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2년 만의 실적 반등에도…주주환원 '그림의 떡'
입력 2026.05.13 07:00

예실차 손실 2배 급증…투자 성과에 가린 '보험 손실' 우려
4.4조 쌓인 해약준비금…이익잉여금 60% 묶여 배당 '안갯속'
"올해는 배당 재개 총력모드"…자본 관리·제도 개선 지원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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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한화생명이 5개 분기 만에 실적 반등의 신호탄을 쐈지만, 시장 내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우려는 여전한 모습이다. 보험 본업의 수익성은 예실차 악화에 뒷걸음질 쳤고, 어렵게 거둔 이익마저 해약환급금준비금이라는 '회계적 족쇄'에 묶여 주주환원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생명은 12일 실적발표를 통해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으로 2478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3% 급증한 수준이다.

    보장성 중심 신계약 확대와 투자손익 개선세가 2년만에 실적 반등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투자손익은 효율적인 장기 투자 전략으로 이자·배당수익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뚜렷한 대체투자 성과로 평가·처분익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443.6% 성장세를 시현했다.

    문제는 여전히 예실차(예상보험금과 실제보험금의 차이) 악화에 따른 본업 수익성 침체다. 한화생명의 1분기 기준 예실차 손실 규모는 920억원 규모로 전년 동기(290억원) 대비 2배 넘게 늘어났다. 같은 기간 보험손익은 40.1% 감소한 62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계리적 가정 변경 영향을 고려해 상품 손해율 관리 강화 등 보험금 예실차 관리에 집중한 결과 손실 규모를 점진적으로 줄여가고 있지만 여전히 예상보다 큰 보험금 지출이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모습이다.

    IFRS17(회계제도) 아래에서 보험사의 상품 판매 수익성을 가늠하는 보험손익은 CSM(보험계약마진) 상각과 보험금 및 사업비의 예실차 산정을 통해 산출된다. 기본적으로 CSM 확보가 중요하지만, 예실차에 따라 CSM이 조정되는 것을 고려하면 보험사의 예실차 관리는 실적 방어에 있어 필수적이다.

    주요 자회사인 한화손해보험 역시 직간접적 사업비 증가로 예실차가 악화해 보험손익이 감소하며 모회사와 궤를 같이했다. 한화손보는 올 1분기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7% 감소한 98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보험손익(798억원)이 41%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투자손익 부문에서 금리 상승에 힘입어 소폭 성장세를 이뤄냈지만, 순익 감소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화그룹 내 보험 계열사의 예실차 악화는 기업가치 제고 동력을 저해해 시장의 불신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예실차가 확대되면 지급여력기준금액(요구자본)이 늘어나 지급여력(킥스) 비율이 하락하고, 이는 배당 재원(이익잉여금) 감소를 유발하는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부담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한화생명의 올 1분기 기준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3.5% 증가한 4조4685억원에 달한다. 이익잉여금 내 해당 적립금 비중은 약 60.6%다. 이는 벌어들인 돈의 과반 이상이 법적으로 배당이 금지된 계정에 묶여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에 따라 한화생명은 지난 2024년부터 배당을 실시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현재 킥스 비율 170% 이상 보험사에 한해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비율을 기존 100%에서 80% 수준으로 완화한 상태다.

    한화생명은 올 1분기 기준 킥스 비율로 전년 동기 대비 4.5%포인트 상승한 162%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경과조치 후 기준으로 생보업계 최하위권(157.5%)을 기록한 것에 비해 개선세에 돌입한 모습이지만, 당국의 규제 완화에도 한화생명은 킥스 비율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적립금 부담이 여전한 상황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금융당국이 2029년까지 단계적으로 킥스 비율 기준을 낮추는 추가 규제 완화를 시사한 만큼 중장기적 배당 재개 등 주주가치 제고에는 문제가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럼에도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주주환원 확대를 위해서는 킥스 비율 요건뿐만 아니라 적립 비율 자체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만큼, 보험사가 제도 개선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부채 포트폴리오를 과감히 재편하거나 자본 유동성을 높이는 전략을 구축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박수원 한화생명 리스크관리팀장은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보험금 예실차 관리를 통한 기초 과정 위험의 축소 노력과 함께 공동재보험 활용을 통한 부채 변동성 및 금리 위험 축소를 추진할 것"이라며 "내부 모형 요구자본 승인 제도 준비 등 자본 적정성 개선 노력 등을 다양하게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동희 재정팀장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생명보험협회를 중심으로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제도 개선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모두 공감하고 있는 상황으로 올해는 주주 배당 재개를 위해서 업계와 힘을 모아 제도 개선을 최우선으로 추진해 주주 가치 제고에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