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2배 ETF’ 출시 임박…수급 쏠림ㆍ공시 공백 우려도
입력 2026.05.13 07:00

8개 운용사 16개 상품 출시…현물·선물형 레버리지 경쟁
리밸런싱 물량 장 마감 변동성 키울 가능성
임원 ETF 매매는 공시 대상 제외…내부통제 공백 지적
당국도 제도 정비 필요성 검토…시장감시 이슈로 확장

  •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를 2배로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출시가 임박하면서 시장의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고조되고 있다. 

    해외 상장 상품으로 흘러가던 한국 반도체주 레버리지 투자 수요를 국내로 되돌릴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한편, 대형 반도체주로의 수급 쏠림과 장 마감 변동성 확대, 임원 매매공시 사각지대 등 새로운 규제 공백도 함께 부상하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이달 중 국내 시장에 처음 상장될 예정이다. 삼성자산운용·미래에셋자산운용·한국투자신탁운용·KB자산운용·신한자산운용·한화자산운용·키움자산운용·하나자산운용 등 8개 운용사가 참여해 최대 16개 상품이 나올 전망이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단일 종목 비중을 30%로 제한하는 분산투자 규정 탓에 이 같은 상품 출시가 불가능했지만, 최근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출시가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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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운용사별 전략도 관전 포인트다. 삼성·KB·한국투자·미래에셋 운용은 현물형 레버리지, 키움과 하나자사운용은 선물형 레버리지 출시가 확정했다. 신한은 SK하이닉스 현물형 레버리지와 선물형 곱버스(인버스 2배)를, 한화는 삼성전자 레버리지·곱버스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해외 시장에서는 이미 한국 반도체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SK하이닉스 2배 ETF'는 전 세계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가운데 순자산 규모 1위로 올라섰다. 삼성전자 2배 레버리지 ETF 역시 글로벌 단일종목 레버리지 시장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이에 국내 레버리지 상품 출시를 계기로 해외로 분산됐던 투자 수요 일부가 국내 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국내 증시의 대표 주도주인 만큼, 레버리지 상품 도입이 증시 활력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우려도 만만치 않다. 증권업계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올해 국내 증시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기초자산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집중된 만큼 대형주 편중 현상이 심화하고, 반도체주 변동성도 확대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일간 목표 배율을 유지하기 위한 리밸런싱 수요가 부담 요인으로 거론된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 가격 변동에 따라 매일 목표 배율을 재조정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장 마감 무렵 매수·매도 물량이 집중될 경우 종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거래대금이 큰 종목이지만, 복수 운용사의 리밸런싱 물량이 특정 시간대에 한꺼번에 몰리면 시장 수급을 흔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더 민감한 쟁점은 내부자 거래 규제의 실효성이다. 현행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상장사 임원·주요주주는 자사 주식을 매매한 날로부터 5영업일 이내에 보고·공시해야 한다. 매수 후 6개월 이내 매도로 얻은 단기매매차익은 회사에 반환해야 하며, 6개월간 전체 주식의 1% 이상 또는 거래대금 50억원 이상을 거래하려면 최소 30일 전에 계획을 사전공시해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최대 20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된다.

    이처럼 자사주 매매를 엄격히 관리하는 것은 임원의 거래가 투자자 심리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특히 대규모 매도는 내부정보를 이용한 불공정거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이 규제망을 비껴갈 수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 임원이 '삼성전자 2배 ETF'를 매수하거나, SK하이닉스 임원이 'SK하이닉스 인버스 ETF'를 거래하는 행위는 실질적으로 자사 주가에 베팅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형식상 ETF 거래인 탓에 임원 매매공시 의무가 적용되지 않는다.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내부통제 위반, 공시 회피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금융당국도 관련 규제 공백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주식시장 불공정행위에 대한 강력 대응을 강조한 가운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새로운 감시 사각지대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도 정비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기존 규제와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내부통제 장치 마련을 위한 입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