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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연일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하지만 증시에 쏠린 막대한 자금의 종착지는 기관과 개인을 막론하고 결국 부동산으로 귀결하는 모습이다.
글로벌 큰 손들은 일찌감치 한국 부동산 시장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과거 오피스·호텔·물류 및 데이터센터 등 상업용 부동산에 집중하던 투자 행태에서 나아가, 이젠 국민들의 실생활에 가장 밀접한 주택시장까지 깊숙이 진입했다. 기관투자가들이 한국 부동산 시장 진출 전략은 제각각이지만, 결론적으론 한국 부동산 시장에서 개발 차익이든 꾸준한 임대수익이든 여전히 먹거리가 많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부동산 자산운용사 이지스자산운용의 경영권 매각은 장기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최초 중국계 자본인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는데 협상은 장기화 조짐이다. 그 사이 글로벌 운용사 칼라일그룹이 주요 후보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글로벌 PEF들이 세계 각지의 운용사를 인수하며 확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부동산 운용사까지 주요 투자 대상에 이름을 올리며 실물 자산에 대한 관심도를 증명하고 있단 평가가 나온다.
토종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의 지주사 IMM홀딩스는 부동산 투자가 주력인 캡스톤자산운용의 지분을 25%(2대주주) 보유하고 있다. 캡스톤은 지난해 국민연금 부동산 코어 플랫폼 펀드, 교직원공제회가 5000억원을 출자한 골프장 인수목적 펀드의 위탁사로 선정됐다. 지난해 말 기준 캡스톤의 총운용자산(AUM)은 약 8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2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IMM은 전통적인 바이아웃 투자사에서 크레딧, 부동산 분야로의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경영권 인수거래(바이아웃)가 중심이자, 국내에서 펀드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한앤컴퍼니 역시 현재 부동산 펀드 결성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앤컴퍼니는 부동산 개발회사 SK디앤디의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 2021년 기관전용사모펀드 제도를 개편하자 개별 운용사들은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전통적인 바이아웃 투자만으론 수익률의 한계에 봉착한 상황에서, 정책 변화로 투자 기회가 늘어난만큼 운용사들은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대상을 찾아나선 것이다. 최근엔 PEF운용사가 실물자산에 직접 에쿼티를 투자하거나, 개발 사업 중간에 대출을 통해 부동산 시장에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형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먼저 기관들이 부동산에 관심을 갖는 배경은 ▲외국인 관광객의 급격한 증가로 도심의 호텔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는 점 ▲서울 권역의 오피스 공급량이 부족하고 임대료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점 ▲기업들의 수요를 기반으로 데이터센터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진행되고 있단 점을 들 수 있다. 물론 지난 수년 간 개별 자산군별로 부침도 존재했지만 오피스, 호텔, 데이터센터 등 일부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안정기를 넘어 성장기에 접어들었단 평가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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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기관 입장에선 은행을 비롯한 주요 금융기관들의 부동산 가계대출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투자를 급격하게 줄여나가면서, 상대적으로 사모대출 시장이 커진 점이 한국 부동산에 집중하게 된 배경으로 작용했다. 개발 사업을 진행함에 있어 자금 수요는 유효하지만, 차주들이 1금융권 자금을 더 이상 쓸 수 없게 되면서 사모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는 평가다.
글로벌 투자은행(IB)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고위험 PF의 구조는 증권사가 주관사 역할을 맡지만 실제 대출은 비은행 대출기관이 집행하는 방식이 가장 흔하다"며 "증권사는 조율자 역할에 그치지만, 신용위험은 점점 비은행 금융부문이 부담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한국 부동산 시장에 대한 투자라고해서 모두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준공 됐지만 선임대에 실패한 개발형 물류센터 프로젝트,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리테일 자산, 구분소유형 지식산업센터 사업은 여전히 안정기에 접어들지 못했다.
이런 관점에서 플랫폼을 확보하거나, 에쿼티 또는 대출 형태의 투자에 나서지 않는 대신 비교적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기대할 수 있는 임대 주택 시장에 뛰어드는 기관들도 찾아볼 수 있다.
최근 미국 교직원연금기금(TIAA) 산하 투자운용사 누빈(Nuveen)은 중구에 위치한 부동산을 약 225억원에 인수하며 서울에 첫 주거용 부동산 투자를 단행했다.
누빈의 아시아 태평양 총괄 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한국 주거 시장은 전세 제도가 점차 일반적인 임대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의미 있는 변화를 겪고 있다"며 "이런 변화는 기관 투자 기준에 부합하는 목적형 임대주거 자산에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우리나라엔 모건스탠리, M&G리얼에스테이트, KKR, 하인즈, ICG 등 글로벌 투자자들이 서울과 수도권 곳곳에 임대 레지던스를 매입하며 사업을 확장해 왔다. 지난해 9월 대출 규제를 강화한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기업형 임대주택 시장이 주춤하는 모습도 나타나지만, 정책 변화에 따라 다시금 활기를 찾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단 평가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인베스코와 워버그핀커스는 한국 시니어하우징 시장에 진출해 있다. 인구가 고령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건 사실이지만, 당장 기업과 글로벌 투자자들의 대규모 투자와 수익으로 연결될 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PEF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한국 주식시장의 수익률이 워낙 높기 때문에 부동산과 대체투자 자산에 대한 주목도가 떨어진 건 사실이다"면서도 "전통적으로 실물자산에 대한 투자가 주식시장의 수익률을 압도해온 전례를 잘 알고 있는 기관들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부동산 투자의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기관들의 움직임은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흐름과도 유사하다. 코스피가 급상승하며 주식시장에 유입되는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지만, 수익금의 종착지는 결국 부동산으로 향하고 있다.
즉 자금의 여력이 충분한 기관들은 이미 부동산에 주목했고, 상대적으로 자금이 부족한 개인들은 주식을 통해 시드(Seed)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에 나서려는 움직임으로 구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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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이달 초 한국은행이 발간한 보고서(우리나라 주식 자산효과에 대한 평가)에 따르면, 우리나라 무주택 가계는 주식 자본이득의 70%가 부동산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서울 주택 매매의 '자금출처조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코스피가 가파르게 상승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서울시 주택매입 자금 중 주식채권 매각을 통한 대금 비중이 크게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현상은 증시 상승에 대한 피로감 또는 불안감에 기인한다. 과거부터 주식과 비교해 부동산 자산이 주식 대비 변동성이 낮았던 건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물론 변수도 존재한다. 국내외 여건의 변화로 국내 주식시장이 크게 조정받는다면, 주식시장에 몰린 개인들의 역(逆) 자산 효과가 더 두드러지게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단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주식시장과 실물부문의 연계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잠재리스크에 대한 충분한 대비가 필요하다"며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켜 주식 자본이득의 부동산 쏠림을 막고 가계의 주식 장기보유 유인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