시에 CB 등 구조화 상품은 셀다운과 자체 투자를 병행해 수익 구조를 만들어가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예가 올해 발행한 KAI 5000억원 규모 CB다."

    -IB에서 자본을 가장 적극적으로 투입해야 할 영역은 어디로 보는가?

    "자본 활용은 지속적으로 고민하는 부분이다. 수수료 수익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일정 부분 자본을 활용한 북 비즈니스로 수익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다만 전사적 관점에서 판단해야 한다. IB가 담으려는 자산이 회사 전체 기준에서 자본 투하의 타당성이 있는지 설득해야 하고, 실제로 어디에 자본을 투입했을 때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지도 함께 봐야 한다. 

    현재는 WM이나 신용거래융자, 주식담보대출 등 수익성이 높은 영역도 있는 만큼 자원이 그쪽으로 배분되는 흐름도 자연스럽다. 결국 자본은 수익이 나는 곳으로 이동하는 것이고, IB 역시 그 안에서 자본 투하의 필요성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

    -IMA에 3번째로 뛰어들었는데. NH의 IMA 전략은 무엇인가?

    "전략은 명확하다. 지속적으로 우량 자산을 공급하는 것이다. 딜 사이클 변동 속에서도 안정적인 자산을 꾸준히 발굴·제공하는 것이 IB의 핵심 역할이다. 1호 IMA 4000억원 가운데 약 90%를 IB가 공급했다. IB·운용·WM·디지털이 유기적으로 협업하는 구조로, IB가 딜을 소싱해 자산을 공급하면 WM이 자금을 모집하고 운용이 최종 투자 판단을 내린다. 자금을 먼저 모은 뒤 투자처를 찾는 타사 방식과는 다른 전략이다.

    중위험·중수익 자산을 중심으로 딜을 직접 수행하기 때문에 수익률과 만기, 자산 성격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확보해 공유할 수 있는 점이 강점이다. 우리의 IMA는 프로젝트펀드 성격이 강하다. 상당 부분 자산의 성격과 수익률, 만기를 미리 알고 있다."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라는 점이 IMA 딜 공급에서 어떤 차별점으로 작용하나? 

    "금융지주 차원의 시너지는 공동 출자와 계열사 간 연계영업에서 나온다. 증권사는 상장사 중심 커버리지를 갖고 있지만, 모험자본 영역에서는 비상장 중견·중소기업 비중이 높은 만큼 은행과의 협업 여지도 크다. 회사채나 대출에서는 경쟁 관계가 될 수 있지만 서로 취급하지 않는 영역에서는 공조 영업을 통해 시너지를 내고 있다. 인수금융 등 증권이 강점을 가진 자산은 셀다운 과정에서 계열사와 인하우스 채널에 우선 공급하고 있고, 중위험·중수익 자산에 대한 계열사 수요도 꾸준한 상황이다."

    -결국 그룹과 회사 차원에서 올해 IB에 기대하는 것은 생산적 금융 딜소싱인가?

    "특히 모험자본 영역이 중요하다. 프라이머리 CBO는 단순 수익뿐 아니라 모험자본 공급 실적으로도 의미가 크다. 이것도 모험자본으로 잡힌다. 중견·중소기업 가운데서도 경쟁력 있는 기업들이 많기 때문에 관련 금융 지원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KAI CB같은 메자닌 투자 역시 모험자본 범주에 포함된다. 에쿼티 투자는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높은 프리IPO 투자 중심으로 접근하고 있다."

    -최근 증권사에서 지배구조 딜이 많은데. 지배구조나 M&A 딜 접근 전략은?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편은 여러 단계에 걸쳐 진행되는 장기 과제인 만큼, 회사를 가장 잘 아는 커버리지 조직이 직접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분할·합병 등 주요 딜을 커버리지 중심으로 수행하며 경험을 축적해왔고, 이를 특정 개인이나 부서에 머물지 않도록 정기적으로 공유하는 문화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금감원·거래소 심사 동향이나 실제 딜 사례까지 실무 단위에서 공유하면서 주니어들의 역량 강화에도 활용하고 있다."

    -상법 개정 등 제도 변화가 공개매수나 자문 비즈니스에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보나?

    "공개매수 패키지는 대부분 PE 중심의 자발적 상장폐지 구조인 만큼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올해도 에코마케팅과 더존비즈온 두 건을 했는데 충분히 주주보호를 동반해 가고 있다. 합병·분할은 주주 소통 요구가 강화되면서 변화가 불가피하다. 문제는 미공개정보와 주가 영향 이슈로 기업들이 사전 소통에 부담을 느낀다는 점인데, 공정공시 등을 활용해 일정 부분 방향성을 먼저 공유하고 주주 의견을 듣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본다."

    -NH투자증권 IB가 가장 지향하는 방향은 어느 지점인가

    "협업. IB는 기본적으로 팀플레이다. 출발점은 공유다. 대부분 문제는 선배들이 본인만 알고 있는 것이다. 사소한 것부터 큰 것까지 공유해야 한다. 공유하지 않는 이유는 자기 경쟁력이 떨어질까 봐인데,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김형진 IB사업부 총괄대표 약력 : 1971년 출생.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1997년 LG투자증권 기업금융팀 입사. 1998년 LG투자증권 미아지점. 1999년 LG투자증권 기업금융팀. 2007년 우리투자증권 General Industry팀. 2010년 우리투자증권 General Industry팀장. 2018년 5월 NH투자증권 IB사업부 Industry2 대표. 2025년 12월 NH투자증권 IB사업부 총괄대표(상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