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팀 키우는 대형 로펌들…1순위 타깃은 'KAI 경영참여' 한화그룹
입력 2026.05.14 07:00

M&A·JV 등 자문 영역도 확대 흐름
KAI 매각 가능성에도 촉각 기울여
방산 큰 손 한화와 접점 늘리려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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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대형 로펌들이 방산팀을 잇따라 보강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의 시선은 자연스레 방산업 재편에 선 한화그룹을 어떻게 잡을지로 향하고 있다. 최근 KAI 매각 가능성까지 부상하며 로펌들 사이에선 한화 관련 일감 확보가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올해도 대형 로펌들은 방산 전문 인력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김앤장은 올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IG D&A 출신 박형기 변호사를 영입했다. 법무법인 광장은 올해 초 강은호 전 방위사업청장을 고문으로 들였다. 세종은 김정수 전 해군참모총장과 강중희 전 방사청 항공기사업부장을, 화우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출신 이인희·현대로템 출신 김민규 변호사를 합류시켰다. 

    세미나도 확대되는 흐름이다. 법무법인 세종은 지난달 '광화문 방산 포럼'을 열었다. 율촌은 12일 방산 관련 포럼을 개최한다. 이전에는 주요 방산업체 법무팀이 세미나 차리를 채웠다면 최근에는 투자은행(IB), 사모펀드(PEF), 방산 관련 협회 등 참석자 외연도 넓어지고 있다. 

    대형 로펌들은 '방산 일감 찾기'에 한창이다. 전통적인 '방산 법률 계약'만 놓고 보면 자문 수요가 늘었다고 보긴 어렵다. 국내 업체들의 해외 수출 계약은 현지 로펌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고, 국내 방산 규제도 과거보다 완화되는 흐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산 기업들의 외연이 커지면서 자문 범위가 넓어졌다. 과거에는 방위사업청과의 계약 협상 등이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기업금융과 M&A 영역에서도 '방산' 관련 일감이 확대되는 분위기다. 

    한 대형 로펌 변호사는 "해외 법인 설립이나 합작법인 구조를 짜는 과정에서 M&A, 외국환, 공정거래, 수출통제 이슈가 함께 따라붙는 경우가 많다"며 "사업 구조가 커지고 복잡해질수록 로펌이 관여할 수 있는 영역도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M&A팀에 방산 전문 인력을 붙이거나 방산팀과 M&A팀이 함께 대응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며 "주요 거래에서는 대관 역량도 중요해 관련 고문 영입에도 신경 쓰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KAI 매각 가능성에 로펌들 '촉각'

    그 중심의 축에 KAI 매각 가능성도 자리하는 분위기다. 

    한화그룹이 지분을 꾸준히 사들이며 KAI 민영화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한화그룹은 KAI 지분율을 5.09%로 높였다. 지분 보유 목적은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바꿨다. 연말까지 5000억원을 추가 투입해 그룹 전체 지분율을 최대 8%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수출입은행은 KAI 매각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선 한화의 지분 확대를 계기로 KAI 매각 가능성을 다시 들여다보는 분위기다. 당장 매각 절차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한화의 움직임 자체가 다른 후보군이나 이해관계자의 자문 수요로 연결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로펌들은 '큰 장'이 설 가능성을 두고 관련 수요를 타진하는 모습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수은의 매각 의지와는 별개로 KAI 매각과 관련해 로펌, 증권사, FI 등 관련 일감을 노리는 이해관계자가 적지 않다"고 했다. 

    한화그룹의 KAI 인수 의지는 시장에서 상당히 뚜렷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다만 실제 거래로 이어지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KAI 몸값이 1년 전보다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수출입은행 보유 지분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하면 거래 규모는 6조원 안팎까지 오를 가능성이 거론된다. 여기에 독과점 이슈, 노조 반발도 모두 쟁점이다.

    한화 이외 후보군의 셈법도 간단치 않다. LIG D&A도 관심은 보이는 것으로 전해지는데 오른 몸값을 감안하면 단독 인수는 부담이 크다는 평가가 많다. FI와 손잡는 방식이 거론될 수 있지만 이 경우 매도인을 설득시킬 수 있는 투자 구조 등을 제시해야 한다. 자금력이 부족한 기업이 KAI를 인수한다면, 향후 회사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할 수 있다.

    자문사 입장에선 이 복잡성이 곧 먹거리다. 로펌들로선 KAI 딜이 수년 내 보기 드문 먹거리가 될 수 있다.

    다른 대형 로펌 관계자는 "KAI 같은 대형 딜은 검토해야 할 과제가 많지만, 거래 구조를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대응 여지도 열려 있다"며 "공정거래 이슈를 예로 보면 KAI의 사업 영역이 넓은 만큼 시장을 어떻게 획정하느냐가 중요하다. 사업 영역을 전투기로만 볼지, 기종을 전투기와 훈련기를 구분해 볼지 등에 따라 경쟁 제한성 판단은 달라질 수 있다. 이런 부분에서 독과점 우려를 완화할 논리를 만들 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방산 큰 손 한화…로펌들 '한화 일감'에 군침 

    로펌들의 시선은 방산업 재편의 중심에 있는 한화그룹으로도 향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방산 매물이 거론될 때마다 잠재 인수 후보가 된다. 실제 한화그룹은 풍산 인수 가능성을 검토했다. 이번 KAI 매각설도 매도인 의지와는 무관하게 한화가 먼저 불을 붙였다.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KAI가 민영화될 경우 결국 한화그룹 품에 들어갈 것이란 평가가 적지 않은 만큼, '한화' 일감이 중요해질 가능성이 크다.

    해외 확장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한화그룹은 필리조선소 인수에 이어 호주 오스탈 지분도 취득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 WB그룹과 JV도 설립했다. 방산 수출 확대와 해외 거점 구축, M&A 검토가 이어지는 만큼 자문 기회가 많은 기업으로 꼽힌다. 

    앞선 대형 로펌 변호사는 "한화그룹은 방산업계에서도 사실상 대장격 기업인 만큼 관련 자문 수요가 꾸준히 발생한다"며 "김앤장, 율촌 등과 협업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한화 관련 일감을 넓히기 위해 접점을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에선 결국 외형 확장에 관심이 큰 '한화그룹'을 누가 잡느냐가 관건이라는 해석이 나온다.