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SMR 뉴스케일파워 집단소송, 서학개미·두산에너빌 미칠 영향은?
입력 2026.05.13 07:00

엔트라원 계약 논란…“페이퍼컴퍼니 수준” 의혹
올해 1분기 매출 96% 급감·영업손실 확대
TVA 프로젝트 불확실성…두산에너빌리티에도 영향 가능성

  • 미국 소형모듈원자로(SMR) 설계 기업 뉴스케일파워에 대한 투자 신중론이 부상하고 있다. 올해 해외 단일 종목 기준 국내 투자자들이 6번째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이지만 집단소송 리스크에 노출됐다. 잇단 악재에 주가가 반토막 난 상태로 8일 발표된 1분기 실적도 시장 우려를 키우는 모양새다.

    뉴스케일파워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 발전 모멘텀에 힘입어 미국 SMR 대표주로 취급됐다. 연초 이후 국내 투자자들은 뉴스케일파워 주식을 2억8988만달러어치 사들이면서 단일 종목 기준 순매수 금액 6위를 기록했다.

    서학개미의 인기 픽임에도 주가는 2025년 11월 고점인 57.42달러에서 12.58달러까지 떨어졌다.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는 증권사기 집단소송이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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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지난해 11월6일 회사가 SEC에 제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뉴스케일파워는 8월27일 엔트라원(ENTRA1)과 체결한 파트너십 마일스톤 계약(PMA) 1차 마일스톤 발동에 따라 4.95억달러를 일시 비용으로 인식했다. 이는 당시 분기 기준 보유 유동성 7.54억달러의 약 66%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문제는 엔트라원에 대한 의구심이다. 엔트라원은 SMR 관련 건설, 자금조달, 운영 경험이 없는 회사로 평가된다. 직원은 3명이며 투자자는 1명에 그친다.

    뉴스케일파워 경영진도 지난해 11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엔트라원이 실제로 발전소를 직접 짓지 않으며 프로젝트 조율과 파트너 연결 역할에 그칠 것이라고 인정했다.

    한 증권사 유틸리티 담당 애널리스트는 "뉴스케일파워의 이런 계약은 회사의 보유 현금을 페이퍼컴퍼니 수준인 회사에 빼돌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미국 투자자들은 4월14일 미 오리건 연방지방법원에 뉴스케일파워와 경영진을 상대로 증권사기 집단소송을 정식 제기했다. 회사가 엔트라원의 사업 수행 역량을 과장 홍보해 부풀려진 주가에 매수한 투자자들이 손실을 봤다는 것이 골자다. 

    뉴스케일파워가 패소할 경우 직접적인 비용 부담이 발생할 뿐 아니라 핵심 사업인 테네시강 유역 개발 공사(TVA) 프로젝트 자체가 좌초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회사 측도 1분기 보고서에서 집단소송과 주주대표소송에 동시에 직면해 있으며 관련 비용 규모를 추산하기 어렵다고 우발채무를 공시했다.

    올해 1분기 실적도 우려를 키웠다. 매출은 56만5000달러로 전년 동기(1337만달러) 대비 96% 급감했으며 영업손실은 5752만달러로 같은 기간(3533만달러) 대비 약 63% 확대됐다. 회사는 NPM 부품 개발과 공급망 준비에 따라 연구개발비와 기타비용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엔트라원과 TVA 간 구속력 있는 전력판매계약(PPA)은 여전히 비구속적 단계에 머물러 있는 점도 위험 요소로 꼽힌다. TVA는 미국 7개 주에 전력을 공급하는 연방정부 소유 공기업으로 미국 최대 공공 전력회사 중 하나다.

    비구속적 합의는 법적 강제력이 없어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철회하거나 조건을 변경할 수 있다. 실제로 엔트라원과 TVA 간 6GW 협력협약은 지난해 9월 체결됐지만 8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구속력 있는 PPA로 진전되지 않고 있다. PPA가 체결되지 않으면 뉴스케일파워는 모듈 판매 매출을 인식할 수 없는 구조다.

    뉴스케일파워 리스크는 국내 SMR 업계와도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뉴스케일파워의 NPM 모듈 위탁생산 핵심 파트너사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뉴스케일파워는 자체 제조시설 없이 모듈 생산을 외부 파운드리에 위탁하는 팹리스 구조로 두산에너빌리티는 주력 위탁생산처로 꼽힌다. 

    뉴스케일파워의 TVA 프로젝트가 좌초되거나 사업 진척이 지연될 경우 두산에너빌리티의 SMR 사업 매출 가시성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두산에너빌리티 측은 "현재 뉴스케일파워와의 협력 관계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뉴스케일파워의 집단소송 등 리스크가 커지면 국내 원전 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